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왜 선포문 안 받았다고 거짓말했나' 질문에 침묵
특검, 362쪽 의견서 제출…심문서 PPT 160장 준비
[서울=뉴스핌] 홍석희 기자 = 12·3 비상계엄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행위를 방조한 혐의를 받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시작했다. 전직 국무총리에 대한 구속영장이 청구된 것은 이번이 사상 처음이다.
서울중앙지법 정재욱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7일 오후 1시 30분부터 한 전 총리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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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방조 혐의 등을 받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5.08.27 mironj19@newspim.com |
한 전 총리는 이날 오후 1시 18분께 짙은 남색 정장 차림으로 중앙지법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비상계엄을 정당화하려 국무위원들을 불렀나', '왜 비상계엄 선포문을 안 받았다고 그동안 거짓말했나', '대선 출마는 수사를 피하기 위한 건가', '계엄 당일 밤 추경호 의원과 왜 통화했나'라는 질문에 답하지 않고 법정으로 향했다.
앞서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외환 사건을 수사하는 조은석 특별검사팀은 지난 24일 한 전 총리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은 내란우두머리 방조 및 위증, 허위공문서작성, 공용서류손상,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허위공문서행사 등 혐의를 적용됐다.
특검은 한 전 총리가 비상계엄 당시 헌법적 책무를 저버렸다고 판단했다. 대통령의 제1 보좌기관인 국무총리는 대통령이 헌법을 수호하고 헌법상 책무를 다하도록 보좌하는 동시에 견제해야 하는 의무가 있는데, 한 전 총리는 윤 전 대통령의 불법적인 계엄 선포를 방조해 그 책임을 저버렸다는 것이다.
또한 특검은 한 전 총리가 위법한 계엄 선포를 적극적으로 제지하는 대신 총리의 권한을 이용해 '합법적 외피'를 씌워주려 했다고 봤다.
특검 측에선 김형수 특검보, 김정욱 차장검사 등 6명이 이날 심문에 참여한다. 특검은 지난 25일 구속 필요성을 담은 362쪽의 의견서를 제출했고, 이날 심사에 총 160쪽의 파워포인트(PPT)를 준비했다.
박지영 내란 특검보는 이날 심문 직전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증거인멸 우려와 혐의 소명에 주안을 두고 진행할 예정"이라며 "기본적으로 범죄 혐의 소명과 관련해 적극적으로 (강조)할 것이고 혐의가 소명된다고 하면 이미 알려진 바대로 범죄의 중대성은 충분히 소명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구속영장 발부 여부는 이르면 이날 저녁쯤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hong9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