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헤츠카 꺾고 HSBC 챔피언십 정상... 시즌 첫 잔디 코트 우승속 18연승 행진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나달의 후예' 카를로스 알카라스(2위·스페인)가 또 하나의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잔디 시즌을 기분 좋게 시작했다. 다음 목표는 윔블던 3연패다.
알카라스는 22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500시리즈 HSBC 챔피언십(퀸스클럽) 결승에서 이리 레헤츠카(30위·체코)를 2-1(7-5 6-7<5-7> 6-2)로 제압했다. 시즌 다섯 번째 타이틀이자 투어 통산 21번째 우승. 이탈리아 로마마스터스, 프랑스오픈에 이은 세 대회 연속 정상이다. 이 기간 동안 단 한 차례도 패하지 않아 현재 18연승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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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로이터=뉴스핌] 박상욱 기자= 알카라스가 22일 ATP 투어 HSBC 챔피언십 우승 트로피에 입을 맞추고 있다. 2025.06.22 psoq1337@newspim.com |
이날 경기는 한 마디로 '알카라스표 서브쇼'였다. 에이스만 18개. 결정적인 순간마다 강력한 서브로 상대 리듬을 끊었다. 2세트를 타이브레이크 끝에 내주긴 했지만, 경기 내내 자신의 서브게임은 단 한 번도 내주지 않았다. 3세트 초반 브레이크에 성공한 뒤에는 일방적인 흐름이었다.
이번 대회는 알카라스의 올 시즌 첫 잔디 대회였다. 잔디에서도 그만의 탄력적인 움직임과 뛰어난 경기 운영 능력을 앞세워 2연패에 성공했다.
2003년생 알카라스는 올 시즌 들어 본격적인 전성기를 맞았다. 클레이코트 시즌에서만 22승 1패(승률 95.7%)를 기록했고, 프랑스오픈에선 생애 두 번째 메이저 타이틀을 품에 안았다. 시즌 전체 기준으로는 27승 1패다. 특히 최근 출전한 다섯 대회에서 모두 결승에 올랐고 그 중 네 대회를 우승했다.
스페인 출신의 알카라스는 클레이코트에서 유난히 강해 '흙신' 라파엘 나달과 무척 닮은 플레이어다. 나달이 클레이코트에서 쌓은 전설적인 기록과 투지, 그리고 강한 멘탈을 이어받은 듯한 실력을 보여 '차세대 흙신'으로 불린다.
이제 관심은 오는 30일 개막하는 윔블던으로 향한다. 알카라스는 지난해 이 대회 결승에서 노바크 조코비치를 꺾고 첫 잔디 메이저 우승을 차지한 데 이어 올해 대회 2번 시드를 받고 3연패에 도전한다.
현재 세계 1위 야닉 신네르(이탈리아)가 직전 대회에서 조기 탈락하며 다소 흔들리는 가운데 알카라스는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다. 알카라스는 이날 결승 직후 "잔디에서도 내가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지금 컨디션과 자신감은 최고다. 윔블던 준비는 이미 시작됐다"고 말했다.
psoq133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