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부터 소비까지 데이터 연계로 지속 가능 체계 구축
통합 증명서로 절차 간소화…시장 예측 정밀 기반 마련
저탄소 인증제 확산 중…가치소비·탄소중립 실천 견인
[세종=뉴스핌] 김기랑 기자 = "지속 가능한 축산 유통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흩어져 있는 데이터를 연결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효율적인 유통 시스템을 거쳐 소비자에게 축산물이 제공되도록 혁신을 촉진하고, 행정적으로는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것을 우선으로 하고 있습니다."
박병홍 축산물품질평가원 원장은 지난달 30일 세종시에 위치한 원장 집무실에서 <뉴스핌>과 인터뷰를 갖고, 축산 데이터를 통합·연계하는 일이 축평원의 가장 주요한 과제 중 하나라고 소개했다. 생산·유통·소비 과정에서 발생하는 정보가 제각각 분리돼 있으면 정책 대응과 시장 예측이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어, 이를 하나로 모아야만 모두가 신뢰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축평원은 '축산정보e음'과 '축산물 원패스'를 중심으로 통합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기관별로 흩어져 있던 축산 데이터를 공유·활용할 수 있도록 연계 기반을 마련하고, 유통 과정에서 필요한 5개 기관·7종의 서류를 하나의 통합 증명서로 간소화했다. 이 같은 디지털 전환은 모두가 손쉽게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함과 동시에, 정책 대응과 시장 예측의 정확성을 높이는 효과도 불러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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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스핌] 김학선 기자 = 박병홍 축산물품질평가원장이 30일 세종시 아름동 축산물품질평가원에서 뉴스핌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5.09.30 yooksa@newspim.com |
저탄소 축산물 인증제 확산 역시 축평원이 주도하는 현안이다. 저탄소 인증제는 축종별 평균보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10% 이상 줄인 농장을 정부가 공식 인증하는 제도다. 이를 통해 생산 단계에서의 환경 개선이 유통과 소비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만들고, 소비자에게는 '가치소비'를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저탄소 인증 축산물은 학교 급식과 대형 유통망 등으로 점차 확산되며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도 기여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박 원장은 "축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온실가스 감축과 탄소중립이란 경영 방향에 대해 농가들이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며 "저탄소 인증제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 농가들의 참여가 확대될 수 있도록 절차 간소화 등을 지원하고, 소비자를 위해 판로 다변화와 교육·홍보 등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박 원장과의 일문일답.
-올해 축평원이 특히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이 있다면
▲ 올해는 효율적이고 경쟁력 있는 축산 유통 체계를 확립하고, 우리 축산물을 합리적으로 소비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소비자가 원하는 다양한 품질 정보를 제공하고, 생산·유통·소비시장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품질 평가 제도로 개선하고자 한다. 또 국민이 안심하고 소비할 수 있는 축산물을 위해 이력제 관리 기능을 강화하며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데도 힘쓰고 있다.
또 신속·정확·투명한 축산물 가격 정보 제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축산 현장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전국 조직을 통해 9개 축종·23개 업종을 대상으로 축종별 유통 경로와 가격, 비용 등을 조사하고 있다. 아울러 최근 축산 유통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스마트 축산과 곤충 산업 홍보 등 유통 혁신을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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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스핌] 김학선 기자 = 박병홍 축산물품질평가원장이 30일 세종시 아름동 축산물품질평가원에서 뉴스핌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5.09.30 yooksa@newspim.com |
-축산물 등급 판정의 정확성과 신뢰성 확보를 위한 핵심 전략은 무엇인가
▲ AI를 활용한 품질 평가 장비를 시범 도입해 객관성과 신뢰성을 높이고 있다. 소는 한 번의 등심 영상 촬영으로 AI와 영상 처리 기술을 통해 품질 평가 결과를 도출하고, 돼지와 계란 등은 국내 환경에 맞는 AI 품질 평가 기술·장비를 개발 중이다. 또 '축산 농가 피드백 사업'을 통해 데이터를 기반으로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농가별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솔루션을 통해 농장을 경영·관리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하고 있다.
-통합정보 시스템 확대로 축산물 정보의 투명성과 신뢰가 높아지고 있다. 관련 사업에 대한 현황과 향후 계획을 소개하자면
▲지속 가능한 축산 유통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흩어져 있는 데이터를 연결하는 것이 핵심이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효율적인 유통 시스템을 거쳐 소비자에게 축산물이 제공되도록 혁신을 촉진하고, 행정적으로는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것을 우선으로 하고 있다.
축산 데이터 통합·연계로 단계별 수요자에게 적합한 정보와 서비스를 제공해 효율적인 유통 환경 조성에 기여하고자 한다. 흩어져 있는 데이터를 연결해 산업 성장을 지원하고, 대국민 서비스 편의성을 향상하는 '축산유통 디지털 플랫폼'을 구축 중이다. 기관별로 분산된 축산 데이터베이스(DB)를 공유·활용할 수 있는 통합 시스템인 '축산정보e음'과 축산 유통 과정에서 필요한 5개 기관·7종 서류를 한 장의 통합 증명서로 간소화하고 조회할 수 있는 '축산물 원패스'를 활성화했다.
-스마트 축산과 AI, IoT, 빅데이터 등 첨단기술이 축산업 환경에 적용되고 있다. 이에 대한 축평원의 추진 과제와 현장 적용·확산 전략은
▲ AI와 ICT를 활용하면 농가는 국민이 원하는 축산물을 분석해 생산할 수 있고, 소비자는 정보를 빠르게 확인할 수 있다. 축평원은 국과 과제에 따라 AI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축산 패키지 보급을 지원해 민간 생태계 기반을 조성하고 있다.
환경 센서와 CCTV 등 장비에서 수집된 생육·환경 데이터를 활용해 농장 문제 해결에 필요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한편, '스마트 축산 AI 경진대회'를 매년 열어 민간에서 기술 개발 중인 우수사례를 발굴해 현장에 확산·보급하고 있다. 또 ICT 기업의 수출 실증을 지원해 글로벌 진출 기반도 마련하고 있다. 농가·학계·민간 등의 데이터 공유를 위한 '빅데이터 플랫폼'도 구축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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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스핌] 김학선 기자 = 박병홍 축산물품질평가원장이 30일 세종시 아름동 축산물품질평가원에서 뉴스핌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5.09.30 yooksa@newspim.com |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과 탄소중립 등 지속 가능 측면에서 축평원이 맡고 있는 과제는
▲ 축평원은 올해 '국민이 체감하는 참여와 실행 중심의 지속 가능한 축산 유통 실현'을 ESG 경영 목표로 두고, ESG별 3개 전략 과제를 선정해 총 9개의 전략 과제와 41개의 실행 과제를 중장기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환경(E) 면에서는 참여형 환경 보전 활동 강화와 축산 분야 친환경 서비스 확산, 지역 기반 현장 주도형 환경 개선 등을 추진하고 있다. 사회(S) 면에서는 구성원의 사회적 책임 실천과 생산·유통·소비 구조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고자 한다. 지배구조(G) 면에서는 청렴하고 투명한 경영 시스템 운영과 이해관계자 소통을 통한 가치 창출, 민간 중심의 투명성·신뢰성 제고 등을 핵심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저탄소 농축산물이 주요 화두가 된 배경이 무엇이라고 보나. 국가의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저탄소 인증제는 어떤 역할을 하고 있나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가 구체화됨에 따라 이를 위한 농축산 부문 온실가스 감축 필요성이 급부상했다. 특히 농업 분야 배출량 비중이 높은 유럽연합(EU)은 농식품 분야 녹색 성장을 위한 'FARM to Fork' 전략을 중점으로 추진하고, 미국·일본 등도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농업 시스템 전반의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 정부는 탄소중립 농업 실현을 위해 농식품 분야 장기 전략을 마련했으며, 축산 부문의 경우 배출량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추세 반전을 위해 생산 현장의 저탄소 전환을 핵심 과제로 삼았다.
저탄소 축산물 인증은 축종별 온실가스 평균 배출량보다 10% 이상 감축한 농장을 정부가 인증하는 제도다. 농가의 자발적인 탄소 감축 노력을 확대하고, 인증 축산물 정보를 소비자에게 제공해 공급시장을 견인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축산 분야 온실가스 감축을 촉진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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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탄소 인증제는 2023년 한우를 시작으로 2024년 돼지·젖소, 올해는 젖소 저지종까지 인증 품목이 확대됐다. 지금까지 가장 큰 성과와 한계는 무엇이라고 평가하나
▲생산 단계에서는 축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온실가스 감축과 탄소중립이란 경영 방향에 대해 농가들의 공감대를 형성했다. 매년 참여 농가 수가 확대되는 상황으로, 현재까지 총 600호가 인증을 받았다. 유통 단계에서는 생산자조합단체와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기업들이 탄소중립을 ESG와 연계해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백화점·쿠팡 등 온·오프라인에서 인증 축산물 판매 채널을 확대했다.
다만 소비 단계에서는 한계가 존재한다. 아직 제도에 대한 인식이 낮은 편인 데다 홍보도 부족한 상황이다. 미래세대인 학생들에게 저탄소 축산물과 탄소중립, 가치소비 등에 대한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식생활 기본 교육 과정에 해당 내용을 연계·확대하고 있다.
-올해 339호 농장이 저탄소 인증을 받았다. 농가 참여를 이끌어낸 요인이 무엇이라고 보나
▲지난 2023년부터 올해 8월까지 인증을 받은 농장은 누적 600호에 달한다. 생산‧유통망을 보유한 생산자단체와 법인기업을 중심으로 인증제 참여를 독려한 것이 농가의 참여를 이끈 요인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인증 축산물이 소비자들에게 유통될 수 있도록 업무 담당자들과 협력해 농가 대상 교육과 홍보를 적극 추진했다. 아울러 농가들이 인증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을 완화하기 위해 농림축산식품부와 함께 축종별 인센티브 방안 등 지원 방법을 마련하고 있다.
-저탄소 인증 농장에 도입된 대표적인 온실가스 감축 기술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
▲축종별로 온실가스 감축 기술이 다양하다. 한우의 경우 사육개월령은 단축하되 출하도체중을 향상 시키는 정밀사양이 있다. 또 돼지 분뇨에서 발생하는 주요 온실가스 배출원인 아산화질소를 감축시키는 가축분뇨처리와 젖소의 두당 우유 생산량 향상 등이 대표적인 온실가스 감축 기술이다. 현재까지 저탄소 인증 한우·돼지 농장에서 감축한 온실가스 감축량은 4604톤(t)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농가가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 등과 같은 유인책은 어떻게 마련돼야 한다고 보나
▲한우 농장의 경우 30개월 미만 인증 한우 출하 실적에 따라 우수 KPN(한우 정액에 부여되는 고유 등록번호)을 우선 지급하는 내용의 인센티브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그 외 국가 지원 정책에 대한 가점 부여 등 다양한 지원 방안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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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스핌] 김학선 기자 = 박병홍 축산물품질평가원장이 30일 세종시 아름동 축산물품질평가원에서 뉴스핌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5.09.30 yooksa@newspim.com |
-현재 저탄소 인증 축산물의 유통 현황은. 전국 확대를 위해 필요한 조건은 무엇이라고 보나
▲인증 축산물의 판로 연계와 관계기관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인증 한우는 롯데백화점, 인증 돼지고기는 현대백화점과 마켓컬리, 인증 우유는 쿠팡 등 온·오프라인 유통채널로 확대되고 있다. 또 충남 지역을 중심으로 인증 돼지고기를 학교 급식에 사용하며 '저탄소 급식의 날'을 운영하고 있는 학교가 유치원을 비롯해 초·중·고등학교까지 대략 400개 이상으로 매년 증가 추세에 있다.
수요가 있으면 공급이 따라가기 마련이므로, 인증 축산물 역시 소비시장에서 수요가 확대되면 그에 맞춰 생산도 뒷받침될 것으로 본다. 이를 위해 인증 축산물의 소비자 인식 제고가 필수적이다. 안정적인 유통망 확대를 위해 공공·민간 부문에서의 수요 창출을 위한 기업 등 참여가 필요하다.
-소비자들이 맛과 품질 외에 가치소비를 선택할 수 있도록 어떤 홍보나 교육 전략이 필요하다고 보나
▲소비 트렌드는 세대에 따라 변화하고 있으며, 합리적인 가격 대비 품질을 중요시하는 '가성비' 중심에서 소비를 통한 환경보호 활동의 간접적 참여 등 '가치소비'에 대한 관심으로 이동하고 있다. 미래세대에 먹거리에 대한 가치를 기후대응과 연계해 중요성을 전달하기 위해 관련 교육과 체험이 필수적이라고 본다. 소비자가 이해하기 쉽도록 온실가스 감축을 해야 하는 이유와 실천 방안 등의 내용을 카툰 등 다양한 형식으로 제작해 보급할 계획이다.
-해외 저탄소 인증‧라벨링 운영 사례와 비교했을 때, 우리 제도의 국제 경쟁력·차별화 포인트는 무엇인가
▲우리 제도의 큰 경쟁력은 NDC와 연계한 축산 분야 데이터 수집과 현장 이행 모니터링, 정책 연계로 이어지는 통합적 구조에 있다. 대부분의 국가들은 민간·대형 유통업체 중심 위주 판매를 위한 마케팅 전략으로 라벨링 등을 활용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축산물 등급제·이력제에 따라 출하개월령과 도체중량 등의 빅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다. 실제로 해당 데이터를 통해 농장 내에서 이뤄지는 온실가스 감축 활동을 정량적으로 평가하고, 인증 농장에서 생산되는 축산물의 유통 경로를 확인·점검하고 있다.
-저탄소 축산물 인증제의 향후 비전은 무엇인가. 이를 위한 축평원의 정책적 보완 과제는
▲저탄소 축산물 인증제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서는 참여 확대와 관심이 필수적이다. 생산 농가·유통업체·소비자 모두가 더 좋은 환경을 우리 다음 세대에 넘겨줘야 한다는 생각으로 탄소중립과 온실가스 감축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시길 바란다. 축평원은 이를 위해 기후대응과 관련한 다양한 홍보와 교육을 지원하고 있다. 농가와 유통·소비 참여 확대를 위해 인증 농장 인센티브 방안과 인증 제품 탄소중립 포인트 연계 등을 검토 중이다.
앞으로 축평원은 저탄소 축산물 인증제가 시장에서 자리 잡고, 온실가스 감축과 지속 가능한 축산으로 이어지도록 추진할 계획이다. 사업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 농가들의 참여가 확대될 수 있도록 인증 기준 보완과 절차 간소화 등을 지원하고, 소비자를 위한 인증 축산물의 판로 다변화와 인식 제고를 위한 교육·홍보 등을 강화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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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스핌] 김학선 기자 = 박병홍 축산물품질평가원장이 30일 세종시 아름동 축산물품질평가원에서 뉴스핌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5.09.30 yooksa@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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