"러, NATO 전체 연간 생산분 무기·탄약 3개월 만에 제조"
BND "우크라이나는 출발점…목표는 NATO 약화"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러시아가 군비 지출을 큰 폭으로 늘리며 장기적으로 유럽연합(EU)에 위협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카야 칼라스 EU의 외교안보 고위대표가 18일(현지시간) 경고했다.
AP 통신에 따르면, 칼라스 대표는 이날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열린 유럽의회 연설에서 "러시아는 이미 EU에 직접적인 위협"이라며 "공군 영공 침범, 도발적 군사훈련, 에너지망·가스관·해저 케이블에 대한 공격" 등을 열거했다.
그는 이어 "러시아는 현재 EU 27개국 전체보다 더 많은 국방비를 지출하고 있으며, 올해에는 보건·교육·복지 예산을 모두 합한 것보다 더 많은 금액을 국방에 투입할 것이다. 이처럼 막대한 국방비를 쓰는 것은 단기적 방어가 아니라 장기적 침공을 위한 계획의 일환"이라며 러시아의 유럽 침공 가능성을 경고했다.
칼라스 대표는 "유럽은 이미 공격받고 있으며, 우리의 대륙은 점점 더 위험해지는 세계 속에 놓여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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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야 칼라스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 [사진=로이터 뉴스핌] |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마르크 뤼터 신임 사무총장도 "러시아는 3개월 만에 나토 32개국이 1년간 생산하는 무기·탄약을 동등하게 만들어내고 있다"며 "10년 내에 나토 동맹국들을 상대로 공격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독일 연방정보국(BND)의 브루노 칼 국장도 지난 9일 '테이블 투데이' 팟캐스트에서 "우리는 정보 근거를 바탕으로 우크라이나는 서방으로 가는 길목일 뿐이며, 러시아의 최종 목적은 나토 약화와 유럽 내 영향력 확대라는 데 확신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는 나토를 1990년대 말 수준으로 되돌리려 하며, 미국을 유럽에서 밀어내기 위해 어떤 수단도 불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움직임은 초기에 저지돼야 하며, 전쟁을 막을 수 있는 가장 피를 흘리지 않는 방법은 억제력"이라고 강조했다.
유럽 내에서는 러시아가 나토의 집단방위 조항인 '5조'(Article 5)를 시험하려 들 수 있다는 우려도 확산되고 있다.
나토는 2021년, 일정 조건 하에서 중대한 사이버 공격도 무력 공격으로 간주할 수 있으며, 이에 따라 5조 발동이 가능하다는 데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실제 발동된 사례는 없다.
현재 미국이 중동과 인도·태평양 지역 안보에 집중하는 가운데, 유럽은 스스로와 우크라이나를 방어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점점 더 취약한 위치에 처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나토는 다음 주 네덜란드에서 열리는 정상회의에서 방위비 추가 투자를 위한 새로운 공약을 채택할 예정이다. 수십억 달러 규모의 국방 예산이 논의될 전망이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