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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이 기회다] 공간·사람·예술…'지속 가능 도시' 프랑스 리옹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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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리옹, 구도심 공동화 딛고 유럽 대표 '재생 도시' 도약
청년들, 자율적 '협동조합 카페 '운영…동네 '사랑방' 역할 수행
'눈속임' 벽화로 관광객 유치…쇠퇴 거리 재생·지역 정체성 강화
폴 보퀴즈 시장서 미식 체험…생산자·소비자·관광객 한데 연결
로컬 전문가 "국내 정책도 단기 성과 치중 말고 '존속' 집중해야"

◼ 로컬이 기회다 - 로컬올래 <프랑스 리옹①>

현재 대한민국에서 지방 소멸은 그다지 충격적이지 않다. 지역 균형 발전, 지방 소멸 대응 기금, 지방 시대 등 소멸 위기 대응에 국가적 역량을 집중해 왔지만, 지방 소멸은 오히려 가속화되는 양상이다. 이에 뉴스핌은 지역의 특성에 가치를 더해 혁신을 이끌어내고 있는 로컬크리에이터에 주목한다. 로컬크리에이터는 전국 곳곳에서 경제적 활성화와 새로운 생활 문화를 창출하고 있다. 특히 청년에게는 새로운 기회와 성장의 공간이 되기도 한다. '로컬 전문가' 채지민 성신여대 교수가 함께하고 있는 뉴스핌의 <로컬이 기회다 - 로컬올래> 시리즈는 한 사람에서 마을 공동체, 지역 공동체로 확산되면서 지역의 활력을 이끌고 있는 로컬크리에이터의 도전과 성장기를 담아낸다. 바로 지역의 가치와 사람, 혁신과 창조의 이야기이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역할도 따져본다. 현장과 학계, 로컬 전문가 등의 제언을 들어 로컬 상생의 실질적인 해법을 모색한다. 또한 미국 포틀랜드, 프랑스 리옹 등 해외 로컬크리에이터 선진지의 현실과 전략, 미래 비전을 조명해 지속 가능한 로컬 생태계의 모델을 제시하고자 한다.

[프랑스=뉴스핌] 김기랑 기자 = '프랑스'를 생각하면 자연스럽게 파리의 에펠탑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미국'은 뉴욕의 자유의 여신상을, '이탈리아'는 로마의 콜로세움을, '일본'은 도쿄의 스카이트리를 각각 연상시킨다. 이처럼 하나의 도시와 상징적 공간은 곧 그 나라의 얼굴이자 정체성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한 나라를 오롯이 이해하려면 유명 관광지가 아니라 주민들이 살아가는 소소한 일상과 지역 곳곳에서 묻어나는 삶의 방식에 눈을 돌려야 한다. '진짜 이야기'는 대도시의 랜드마크가 아니라 작은 시장과 오래된 카페, 벽화 한 장에 숨어있다. 골목골목 살아있는 소도시와 지역 공동체 속에서 그 사회의 일상과 뿌리가 드러난다.

프랑스 역시 마찬가지다. 파리의 에펠탑이 세계적인 상징이라면, 제2의 도시인 '리옹'은 생활 속 로컬이 어떻게 도시의 정체성을 만들고 쇠퇴한 공간을 재생하는지 보여주는 생생한 현장이다. 협동조합 카페에서 만난 청년들의 자유로운 실험과 벽화로 가득한 거리, '미식의 수도'를 증명하는 시장 등은 화려한 관광지가 아닌 삶의 현장에서 빚어진 리옹만의 특별한 얼굴이다.

<뉴스핌>은 지난 20일(현지시간)부터 약 일주일간 로컬 전문가인 채지민 성신여대 교수와 함께 리옹을 찾아 도시 곳곳을 취재했다. 리옹만의 지역적 특색이 생생한 현장들을 직접 경험하며, 리옹의 일상이 곧 지역의 정체성이 되는 순간들을 기록했다. 이는 소멸 위기에 직면한 한국의 지방 도시들에도 시사점을 던지는 바람직한 로컬 생태계의 모습이었다.

[프랑스=뉴스핌] 김기랑 기자 = 리옹 시내 전경. 2025.08.20 rang@newspim.com

◆ 로컬 생산품만 쓰는 협동조합 카페 주목…"동네 사랑방 역할 수행"

리옹은 프랑스의 '미식의 수도'로 불릴 만큼 풍성한 음식 문화를 자랑하는 도시이자, 여러 문화유산을 갖춘 역사·예술의 장으로 손꼽힌다. 지리적으로도 손강과 론강이 만나는 지점에 자리잡고 있어 어디로 향하든 아름다운 경관을 볼 수 있다. 과거에는 구도심 공동화와 산업 쇠퇴 등을 겪으며 활력을 잃었었지만, 청년 창업자와 예술가 등 지역 주민들이 발휘한 '로컬의 힘'이 침체된 도시를 되살려냈다. 오늘날 들어서는 유럽의 대표적 도시 재생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리옹 내에서도 7구 지역은 이민자와 학생, 지식인 등이 한데 섞여 거주하는 다채로운 동네다. 얼핏 보면 서로 어울리기 어려운 집단처럼 보이지만, 청년들이 창업한 협동조합 카페인 'Le Court-Circuit(르 쿠흐 시르뀌)'가 이들을 잇는 접점 역할을 하고 있다. 지역 주민들은 이곳을 '사랑방'처럼 이용하며 식사와 대화를 나누고, 운영자인 청년들은 지역 내에서만 들여온 재료로 음식을 만들며 지역 생산자와 소비자를 자연스럽게 연결한다. 작은 카페지만 그 안에는 일상과 공동체, 도시 재생의 가능성이 함께 숨쉬고 있다.

[프랑스=뉴스핌] 김기랑 기자 = 프랑스 리옹 7구에 위치한 청년 협동조합 카페 'Le Court-Circuit(르 쿠흐 시르뀌)' 전경. 2025.08.20 rang@newspim.com

이날 가게에서 만난 줄리엣은 협동조합의 운영자 중 한 명으로, 서빙을 하다가 흔쾌히 취재진을 맞이했다. 르 쿠흐 시르뀌는 사장이 없이 모든 운영자들이 공동으로 책임을 나눠지고, 어떤 의사결정이라도 전부 함께 논의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역할 분담에도 수평적인 방식을 적용해 서빙·조리 등 기본적인 업무는 모두가 같이 하는 한편, 가게 운영은 분야별로 팀을 나누되 1년마다 순환 근무한다. 이는 한 사람이 특정 일에 대해 모든 책임을 지는 구조를 탈피하려는 취지다.

이런 운영 방식에 대해 줄리엣은 "르 쿠흐 시르뀌는 우리 모두의 공간이라 애착이 크다. 의사결정이 집단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장소 자체가 우리 각자의 성격과 가치가 섞인 독창적인 모습이 된다"며 "구성원들은 급여와 근무시간, 휴가 등도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의사결정 방식을 두고는 "결정은 항상 만장일치여야 한다. 한 사람이라도 거부하면 통과되지 않고, 합의를 이룰 때까지 논의를 진행한다"고 소개했다.

이들의 중요한 정체성 중 하나는 '로컬'이다. 르 쿠흐 시르뀌는 카페 운영에 필요한 식재료를 가능한 한 모두 인근에서 조달한다. 채소는 리옹 인근의 소규모 농가에서, 맥주는 드롬과 생테티엔의 지역 브루어리에서 들여온다. 커피처럼 어쩔 수 없이 수입해야 하는 품목도 현지 로스터리에서 직접 볶아내 지역과의 연결 고리를 이어간다. 손님들은 '이 커피는 리옹에서 볶은 원두로 내렸고, 이 맥주도 옆 동네에서 만든 것'이라는 이야기를 즐길 수 있다. 소비가 곧 지역과 연결되는 경험이 만들어지면서, 르 쿠흐 시르뀌는 카페를 넘어 지역 공동체를 묶어내는 매개체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프랑스=뉴스핌] 김기랑 기자 = 프랑스 리옹 7구에 위치한 청년 협동조합 카페 'Le Court-Circuit(르 쿠흐 시르뀌)'에서 주문한 음식. 메뉴들은 모두 로컬 생산품들로 요리됐다. 2025.08.20 rang@newspim.com 2025.08.24 rang@newspim.com

실제로 이날 가게에서 맛본 음식들에는 이들의 로컬 철학이 그대로 담겨 있었다. 총 세 가지로 이뤄진 코스 요리를 주문하자 테이블 위에는 토마토 수프와 병아리콩으로 만든 바삭한 스틱이 먼저 올랐다. 이어 메인 요리로는 채식 라구와 신선한 계란, 가지 등에 밥이 곁들여졌다. 마지막으로는 고소한 견과류 케이크와 수박 주스가 디저트로 제공됐다. 모든 재료가 지역에서 조달된 신선한 농산물이었고, 채식 메뉴도 별도로 마련돼 있어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었다. 지역과 연결된 이야기가 담겨있는 특별한 식탁이었다.

르 쿠흐 시르뀌의 존재감은 7구에도 좋은 영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곳에서의 작은 소비와 만남이 지역 경제와 공동체를 지탱하는 힘으로도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이에 이들은 단순한 이익 창출이 아닌, 지역 주민들과 충성도 높은 관계를 맺는 데에 운영 가치를 둔다. 아울러 평등하고 자율적인 경영 방식과 노동자들의 행복 역시 르 쿠흐 시르뀌의 주요 철학으로 손꼽힌다.

이에 대해 줄리엣은 "지역 가게들과 거래를 하며 경제적 교류를 이어가고 있고, 학생층 손님들을 불러모아 동네 분위기에도 기여하고 있다. 단골 손님들도 많아 동네의 '사랑방' 역할을 하고 있다"며 "우리의 목표는 '존속'으로, 손님들과 충성도 높은 관계를 만드는 동시에 자율 경영과 노동자의 행복이란 원칙을 지켜낼 것이다. 우리는 여전히 이 지역의 일부이며, 지역 주민들에게 한결 같은 이웃으로 남아있고 싶다"고 강조했다.

[프랑스=뉴스핌] 김기랑 기자 = 'Le Court-Circuit(르 쿠흐 시르뀌)'의 운영자 중 한 명인 줄리엣과 로컬 전문가인 채지민 성신여대 교수가 가게 앞에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2025.08.20 rang@newspim.com

◆ 리옹 역사 담은 벽화들에 관광객 모여…예술 통한 '도시 재생' 의미

리옹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을 보유한 '예술의 도시'로도 손꼽힌다. 리옹은 단순히 건축물으로만이 아니라 도시 전체를 캔버스 삼아 역사를 기록한다. 실제로 거리를 걷다 보면 건물 외벽이 과거와 현재를 잇는 화폭이 돼 눈앞에 펼쳐진다. 벽화들은 트롱프 뢰유(trompe-l'œil·눈속임) 화법으로 그려져 마치 눈앞에 실제로 존재하는 듯한 생생한 착시를 불러일으킨다.

리옹을 대표하는 대형 벽화 작품인 '프레스끄 데 리요네(Fresque des Lyonnais)'는 리옹 시내 중심가이자 손강 바로 맞은편에 위치해 있다. 프레스끄 데 리요네를 직역하면 '리옹 사람들의 벽화'란 뜻으로, 벽화 안은 리옹을 빛낸 인물들의 초상화로 채워져 있다. 영화의 아버지로 불리는 뤼미에르 형제와 프랑스 미식의 거장인 폴 보퀴즈, '어린왕자'의 작가인 생택쥐페리 등이 대표적이다.

[프랑스=뉴스핌] '프레스끄 데 리요네(Fresque des Lyonnais)' 전경. 2025.08.21 rang@newspim.com

길가에 서서 벽화를 올려다 보면 이들이 마치 발코니에 서서 행인들과 눈을 맞춰주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총 30여명 중 상층에는 역사적 인물이, 하층에는 현대 인물이 배치돼 있다. 오늘날의 리옹을 만든 사람들의 얼굴이 현재를 살아가는 시민들과 나란히 서 있는 셈이다. 따라서 이 벽화는 관광객에게는 리옹 인물사전으로, 주민들에게는 도시의 자긍심으로 남아 리옹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또 하나의 예술이 되고 있다.

이곳에서부터 손강을 따라 도보로 5분여를 내려가다 보면, 또 하나의 거대한 벽화를 관람할 수 있다. '라 비블리오텍 드 라 시테(La Bibliothèque de la Cité)'는 약 6층 높이의 벽면 전체를 거대한 도서관 서가로 변모시킨 작품이다. 벽화에는 실제처럼 세밀하게 그려진 수백권의 책이 펼쳐져 있는데, 각 책의 표지에는 리옹과 연관된 약 500명의 작가와 작품이 담겨 있다. 볼테르와 프랑수아 라블레 등 리옹의 역사와 문화를 대표하는 작가들과 그들의 명문장이 등장한다.

[프랑스=뉴스핌] 김기랑 기자 = '라 비블리오텍 드 라 시테(La Bibliothèque de la Cité) 전경. 2025.08.21 rang@newspim.com

도서관 벽화 역시 트롱프 뢰유 기법으로 그려져 있어 마치 책장이 벽을 뚫고 나온 듯한 착시를 준다. 곳곳에는 카페와 서점, 부키니스트(헌책·기념품 판매 노점상) 등 리옹의 실제 책 문화를 상징하는 요소들도 구현돼 있다. 이는 리옹이 지식과 문화의 도시라는 정체성을 보여주는 거대한 선언문과도 같다. 주민들에게는 매일 마주하는 일상 속 도서관이 되는 셈이다.

이 벽화들을 넘어 보다 위쪽으로 올라가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크루아 루스(Croix-Rousse) 도시 언덕이 나온다. 크루아 루스는 18~19세기에 리옹을 세계 실크 산업의 중심지로 성장시킨 실크 방직공(까뉘·Canuts)들의 거주지로, 트라불(traboule)로 불리는 비밀 통로가 미로처럼 이어지는 독특한 구조를 갖고 있다. 이곳에서는 유럽 최대 규모 벽화로 꼽히는 '뮤르 데 까뉘(Mur des Canuts)'를 만나볼 수 있다.

[프랑스=뉴스핌] 김기랑 기자 = '뮤르 데 까뉘(Mur des Canuts)' 전경. 2025.08.21 rang@newspim.com

뮤르 데 까뉘는 1987년 처음 그려진 이래 지역의 변화를 반영해 꾸준히 보수되면서, 현대 생활상과 시대별 변화를 동시에 보여주는 리옹의 대표 작품으로 자리매김했다. 거대한 벽면 전체를 가득 채운 그림 속에는 실크 방직공들의 일상과 계단을 오르는 주민, 시장에서 장을 보는 사람 등 리옹의 생활사가 생생히 담겨 있다. 멀리서 보면 실제 창문과 발코니로 착각할 정도로 정교해, 벽화 전체가 도시 전경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진풍경을 연출한다.

세 벽화는 모두 협동조합 예술 단체인 르 시테 데 라 크리에시옹(CitéCréation)이 트롱프 뢰유 기법으로 제작했다. 이 작품들은 모두 단순한 미술 장식이 아니라 쇠퇴한 거리를 살리고 지역 정체성을 강화하려는 도시 재생의 실험으로 평가된다. '벽'이라는 가장 일상적인 공간이 예술로 바뀌면서, 거대한 그림들은 도시 재생의 상징이자 공동체의 기억으로 자리잡았다. 이후 현재의 리옹을 과거와 현재, 주민과 관광객을 연결하는 예술의 장으로 만들어냈다.

◆ '미식 수도' 상징하는 폴 보퀴즈 시장…리옹 정체성 강화하는 플랫폼

리옹의 로컬을 이야기할 때 빠질 수 없는 또 하나의 현장이 바로 '폴 보퀴즈 시장(Marché Paul Bocuse)'이다. 프랑스 전역은 물론 세계적으로도 이름난 이 시장은 '미식의 수도'로 불리는 리옹을 상징하는 공간이다. 이름에서도 드러나듯, 프랑스 요리의 거장이자 '누벨 퀴진(새로운 요리·Nouvell Cuisine)'의 개척자로 불린 폴 보퀴즈(Paul Bocuse)의 이름을 따 문을 열었다.

시장 내부는 50여개의 노점과 상점으로 가득 차 있는데, 모두 리옹과 인근 지역에서 생산된 식재료를 취급한다. 갓 잡아 올린 생선과 굴, 드롬 지역에서 들여온 치즈와 햄, 그리고 제철 채소와 과일 등까지 진열된 상품 하나하나가 곧 로컬의 정수를 보여준다. 이곳은 유명 셰프들이 즐겨 찾는 재료 공급처이자, 평범한 시민들에게는 주말마다 장을 보고 한 끼 식사를 즐기는 생활의 공간이기도 하다.

[프랑스=뉴스핌] 김기랑 기자 = '폴 보퀴즈 시장(Marché Paul Bocuse)' 전경. 2025.08.22 rang@newspim.com

관광객들은 이곳에서 프랑스 미식을 가까이 체험한다. 상점마다 시식 코너가 마련돼 있어 간단한 와인 한 잔이나 굴과 치즈를 맛볼 수 있고, 현장에서 구입한 재료를 곧바로 조리해주는 식당들도 즐비하다. 무엇보다 이곳은 관광 명소일 뿐만 아니라, 실제 주민들도 주말 장보기와 식사를 위해 자주 찾는 생활의 공간이다. 덕분에 시장을 거닐다 보면 관광객의 호기심과 현지인의 일상이 자연스럽게 뒤섞이며 보다 진한 리옹의 감성을 느낄 수 있다.

청년들이 사장 없이 운영하는 협동조합 카페와 아름다운 벽화들이 도시 재생과 공동체를 일상 속에서 구현한다면, 폴 보퀴즈 시장은 리옹의 정체성을 '미식'이라는 키워드로 집약해낸다. 이곳에서 지역 생산자와 소비자와 관광객이 자연스럽게 연결되고, 이를 통해 '시장' 자체가 리옹의 미식 문화와 공동체의 삶을 아우르는 생생한 로컬 플랫폼으로 떠오르게 된다.

[프랑스=뉴스핌] 김기랑 기자 = '폴 보퀴즈 시장(Marché Paul Bocuse)' 전경. 2025.08.22 rang@newspim.com

일주일간 현지에서 들여다본 리옹의 일상은 화려한 관광지가 아닌 지역 공동체와 주민들의 삶 속에서 로컬의 가치를 증명해내고 있었다. 이런 현장은 지방소멸 위기에 직면한 한국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남긴다. 리옹의 사례를 관찰한 로컬 전문가는 르 쿠흐 시르뀌의 비전처럼 '존속'에 방점을 찍는다. 이곳의 청년들이 단기간 내 이익 창출이 아닌 주민들과의 오랜 관계를 희망하듯, 정부도 반짝 성과를 내는 일회성 사업이 아닌 장기적 프로젝트로 지방 위기를 대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채지민 교수는 "리옹의 청년 협동조합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듯, 국내 로컬 정책 역시 단기 성과에 치중하기보다 '존속'과 '관계 유지'를 핵심 지표로 삼아야 한다"며 "로컬과 관련된 정부의 정책이 일회성 프로젝트에 머무르지 않고 장기적으로 자생하려면,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로드맵 형태의 제도적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 아울러 로컬 크리에이터 육성을 통한 사람 중심 정책의 지속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프랑스=뉴스핌] 김기랑 기자 = '폴 보퀴즈 시장(Marché Paul Bocuse)' 전경. 2025.08.22 rang@newspim.com

rang@newspim.com

※ 본 기획물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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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대전망] '달러 시대의 느린 균열'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2026년 글로벌 자산시장 지형은 조용하지만 분명하게 바뀔 모양새다. 월가 주요 IB와 글로벌 운용사들이 제시한 내년 전망을 종합하면, 핵심 키워드는 ▲약해지는 달러 ▲강해지는 금 ▲제도권에 깊숙이 편입되는 코인 ▲전략자산으로 격상된 원자재로 압축된다. 기축통화로서 달러의 지위는 유지되지만, 각종 정책·재정·지정학 리스크로 인해 달러 의존도를 낮추는 '조용한 탈출(quiet hedging)'이 진행 중이라는 분석이다. [사진=퍼플렉시티 생성 이미지] ◆ 달러: 패권은 유지되지만 '천천히 새는 배' 2026년 달러를 둘러싼 큰 그림은 '완만한 약세' 흐름 속에서, 기축통화 패권은 유지하되 매력은 서서히 떨어지는 구조다. 여기에 연준의 금리 인하 경로, 주요국과의 금리 격차, 글로벌 성장·정책 리스크, 그리고 디달러라이제이션(de-dollarization, 탈달) 흐름이 겹치며 달러의 방향성을 좌우할 전망이다. 먼저 연준의 완화 경로를 살펴보면, 2026년 말 기준금리는 약 3%대 중반(3.4% 안팎)까지 내려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최근 발언들을 종합하면 인하 속도는 초기 시장 기대보다 더 느리고 신중한 방향으로 조정되고 있어, 지나친 달러 약세를 막아주는 '하방 안전판'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둘째는 금리 격차다. 연준이 금리를 내리더라도, 정책금리는 유럽중앙은행(ECB)의 2%, 영란은행(BoE)의 2~3% 수준보다 여전히 높은 수준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수익률 격차가 과거만큼 크지는 않지만, 달러 자산이 어느 정도 금리 메리트를 제공하는 만큼 "달러가 한 방향으로 급락하는 구도"까지 보긴 어렵다는 진단이다. 이 같은 상대 금리 우위는 2026년 내내 달러가 급격히 무너지는 것을 막는 완충장치로 작용할 수 있다. 셋째는 글로벌 성장과 정책 리스크다. IMF는 2026년 세계 경제가 완만하게 성장세를 개선할 것으로 보고 있어, 극단적인 안전자산 선호가 달러로만 몰리는 환경은 아닐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다만 미국의 정치·재정 이슈, 부채한도·재정적자, 무역·관세 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여전히 "달러 방향성을 뒤흔들 수 있는 변수"로 남아 있으며, 상황에 따라 달러에 일시적인 강세·약세 충격을 모두 줄 수 있는 요인들이다. 장기 구조 측면에서 보면, 달러는 '패권은 유지되지만, 천천히 새는 배'에 가깝다. BNY멜론, JP모간, UBS, 냇웨스트, 피델리티 등 주요 글로벌 하우스들은 공통적으로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는 당분간 흔들리지 않는다"는 데 의견을 같이한다. 그러나 무역정책 불확실성, 미국의 재정적자 확대, 연준의 완화적 기조 등 구조적 요인들이 달러의 매력을 조금씩 갉아먹는 국면으로 진입했다는 데도 큰 이견이 없다. 국제통화기금(IMF) 통계에 따르면 전 세계 외환보유액에서 달러 비중은 2000년대 초반 70%대에서 2025년 2분기 56% 수준까지 떨어졌다. 냇웨스트와 피델리티는 이 흐름을 "빠르진 않지만 분명한 디달러라이제이션(de-dollarization)"으로 규정한다. 특히 러시아 준비자산 동결 이후 커진 '제재 리스크'는 여러 국가가 결제·준비자산을 다변화하도록 자극한 대표적 계기로 지목되며, 일부 중앙은행은 준비자산 구성에서 달러 비중을 줄이고 금·기타 통화 비중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런 전제 아래에서 보면 달러는 2026년 전반적으로는 약세 쪽으로 기울지만, 중간중간 강한 반등(숏 커버 랠리)이 나올 수 있다는 시나리오가 설득력을 얻는다. 물가가 예상보다 끈질기게 높은 수준을 유지하거나 예상 밖의 인플레이션 급등이 나타날 경우 연준의 추가 인하가 지연되면서 달러에 단기적인 지지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여기에 지정학적 충돌, 금융시장 급락 같은 글로벌 리스크오프 이벤트가 겹치면 '안전자산 달러' 선호가 살아나면서 강세 국면이 일시적으로 재현될 가능성도 크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조건이 맞아떨어질 수 있는 시점을 2026년 3~6월 구간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연준의 주요 회의와 핵심 물가·고용 지표 발표가 몰려 있는 만큼, 상반기 중 일정 구간에서는 "완만한 약세 추세 속 달러 반등 구간"이 열릴 수 있다는 전망이다. 결국 2026년 달러는 방향성으로는 완만한 약세, 경로상으로는 구간별 반등이 섞인 '요철 있는 하향 곡선'에 가까운 그림으로 그려지고 있다. 달러지수 내년 전망 [사진=캠브리지 커런시스] ◆ 금: 탈달러·재정악화·지정학이 만든 '슈퍼 헤지' 월가 IB들이 그리는 2026년 금 가격의 큰 그림은 '상승'에서 '초강세'까지, 방향성이 한쪽으로 모여 있다. JP모간은 2025년 말 온스당 3,600달러대에서 2026년에는 4,000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일부 프라이빗 뷰에서는 5,000달러 안팎까지 거론한다. 골드만삭스·UBS 등도 4,000~4,500달러 구간을 기본 밴드로 제시하면서, 구조적 강세장이 이어질 경우 5,000달러 돌파 가능성까지 열어두는 분위기다. 이 같은 '슈퍼 헤지' 논리는 세 축에 기대고 있다. 첫째, 중앙은행의 공격적인 금 매수와 디달러라이제이션 흐름이다. 러시아 준비자산 동결 이후 "제재로 묶이지 않는 준비자산"을 찾는 움직임이 강화되면서, 다수 중앙은행이 외환보유액에서 달러·유로 비중을 줄이고 금 비중을 늘리는 방향으로 서서히 포트폴리오를 바꾸고 있다. 둘째,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재정악화와 부채 누적이다. 천문학적 정부부채와 확대된 재정적자는 통화가치 희석 우려를 키우며 "법정통화의 거울"로서 금의 역할을 다시 부각시키고 있다. 셋째, 연준의 완화 전환과 약달러 구도다. 금리가 내려가면 무이자 자산인 금의 기회비용이 줄고, 달러 약세는 달러 표시 금 가격을 끌어올리는 이중 효과를 낳는다. 기관투자가들의 인식도 이를 뒷받침한다. 나티시스 설문에서 글로벌 기관의 3분의 2는 "2026년에는 금이 코인보다 더 나은 성과를 낼 것"이라고 답하며 금을 1순위 방어자산으로 꼽았다. 동시에 상당수 기관이 전통적인 60:40 포트폴리오 대신 인프라·부동산·원자재·금 등을 섞은 60:20:20 구조를 선호한다고 응답해, 금과 실물자산을 "인플레이션·재정·지정학 리스크가 겹친 시대의 전략자산"으로 재평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IB들은 2025년 급등 뒤 2026년 일부 구간에서 단기 조정과 높은 변동성은 불가피하다고 보면서도, 조정이 나오더라도 "고점을 한 단계 올리는 조정"이라는 표현을 쓰며 중장기 방향성만큼은 강하게 위를 가리키고 있다. ◆ 코인: '대체 가치 저장 수단'...그러나 여전히 '실험 구역' 코인에 대한 월가의 시각은 한 줄로 "커진 건 맞지만, 아직은 실험 구역"이다. JP모간은 비트코인을 포함한 디지털 자산을 "달러에 대한 또 하나의 도전자"라고 부르면서도, 극단적인 변동성과 짧은 히스토리를 이유로 전략적 코어 자산이 아니라 위성(satellite) 성격의 위험자산으로 다뤄야 한다고 경고한다. 2024년 초 2조달러 수준이던 크립토 전체 시가총액이 2025년에는 4조달러 안팎까지 불어난 가운데, 규제 환경이 ETF·ETP 승인 등으로 제도권 친화적으로 바뀌며 비트코인을 '가치 저장 수단'으로 보는 시각이 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다만 실제 결제·상거래 규모는 여전히 수백억 달러 수준에 머물며, 일상적 화폐나 결제 인프라로서의 역할은 초기 단계라는 점이 반복해서 지적된다.​ UBS와 같은 보수적인 하우스는 이런 변화를 인정하면서도 "코인은 어디까지나 투기적 자산"이라는 입장을 고수한다. UBS CIO는 비트코인 변동성이 연 70~80% 수준으로 전통 자산 대비 현저히 높고, 70% 이상 급락하는 대형 조정이 여러 차례 반복된 탓에 포트폴리오의 전략적 축으로 편입하긴 어렵다고 본다. 대신 장기 잠재력을 믿는 투자자라면 "완전 손실이 나도 전체 계획이 흔들리지 않을 정도의 극소 비중으로, 장기 보유하는 전략" 정도만 고려하라고 조언한다. 반대로 SSGA나 모간스탠리, 반에크 등 디지털 자산에 우호적인 기관들은 비트코인이 전통 자산과의 상관관계가 낮고 장기 위험조정 수익이 높다는 점을 들어, 1~4% 수준의 소규모 전략적 배분이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기관 머니의 온도차도 뚜렷하다. 나티시스 2026 인스티튜셔널 서베이에 따르면 글로벌 기관의 36%는 향후 크립토 투자 비중을 늘릴 계획이라고 답하지만, 동시에 66%는 "2026년 성과는 금이 크립토를 이길 것"이라고 응답했다. EY·코인베이스가 2025년 초 실시한 설문에서도 응답 기관의 59%가 "AUM의 5% 이상을 디지털 자산에 배분할 계획"이라고 답해 성장 잠재력을 보여줬지만, 가장 큰 우려 요인으로 여전히 변동성과 규제 리스크를 꼽았다. ◆ 원자재: AI·에너지 전환·안보가 만든 '전략자산'의 귀환 2026년 원자재 시장은 더 이상 단순한 인플레이션 헤지가 아니라, AI·에너지 전환·안보 이슈가 맞물린 '전략자산'으로 재조명되고 있다. BNY멜론, JP모간, UBS, 냇웨스트, 피델리티 리포트는 접근법은 조금씩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원자재·에너지·전환 메탈에 구조적인 강세 요인이 집중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BNY멜론은 AI 데이터센터 구축, 전력 인프라 확충, 에너지 전환과 함께 각국의 방위·인프라 지출이 향후 수년간 원자재 수요를 떠받칠 것이라고 본다. JP모간은 천연가스와 전력을 "AI 혁명의 병목(bottleneck)"으로 규정하며 가스 발전, LNG 프로젝트, 송전망 등에 장기 투자 기회가 많다고 짚었다. UBS는 구리·알루미늄 등 산업금속 비중 확대를, 냇웨스트는 희토류·전략자원이 '공급망 안보'와 직결되면서 지정학적 중요성이 커질 것이라고 제시하고, 피델리티는 구조적으로 높은 인플레이션 환경에서 실물자산·절대수익 전략이 전통 60:40 포트폴리오의 필수 보완재가 된다고 분석했다. 나티시스 설문에서도 기관투자가의 65%가 전통 60:40 대신 인프라·부동산·원자재·금 등을 섞은 60:20:20 구조가 2026년에 더 높은 수익을 낼 것이라고 답해, 원자재·실물자산을 '필수 축'으로 보는 인식 전환이 확인된다.​ 블룸버그NEF와 IEA 자료를 인용한 보고서들은 AI 데이터센터와 전력망 확충 수요만으로도 2030년까지 전 세계 구리 수요의 2~3%포인트 추가 상향을 가져올 수 있다고 추정한다. AI 데이터센터는 단일 시설당 수만 톤 단위의 구리와 막대한 전력을 소모하는 만큼, 이미 공급 부족이 우려되는 구리·은·희토류·갈륨 등 핵심 금속 시장에 추가적인 타이트닝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전기차·배터리·재생에너지 확대로 리튬·니켈·코발트 등 전환 메탈 수요가 2026년 한 해에만 30~40% 급증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어, 에너지 전환과 AI가 결합된 새로운 '미니 슈퍼사이클' 가능성이 거론된다.​ 인플레이션·무역·정책 측면에서의 환경도 원자재에 우호적이다. 모간스탠리 등은 미국·유럽에서 관세·보호무역 정책이 상수로 남는 한, 명목 물가가 2%를 상회하는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과거 데이터상 인플레이션이 2%를 넘는 구간에서 원자재 상품 수익률이 평균적으로 기타 자산 대비 20%포인트가량 우위였다고 지적했다. 동시에 에너지 안보 우려와 탄소 규제가 섞이면서, 가스·LNG·원유·우라늄은 "절대 줄일 수 없는 베이스 에너지"로, 구리·알루미늄·리튬·희토류는 "에너지 전환을 위한 전략 금속"으로 포지셔닝이 재정의되고 있다. 이런 환경 속에서 월가 IB와 기관투자가들은 2026년 포트폴리오에서 원자재 비중을 한 단계 높이는 전략을, "달러·채권·전통 주식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에너지·인플레이션·안보 리스크를 헷지하는 가장 실질적인 방법"으로 제시했다. kwonjiun@newspim.com 2025-12-15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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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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