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손지호 기자 = 홍명보호가 남미팀들과 A매치 2연전을 앞두고 수비수만 11명을 차출하며 '스리백 전술' 굳히기에 나섰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남자 축구 대표팀은 10월 6일 소집돼 10일 브라질, 14일 파라과이와 친선전을 치른다. 장소는 모두 서울월드컵경기장이다. 남미 강호들을 상대로 북중미 월드컵 준비를 위한 두 번째 시험 무대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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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손지호 기자 = 남자 축구 대표팀 수비수 조유민. [사진=대한축구협회] 2025.10.01 thswlgh50@newspim.com |
주장 손흥민(LAFC)을 비롯해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이재성(마인츠) 등 핵심 유럽파들이 예상대로 승선했다. 9월 명단에 컨디션 등 문제로 뽑히지 않았던 황희찬(울버햄프턴)과 부상으로 낙마한 황인범(페예노르트)도 복귀했다. '외국 태생 혼혈 선수' 옌스 카스트로프(묀헨글라트바흐)도 2연속 대표팀에 소집됐다.
지난 9월 A매치 원정 2연전 발탁 명단에 비해 눈에 띄는 변화는 없다. 하지만 선발된 26명 중에서 절반에 가까운 11명을 수비수로 구성한 부분은 눈에 띄는 대목이다. 홍명보 감독은 중앙 수비수를 6명, 측면 수비수를 5명을 발탁했다. 대체로 선발 비중을 많이 두는 2선 자원들보다도 많은 인원이다. 지난달보다 2명이 더 늘었다.
이는 홍명보 감독이 앞선 7월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과 9월 A매치 2연전에서 연달아 실험한 '스리백' 전술을 플랜 A로 굳히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스리백의 핵심인 중앙 수비수는 전술에 필요한 인원에 2배수를 선발해 최적의 조합을 찾겠다는 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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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손지호 기자 = 한국 축구 대표팀 수비수 김민재가 10일(한국시간)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의 지오디스 파크에서 열린 멕시코와 A매치 평가전에서 드리블을 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2025.09.10 thswlgh50@newspim.com |
홍명보호는 앞서 9월에 미국·멕시코와 친선전에서 모두 스리백을 꺼내 들었다. 해외파들이 모두 합류한 상태로는 첫 실험이었다. 김민재(바이에른 뮌헨)를 중심으로 이한범(미트윌란), 김주성(산프레체 히로시마)로 꾸려진 스리백 라인은 북중미 강호들을 상대로 좋은 모습을 보이며 부분 성공을 거뒀다.
해외파의 가세로 완성도가 높아졌다. 김민재는 스리백의 가운데 서서 빠른 스피드를 활용해 상대의 뒷공간 침투를 적절히 차단했다. 물론 숙제도 남았다. 후반 막판 밀리는 상황에서 지나치게 내려앉아 상대에게 슈팅 공간을 내주거나 집중력이 흐트러지곤 했다.
이번엔 남미 강호 브라질을 상대로 실험대에 올린다. 홍명보 감독은 "지난 9월 A매치와 방향성은 같다"며 "전술이라는 게 감독의 철학도 중요하지만 선수들의 구성원들에 의해서 이뤄지는 것도 있다. 지금 당장 본선에서 스리백을 사용할지 포백을 사용할지 결정하기는 이르다"면서도 "브라질처럼 강팀을 상대로 우리의 스리백이 얼마나 효율성이 있는지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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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손지호 기자 = 남자 축구 대표팀 수비수 김지수가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2025.10.01 thswlgh50@newspim.com |
새로운 조합이 예상된다. 부상으로 9월 2연전 때 함께 하지 못했던 조유민의 가세했다. 조유민은 월드컵 3차 예선 기간 홍명보 감독의 꾸준한 신뢰를 받은 중앙 수비수다. 2024년 막바지 예선 때 김민재와 가장 많은 호흡을 맞췄고, 기본적인 홍명보호의 방향성을 인지하고 있는 수비수라 새로운 전술 소화력도 시험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김민재와 비슷한 체격 조건을 자랑하는 2004년생 김지수도 주목할 만하다. 2023년 6월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브렌트포드에 입단한 그는 한국인 최연소(20세 4일) EPL 출전 기록을 세우는 등 한국 축구의 미래로 불린 자원이다. 하지만 주전 경쟁에 어려움을 겼었고 이번 시즌을 앞두고 독일 분데스리가2(2부) 카이저슬라우테른으로 이적했다.
김지수는 새 시즌 들어 점점 출전 시간을 늘리고 있다. 독일축구협회(DFB) 포칼에선 세트피스 상황에 적극적인 공격 가담으로 골 맛도 보았다. 카이저슬라우테른이 스리백을 사용한다는 점도 김지수에게 영향을 미쳤다. 상승세를 타고 있던 찰나에 대표팀에 합류했기에 시험대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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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손지호 기자 = 홍명보 감독이 3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주 아이칸 스타디움에서 2026 북중미 월드컵 대비 미국과의 평가전을 앞두고 열린 훈련에서 수비수들에게 지시를 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2025.09.05 thswlgh50@newspim.com |
그 밖에도 김민재와 호흡을 맞추고 호평도 받은 이한범과 김주성, 7월 동아시안컵 때 중앙 수비수로 홍명보식 스리백을 경험했던 박진섭(전북 현대), 미드필더지만 중앙 수비도 소화 가능한 원두재(코르파칸) 등 실험해야 할 조합이 다양하다.
스리백 전술은 월드컵에서 만날 세계적인 강호들을 상대로 뒷문을 강화하고, 역습 상황에서 속도를 높일 수 있는 전략이 될 수 있다. 매 경기가 결승전과도 같은 월드컵에서 가장 먼저 챙겨야 할 과제는 단단한 뒷문이다. 수비 안정 없이는 전술적 시도를 하기 어렵다. 다가오는 남미팀들을 상대로 수비 라인 다듬기에 나선다.
thswlgh5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