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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궤도 이탈한 용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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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뉴스핌] 우승오 기자 =기가 찰 노릇이다. 처음에 그 얘기가 흘러나올 때만 해도 '자릿값'을 하려나 보다 싶었다. 뭐라도 하는 모습을 보여야겠다는 강박이 낳은 판단착오 쯤으로 치부하고 '예의 바른 무관심'으로 일관했다.

한데 그게 아니었다. 그들은 정말로 실행에 옮겼고, 여전히 진행형이다. 용인시 고위직들이 수사를 의뢰한 더불어민주당 소속 용인시의원 8명을 상대로 서명을 해달라고 애걸복걸한다는 '처벌 불원서' 얘기다.

박인철 의원을 비롯한 시의원 8명은 지난 1월 7일, 민선8기 출범 이후 집행부 측이 펼침막을 활용해 사전 관권 선거운동을 한 정황이 있다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박 의원은 수사를 의뢰하기에 앞서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5분 자유발언을 활용해 "사전 관권 선거운동을 최종 승인한 사람이 누구인지 밝히라"고 군불을 지폈다. 기자회견도 열었다.

당시 시는 "쟤도 수업시간에 떠들었어요"라며 어처구니없는 '불법의 평등'을 주장하는 지경까지 갔다. 관행이라는 단어도 이 사람 저 사람 입에서 튀어나왔다.

우승오 경기남부취재본부장. [사진=뉴스핌 DB]

그랬던 시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고 여겼는지 시의원들을 들들 볶는 모양이다. 명분은 애꿎은 하위직들이 다치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극진한 후배 사랑이다. 일부 시의원들은 고위직 등쌀(?)에 견디다 못해 처벌 불원서에 서명했다. 몸소 경찰서 문턱을 넘은 의원도 있다.

이해 당사자(피해자)가 아닌 제3자(시의원)가 처벌 불원서를 작성하는 상황이 옳으냐는 문제 제기는 식상해서 논외로 하련다. 폭행죄 따위 반의사 불벌죄도 아닌데 무슨 '처벌 불원서'냐는 반문도 민망하기 짝이 없으니 건너뛰련다. 수사 요청서에 사인한 그 손으로 처벌 불원서에 서명하는 자가당착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냐고 묻지도 않으련다.

선의가 반드시 선한 결과를 낳지는 않을지언정 고심 끝에 자기모순을 자양강장제 삼아 처벌 불원서에 이름을 올린 소신만큼은 그 자체로 인정하고 싶다. 말도 안 된다며 서명을 거부한 또 다른 소신과 같은 무게로 말이다.

본질은 처벌 불원서에 서명을 했느냐 안 했느냐가 아니다. '하위직 스트레스'를 방패 삼아 보신에 급급한 고위직의 비뚤어진 행태가 사안의 핵심이다.

어차피 의무 없는 이들이 한 의무 없는 행위가 수사에 영향을 미칠 리 만무하다. 경찰로서는 "이게 도대체 무슨 상황이지" 하며 순간 당혹스러울지는 모르겠으나 딱 거기까지다. 외려 '전투력'만 끌어올리는 역효과를 낼 공산이 크다.

어느 시점엔가 특정 자리를 거쳤던 고위직 4명이 이른바 '펼침막 사건'을 책임진다는 얘기가 나돌았다. 부화수행했을 하위직을 생각하는 마음이 참으로 갸륵하다고 '여윽시~'를 수없이 외쳤다. 한데, 일이 돌아가는 모양새를 보니 그 책임이 그 책임이 아니었다. 법상 책임을 진다는 뜻이 아니라 사건을 뭉갤 책임을 지겠다는 의미였다. 제아무리 부정해도 하는 짓이 그렇다.

시와 시의원이 조율해 작성했다는 처벌 불원서 내용도 이를 증명한다. "용인시 공직자들이 깊이 반성하니 처벌은 원하지 않는다…." 그 어디에도 하위직 얘기는 없다. 밑도 끝도 없이 모든 공직자에게 책임을 묻지 말아달란다. 말이 처벌 불원서지 실제로 효과가 있는지와 무관하게 수사를 중단하라는 압력이자 압박인 셈이다.

하위직 고충을 모르는 바 아니다. 하위직이든 고위직이든 애꿎은 희생양이 나와선 안 된다는 명제는 당위다. 하지만 그들의 스트레스는 도대체 어디서 왜 왔는가. 두 말할 필요도 없이 위법 소지가 있는 펼침막을 내걸도록 지시하거나 조장한 '누군가'의 탓 아닌가. 방화범은 따로 있는데 "불이야" 하고 외친 사람을 책망하는 분위기에 편승해 방화인지 실화인지 묻지도 따지지도 말자고 뒷거래(?)를 하는 꼴이 말이 되나.

최근 명예퇴직이라는 이름으로 공직사회를 떠난 고위직 몇몇이 눈 앞에 아른거린다. 이런 저런 이유로 도망하듯 꽁무니를 감춘 그들의 뒷모습은 명예나 아름다움과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멀다.

"공무원은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이며, 국민에 대해 책임을 진다." 헌법 제7조 제1항이다. 윗선의 심기 경호에만 열을 올리고 국민(시민)은 안중에도 없는 공직사회 종착역은 뻔하다.

그대의 신기한 책략은 하늘의 이치를 다했고, 오묘한 계획은 땅의 이치를 다했으니, 만족함을 알고 그만 두기를 바라노라.

seungo2155@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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