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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혁 교수의 정치분석] 노벨상이 남긴 과제

기사입력 : 2025년10월11일 07:00

최종수정 : 2025년10월11일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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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노벨상 주간에 노벨위원회와 스웨덴한림원이 월요일 의생리학상, 화요일 물리학상, 수요일 화학상을 차례로 발표하고 스웨덴 아카데미가 목요일 문학상을 공개했다.

의생리학상은 시몬 사카구치(Shimon Sakaguchi, 오사카대학), 메리 E. 브룬코(Mary E. Brunkow, 아이데호주립대학), 프레더릭 J. 램스델(Frederick J. Ramsdell, 머크연구소)에게 돌아갔고, 화학상은 스스무 키타가와(Susumu Kitagawa, 교토대학), 리처드 롭슨(Richard Robson, 멜버른대학), 오마르 M. 야기(Omar M. Yaghi, 캘리포니아대 버클리)가 금속유기골격체(MOF) 연구로 공동 수상했다. 노벨위원회가 주발표문과 보도자료에서 강조하고 있듯, 이들의 업적은 장기성, 재현성, 제도적 안정성의 결합에서 나왔고, 이 같은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한국의 현실은 왜 우리의 제도가 아직 이 같은 환경을 만들어내지 못하는지 되묻게 한다.

일본의 사례에서 특히 눈에 들어오는 지점은 이번 수상자들이 지방대에서 배출되었다는 점이다. 올해 수상자 사카구치는 오사카대, 키타가와는 교토대에 뿌리를 두고 있다. 최근 10여 년간의 일본 과학상 수상 이력을 보면 교토대의 야마나카 신야(2012 의생리학상), 도쿄공대의 오스미 요시노리(2016 의생리학상), 기타사토대의 오무라 사토시(2015 의생리학상), 나고야대의 아마노 히로시·아카사키 이사무(2014 물리학상) 등, 도쿄대 단일 축이 아니라 교토, 오사카, 나고야, 도쿄공대, 기타사토, 홋카이도 등 지역 거점이 촘촘히 배치되어 있다.

대학별 수상자 목록을 보더라도 교토대와 나고야대, 홋카이도대가 굵직한 이름을 다수 배출했다. 수도권의 흡입력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연구 성과는 다핵 구조에서 나왔음을 알 수 있다.

[노벨위원회 홈페이지=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2025년도 노벨 화학상 수상자인 기타가와 수수무 일본 교토대 교수, 리처드 롭슨 호주 멜버른대 교수, 오마르 야기 미국 UC버클리대 교수(왼쪽부터). 2025.10.08. ihjang67@newspim.com

이 분산형 성과 뒤에는 일관된 정책과 예산 기법이 있다. 일본은 과학기술기본계획을 세대 단위로 이어 왔고, JSPS의 KAKENHI 같은 기본연구비와 WPI(World Premier International Research Center) 같은 장기 거점 프로그램을 통해 10년 이상 자율 예산과 국제공동연구를 묶어 지원했다. 제도 설계의 핵심은 실패의 비용을 낮추고, 한 주제에 오래 몰두하는 시간을 보호하는 것이다. 노벨 발표의 현장에서 제시하는 요건 중 "장기 탐구를 가능케 한 환경"은 바로 이 같은 구조에서 나온다.

한국의 양상은 다르다. 입시의 신호가 의대 쏠림을 강화했고, 그 결과 최상위 자연계 인재의 상당수가 전략기초 전공(물리·화학·수학·전자) 대신 의약학계열로 이동했다. 2025학년도 정시에서 전국 의대 지원자가 1만 명을 넘었고, 전년 대비 의약학계열 지원은 약 3500명 증가했다는 통계가 확인된다.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논의는 사회적 논쟁 끝에 일부 조정과 보류가 이어졌지만, 핵심은 한 가지다. 최상위 학생의 선택을 바꾸지 못하면 연구생태계는 출발선에서 고갈된다.

대학원과 박사후 연구 단계에서도 구조적 이탈이 계속된다. 생활임금 미만의 지원, 1~2년 단기계약 반복, 연말 집행 중심 행정과 양적 성과평가가 겹치면서 최상위 연구자가 해외로 이동하거나 연구를 접는다. 포스트닥 처우 개선 시범사업이 나왔지만(연 약 9000만 원 수준 400명 규모), 생애주기형 안정성과 자율권 결합이라는 본질적 처방으로 확장되지 못했다는 지적이 현장에 남아 있다. 발표장의 여운에서 남는 감정은 개인적 상심이 아니라 제도 실패에 대한 공적 아쉬움이다.

정책 처방은 두 층으로 나눈다. 첫째, 입구의 신호를 즉시 바꾼다. 전략기초 전공에 '국가 과학자 트랙'을 신설해 등록금 전액, 생활장학 하한선, 학부–대학원 연계 연구인턴, 병역·진로 안정 패키지를 기본조건으로 제시해야 한다. 상위권 대학의 정원과 재정 배분을 전략기초와 연동 재설계하고, 고교 단계의 탐구·프로젝트 기록을 대학 선발의 실질 변수로 끌어올려 문제풀이형 선발에서 탐구지속형 선발로 전환한다. 이 조합이 만들어내는 메시지는 단순하다. 과학을 선택해도 안전하다는 사실을 제도가 먼저 보증한다.

둘째, 과학종사자들의 삶의 불안감을 제거한다. 대학원생·포스트닥에 국가가 정한 생활임금 하한선을 도입하고, 3~5년 중기계약과 연구비 자율권을 결합한 표준 포스트닥 모델을 확산한다. 연구비 집행은 연말 몰아치기에서 중간점검과 재도전 인정 방식으로 바꾸고, 평가 프레임에 주제 난이도와 이론적 기여, 데이터 및 코드 공개, 그리고 재현성을 반영해 과정 가치를 수치로 만든다. 보고서를 줄이고 실험을 늘리는 가장 직접적인 방법이다.

이제 한국 특유의 병목, 즉 수도권 편중을 정면으로 다룬다. 일본의 노벨 과학상 계보가 보여주듯, 도쿄대 독점이 아니라 지역 거점의 중첩이 성과를 만든다. 한국도 서울 집중을 완화하지 않으면 상향식 혁신이 생태계에서 발생하지 않는다. 지방대 연구역량 강화는 선언이 아니라 배치의 문제다.

첫째, 10~15년짜리 '전략기초-지역거점 센터'를 권역별로 소수 정예 지정해 인사, 재정, 장비, 그리고 국제협력의 자율권을 일괄 부여한다. 센터장은 외부 공모로 선발하고, 테뉴어 트랙, 공동 임용, 공동 대학원생 선발을 통해 서울권 대학과 수평적 연합을 만든다.

둘째, 국가 대형 장비와 핵심 데이터 인프라를 권역으로 분산 배치하고, 운영평가를 수도권 가중치 없이 동일 잣대로 시행한다.

셋째, 교수 충원과 승진에서 '지리적 다양성 지표'를 도입해 동일 권역 내 순환 임용을 억제하고, 타 권역 이동에 재정·주거 인센티브를 연동한다.

넷째, 지역 산업·병원·지자체와 연계한 '공동 실험실(Shared Core Facility)'을 상시 운영해 연구 장비의 가동률과 기술 전이를 동시에 끌어올린다. 이 네 갈래가 맞물리면, 한국판 교토-나고야-홋카이도가 생긴다. 실제 일본 수상자들의 출신과 재직 대학 분포는 바로 이런 다핵 구조의 성과다.

세계 인재 유치는 생활과 제도의 패키지로 접근한다. 장기 자율예산, 연구소 설립권, 간소한 인사·구매권, 배우자 커리어·자녀 교육·주거를 포함한 정주 패키지, 예측 가능한 테뉴어 전환 경로를 표준화해야 한다. 동시에 해외 석학이 국내 젊은 연구자와 함께 연구할 수 있도록 공동 채용, 공동 학생 선발 및 공동 데이터 인프라를 설계한다.

일본 WPI·KAKENHI가 보여준 장기성과 국제개방이 결합될 때만 노벨급 연구의 벨트가 형성된다는 점은 노벨재단 공식 자료와 주요 해외 보도자료에서 반복 확인된다.
재원과 거버넌스는 경제상황이나 정권교체에 영향을 받지 않도록 제도를 만들 일이다. '국가 과학기금(영구기금)'을 법률로 설치해 시장경기나 정권 변화와 무관하게 기초연구 최소선을 자동 보장하고, 국회·정부·학계·산업이 참여하는 4자간 상설 거버넌스로 입시와 예산 및 평가, 인사, 이민, 정주정책 등을 모두 한 정책테이블에서 조정한다.

마지막으로 정치의 역할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정부와 야당은 정쟁은 하되 국가 핵심 정책은 손잡고 협조해야 한다. 실용을 강조하는 정권 하에서 어떻게든 여야가 손을 잡을 수 있도록 판을 깔아 주어야 한다.

이를 위해 '기초과학 육성 및 미래 과학 선도를 위한 특별위원회'를 즉시 구성하도록 유인 해야 한다. 이 특위는 수도권 편중 완화, 전략기초 인재 유입, 생애주기형 처우, 지역거점 센터와 글로벌 리크루팅, 영구기금 설치를 일정표로 고정하는 임무를 맡아야 한다.

스웨덴에서 매년 듣는 노벨 발표를 현장에서 접할 때의 감정은 간단하다. 압축된 몇 분의 발표 뒤에 수십 년의 제도가 있다는 사실을 누구나 안다. 그 몇 분에 한국 이름이 포함되지 않을 때의 허탈감은 개인적 체념이 아니라 제도 설계의 지연에서 온다. 납득 가능한 발표를 한국에서도 듣고자 한다면, 해법은 명확하다.

분산형 생태계를 설계하고, 인재의 흐름을 바꾸고, 연구의 시간을 보호한다. 정치인들이 알면서도 안했다면 직무위기이고, 몰랐다면 지금 당장 함께 머리를 맞대야 한다. 국가의 대계를 논의하는 하는 것은 여야가 따로 없다. 정쟁을 멈추고 지금부터 고치고자 노력하면, 언젠가 다음 발표에서 결과로 증명할 수 있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최연혁 스웨덴 린네대학교 교수

*필자 최연혁 교수는 = 스웨덴 예테보리대의 정부의 질 연구소에서 부패 해소를 위한 정부의 역할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다. 스톡홀름 싱크탱크인 스칸디나비아 정책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매년 알메랄렌 정치박람회에서 스톡홀름 포럼을 개최해 선진정치의 조건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그 결과를 널리 설파해 왔다. 한국외대 스웨덴어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정치학 석사 학위를 받은 후 스웨덴으로 건너가 예테보리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고 런던정경대에서 박사후과정을 거쳤다. 이후 스웨덴 쇠데르턴대에서 18년간 정치학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버클리대 사회조사연구소 객원연구원, 하와이 동서연구소 초빙연구원, 남아공 스텔렌보쉬대와 에스토니아 타르투대, 폴란드 아담미키에비취대에서 객원교수로 일했다. 현재 스웨덴 린네대학 정치학 교수로 강의와 연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저서로 '우리가 만나야 할 미래' '좋은 국가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민주주의의가 왜 좋을까' '알메달렌, 축제의 정치를 만나다' '스웨덴 패러독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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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00억달러 한미 관세협상 '마침표' [세종=뉴스핌] 김범주 기자 = 한국과 미국이 3개월에 걸친 관세협상을 최종 마무리했다. 이번 관세협상의 핵심이었던 대미 투자 3500억달러(약 497조원) 중 현금은 2000억달러(약 284조원)로 하고, 연간 투자 상한액도 200억달러(약 28조원)로 애초 협상액보다 낮췄다. 외환시장의 안정화 장치도 마련했다. 단기간의 집중 투자가 환율에 미칠 부담을 고려해 '캐피탈 콜' 방식으로 진행하기로 합의했다. 캐피탈 콜은 목표 투자금을 일시에 투입하는 것이 아니라, 일부 자본을 조성해 투자를 집행하고 추가 수요가 발생할 때마다 집행하는 투자 방식을 말한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29일 오후 한미 정상회담 결과에 대한 브리핑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한미 관세협상 세부 합의' 내용을 공개했다. [서울=뉴스핌]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경북 경주 힐튼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이 대통령 주최 정상 특별만찬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왼쪽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EC 2025 KOREA & 연합뉴스] 2025.10.29 photo@newspim.com ◆'캐피탈 콜' 방식 투자, 집중 투자 위험 분산 그동안 양국은 대미투자 3500억달러 투자 방식을 두고 접점을 찾지 못했다. 한미 정상회담 직전까지 타결 가능성이 낮았지만,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 이후 극적으로 합의에 이르렀다. 우선 한국은 미국에 2000억달러를 10년에 걸쳐 분할 투자하기로 합의했다. 다만 연간 투자액을 200억달러로 상한선을 두고, 사업 진행 속도에 맞춰 점진적으로 투자하기로 했다. 우리 정부는 가장 우려한 외환 시장의 실질적 부담이 줄었다는 점도 강조했다. 한국은행이 추정한 외화 조달 여력은 연 최대 200억달러 수준이다. 미국 측이 외환 시장과 관련한 한국 측의 요구를 받아들인 것으로 풀이된다. 김 정책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연간 200억 달러 한도 내에서 사업 진척 정도에 따라 달러를 투자한다"며 "외환시장이 감내할 수 있는 범위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과 협상 과정에서 한국 외환시장 특수성을 반영하고 외환시장의 안정 장치가 필요하다는 점을 적극 설명해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외환 시장의 실질적 부담을 크게 낮췄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핌]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경북 경주 힐튼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이 대통령 주최 정상 특별만찬에 참석한 정상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아누틴 찬위라꾼 태국 총리, 로런스 웡 싱가포르 총리,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이 대통령, 르엉 끄엉 베트남 국가주석, 크리스토퍼 럭슨 뉴질랜드 총리,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사진=APEC 2025 KOREA & 연합뉴스] 2025.10.29 photo@newspim.com ◆연 최대 200억 달러 상한, 외환시장 불안 시 조정 요청 연 납입 한도가 최대 200억달러 상한으로 설정했지만, 외환시장 불안이 우려되는 경우 납입 시기와 금액의 조정을 요청할 수 있는 별도의 근거도 마련했다는 것이 정부 측의 설명이다. 김 정책실장은 "투자 약정은 2029년 1월까지이지만, 실제 도달은 장기에 걸쳐 이뤄지며, 시장에서 매입하는 방식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조달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원금 회수를 위한 장치도 마련됐다. 상업적 합리성이 있는 프로젝트만 추진하기로 합의하고, 이를 명시하기로 했다. 현금 흐름이 보장된다고 투자위원회가 판단하는 경우만 투자할 예정이다. 김 정책실장의 설명에 따르면, 원리금 상환 전까지 한국과 미국은 5대 5 비율로 수익을 배분한다. 한국이 20년 이내에 원리금을 전액 상환받지 못할 것으로 보이면 수익 배분 비율도 조정 가능하다는 점도 명시했다. [서울=뉴스핌]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경북 경주 힐튼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이 대통령 주최 정상 특별만찬에서 건배 제의를 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 오른쪽 시계방향으로 르엉 끄엉 베트남 국가주석, 크리스토퍼 럭슨 뉴질랜드 총리,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아누틴 찬위라꾼 태국 총리, 로런스 웡 싱가포르 총리,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EC 2025 KOREA & 연합뉴스] 2025.10.29 photo@newspim.com ◆조선업 협력 프로젝트 '마스가', 韓 기업 중심 추진 한편 양국의 조선업 협력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는 한국 기업 중심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해당 프로젝트에는 1500억달러가 투입된다. 우리 기업의 투자와 보증을 포함하기로 했고, 신규 선박 건조시 장기 금융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선박 금융'을 적용하는 것에 합의했다. 이번 투자협약을 계기로 상호 관세율은 조정했다. 자동차와 부품의 관세는 25%에서 15%로 낮아졌다. 이는 일본과 유럽연합(EU) 수준으로, 한국 자동차 업계가 대미 수출 과정에서 불리하지 않은 조건으로 해석된다. 반도체 품목의 대미 관세도 대만과 동등하거나 불리하지 않은 수준으로 조정됐다. 김 정책실장은 "미국은 투자 추진 과정에서 한국이 추천하는 한국 기업을 주체로 선정하고, 한국인 프로젝트 매니저를 채용하기로 했다"며 "미국이 각 사업 추진에 필요한 토지 임대, 용수 및 전력 공급, 규제 개선 절차 등을 신속히 진행하기로 약속했다"고 덧붙였다.   wideopen@newspim.com 2025-10-29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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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공원에 '제2세종문화회관' 반응은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서울 여의도공원 북단에 제2세종문화회관이 들어선다. 현재 설계 공모 단계다. 하지만 녹지 공간 축소 등 시민들의 우려가 높다. 제2세종문화회관은 서울 영등포구 여의공원로 68에 건립될 예정이다. 여의대로와 여의서로가 맞닿아있는 여의도공원 북측 3만 4000㎡ 공간이다. 서울시는 2023년 국제 설계 공모전을 통해 선발된 국내외 유명 건축가 5팀을 대상으로 공모를 지난 7월 진행했으며 그 결과를 오는 11월 초 오세훈 서울시장이 직접 발표할 예정이다. 제2세종문화회관 조감도. [사진=서울시] 최초 계획은 영등포구 문래동의 방림방적 공장 부지였으나 서울시가 공간 협소 및 지역 예술 인프라 부족 등의 이유로 부지를 변경했다. 문래동 부지의 대지 면적이 비교적 좁고, 주변 아파트 소음피해 등을 고려했을 때 적절하지 않다는 이유를 들었다. 국회는 오 시장이 공약과 달리 부지를 일방적으로 변경했다며 2024년 11월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감사요구안을 의결했다. 감사원은 지난 7월 이 건에 대해 "지자체장이 공약을 이행할 정치적 의무를 지는 것은 논외로 하더라도 선거 전 내세운 공약을 이행해야 할 법적의무가 있다고는 할 수 없다"고 판단, 문제가 없다고 결론내 그대로 진행되고 있다. 제2세종문화회관 건립은 2023년부터 논의된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의 대표 사업으로 꼽힌다. 11월 초 건립 설계 공모 사업자가 확정되면 본격적으로 건립이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시설은 연면적 6만6,000㎡에 대공연장(1800석), 중공연장(800석), 소공연장(400석), 전시장(5670㎡), 교육시설, F&B 등 복합 인프라로 지어진다. 서울 여의도공원 북단. 그간 여의도공원으로 부지 변경 과정을 거치면서 녹지 공간 축소, 주차 등 교통문제 우려 등 다양한 문제가 제기됐다. 가장 큰 문제는 녹지 공간 훼손이다. 공연장 설립이 공원 내 한국 전통 숲 부지에 추진되며 도심 숲·공원 훼손 등을 환경 단체 및 시민사회가 2023년부터 문제 삼았다. 한강 수변 개발의 안전성, 시민 공론화 부족 등의 지적도 있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는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도시계획, 건축·교통·조경 등을 포함한 전략환경영향평가(SEA) 용역에 착수해 주요 사업 영향을 분석했다. 연내 설계 공모와 함께 세부 환경영향평가 및 행정 심의를 완료할 예정이다. 무엇보다 오 시장 당선 이후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 사업에 제2세종문화회관 건립을 끼워넣으며 차기 선거를 염두에 둔 포석이 아닌지 의심하는 시각이 없지 않다.  [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 yym58@newspim.com 서울시는 도심 여의도의 위상을 반영해 여의도공원을 국제적 도심문화공원으로 재편하며, 세계적인 관광문화명소를 조성해 도시경쟁력 향상, 문화 인프라가 부족한 서남권의 문화 균형발전 등을 도모한다는 취지로 이 사업의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그럼에도 시민들에게 피부로 와닿는 편익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인근으로 출퇴근하는 A씨는 "점심때마다 산책삼아 들르는 곳이다. 쉼터 역할을 한 수많은 나무들이 없어진다고 생각하니 아쉽다. 굳이 여의도공원에 건물을 지을 필요가 있겠냐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여의도 인근에 거주하는 B씨는 "공원 내 러닝이나 농구 등 운동을 하는 사람이 많은데 공연장이 들어오면 그 사람들은 어디로 갈까 싶다"며 "공원이나 야외 운동을 위한 시설이 더 필요하다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서울 여의도공원 북단 여의도 공원 전경. 여의도 인근이 이미 도심지역인 만큼 상습적인 교통체증과 병목현상에 대한 우려도 있다. 서울 내에서도 물가가 높은 지역이라 주차난 해소에도 시 차원의 해결책이 필요하다. 이미 여의도 인근의 대형 쇼핑몰의 높은 주차료는 악명 높은 수준인데다, 출퇴근하는 직장인들조차 지역 내 주차 공간을 확보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광화문, 대학로 등 서울 내 도심지역과 다른 권역에 비해 문화 시설이 부족한 서남권 대표 문화시설의 역할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없지 않다. 공연계에서는 마곡에 입지한 LG아트센터, 신도림 디큐브링크아트센터와 함께 서울 서부, 경기남서부의 공연 수요를 확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고 있다.  대형 공연장 관계자는 "여의도 부지가 문제가 되는 점은 출퇴근 시 교통체증이 있다는 점"이라며 "이 문제를 어떻게 풀 건지, 주차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이 필요할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jyyang@newspim.com 2025-10-29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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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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