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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합창단, 가을 정취 담은 무대 '낙엽 위에 흐르는 멜로디'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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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세종문화회관(사장 안호상)은 오는 30일과 31일 양일간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에서 서울시합창단의 두 번째 명작 시리즈 '낙엽 위에 흐르는 멜로디'를 공연한다.

깊어지는 가을, 객원 지휘자 김철의 섬세한 해석으로 북유럽의 청명함부터 한국의 서정미, 오페라의 장엄함까지 아우르는 합창 명곡들이 무대에 오른다. 이번 공연은 인간 내면의 여정, 그 속의 빛과 그림자를 음악으로 담아 관객에게 오래도록 남을 가을의 울림을 선사할 예정이다.

서울시합창단 '낙엽 위에 흐르는 멜로디' 포스터. [사진=세종문화화관]

공연의 1부는 청명한 북유럽의 자연과 신비로운 정서를 담은 합창곡들로 채워진다. 첫 곡 'Iam sol recedit(이제 해가 지고)'는 노르웨이 작곡가 올라 야일로(Ola Gjeilo)의 작품으로, 황혼의 순간을 따뜻하고 투명한 화성으로 표현한다. 오보에의 희망적이고 평화로운 선율과 합창이 어우러져, 북유럽의 고요한 석양 아래 펼쳐지는 풍경화 같은 잔잔한 울림을 선사한다.

이어지는 스웨덴 작곡가 벵트 올렌(Bengt Ollén)이 편곡한 'Trilo(어부를 기다리는 여인들의 노래)'는 바다로 나간 이를 기다리는 여인들의 애틋한 마음을 노래하는 민속 선율 기반의 곡이다. 소프라노의 맑고 청아한 독창은 망망대해 위로 흐르는 고요한 물결처럼, 기다림의 그리움을 섬세하게 노래한다.

1부의 하이라이트는 올라 야일로의 대곡 'Dreamweaver(꿈을 엮는 자)'가 장식한다. 노르웨이의 중세 민속 서사시 'Draumkvedet(꿈의 시)'에서 영감을 받은 이 작품은, 겨울밤 여러 날 동안 깊은 잠에 빠져든 주인공의 이야기를 다룬다. 각 악장은 영화의 한 장면처럼 파노라마로 펼쳐지며, 꿈속에서 겪는 깊고 환상적인 여정을 생생하게 묘사한다. 소프라노의 음색으로 주인공의 내면을 비추고, 합창과 피아노는 북극광(오로라)처럼 신비롭고 환상적인 음향의 풍경을 그려내며 관객을 꿈의 세계로 안내한다.

2부에서는 한국의 서정미와 오페라의 장엄한 감정의 깊이를 담은 작품들이 이어진다. 윤동주와 도종환, 두 시인의 시에 곡을 입힌 작품들이 합창으로 새롭게 무대에 오른다. 윤동주 시인의 시에 작곡가 이용주가 곡을 붙인 '별 헤는 밤'은 밤하늘의 별을 헤아리듯, 서정적인 합창 선율을 통해 고요한 사색과 성찰의 순간을 선사한다. 도종환 시인의 시에 작곡가 최정연이 곡을 붙인 '바람이 오면'은 해금과 클라리넷이 절묘하게 어우러지고, 소프라노의 목소리와 합창이 더해져 시에 담긴 여백의 미와 아련한 그리움을 한 폭의 동양화처럼 담담히 그려낸다.

서울시합창단 '낙엽 위에 흐르는 멜로디' 객원지휘자 김철. [사진=세종문화화관]

이어 전경숙이 편곡한 '뱃노래'는 우리 민요의 흥겨운 가락에 모듬북의 역동적인 리듬이 더해져 생동감 넘치는 에너지를 전달하고, 삶의 희로애락을 합창 속에 담아낸다.

이어지는 두 곡의 오페라 합창은 고전적 긴장감 속에 격정적인 감정의 흐름을 녹여낸다. 첫 곡은 광대의 아리아 'Mein Sehnen, mein Wähnen(나의 그리움이여, 나의 망상이여)'이다. 코른골트(E.W. Korngold)의 오페라 '죽음의 도시' 2막에 등장하는 아리아를 합창으로 편곡한 작품으로, 죽은 아내를 잊지 못하는 주인공의 혼란과 망상이 광대의 노래를 통해 은유적으로 드러나며 비극적 감정의 깊이를 더한다.

두 번째 곡은 바그너(R. Wagner)의 유일한 희극 오페라 '뉘른베르크의 명가수' 3막 중 'Silentium! Wach auf, es nahet gen den Tag(침묵하라! 깨어나라! 날이 밝아 오고 있다)'로, 장대한 합창이 대미를 장식한다. 이는 위대한 예술가를 향한 시민들의 찬사를 힘차게 노래하며, 웅장하고 드라마틱한 울림으로 공연의 감동을 극대화한다.

이번 공연을 이끄는 객원 지휘자 김철(현 전주시립합창단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는 "가을의 끝자락에 선보이는 이번 무대는 인간 내면의 빛과 그림자, 기쁨과 슬픔을 한 편의 시처럼 엮어내는 시간이 될 것"이라며, "서울시합창단과 함께하는 이번 무대가 관객들에게 멜로디를 넘어, 깊은 서사의 울림과 오래도록 지워지지 않을 잔향을 남기길 바란다"고 전했다.

jyya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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