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찬우 기자 = HD현대 오너가 3세인 정기선 수석부회장이 회장으로 승진한다. 이로써 기존 권오갑 회장 아래 전문 경영인 체제를 이어오던 HD현대는 오너 경영 체제로 전환된다. 권 회장은 명예회장으로 추대된다.

HD현대는 17일 2025년도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는 HD현대중공업·HD현대미포, HD현대건설기계·HD현대인프라코어의 통합을 앞둔 상황에서 조직의 혼선을 최소화하고 합병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한 차원에서 예년보다 이른 시점에 발표됐다.

정기선 HD현대 회장. [사진=HD현대]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정기선 수석부회장의 회장 승진이다. 권오갑 회장은 명예회장으로 추대되며, 내년 3월 주주총회를 끝으로 HD현대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날 예정이다.

새 HD현대 대표이사는 조영철 부회장이 내정됐으며, 정기선 회장과 공동대표 체제로 전환된다.

HD현대 조영철 부회장. [사진제공=HD현대]

HD현대중공업에서는 금석호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 이상균 부회장과 함께 공동대표에 내정됐다. 금 사장은 경영지원·재경·자산·동반성장 등 경영 전반을 총괄할 예정이다.

HD현대중공업 이상균 부회장. [사진제공=HD현대]

오는 12월 1일 HD현대중공업에 통합되는 HD현대미포의 김형관 사장은 HD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겨 정기선 회장과 공동대표를 맡는다. 기존 김성준 대표는 사장으로 승진, HD현대마린솔루션 대표이사에 내정됐다.

내년 1월 1일 통합되는 건설기계 부문에서도 변화가 있었다. 문재영 부사장이 HD건설기계 대표로, 송희준 부사장이 건설기계 중간지주사인 HD현대사이트솔루션 대표로 각각 내정됐다. 또한 김완수 HD현대로보틱스 대표는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이날 발표된 내정자들은 주총 및 이사회를 거쳐 정식 선임될 예정이다.

◆ 정기선 체제, 미래 성장동력 확보 가속

정기선 신임 회장은 연세대 경제학과와 미국 스탠퍼드대 MBA를 졸업한 뒤, 2009년 현대중공업 기획실 재무팀에서 커리어를 시작했다.

이후 HD현대 경영지원실장, HD현대중공업 선박영업 대표, HD현대마린솔루션 대표이사를 거쳐 그룹의 주요 계열사 경영을 두루 경험했다.

그는 HD현대마린솔루션 설립을 주도해 시가총액 11조원 규모의 주력 계열사로 성장시켰으며, 2021년 두산인프라코어 인수를 이끌어 건설기계 사업을 그룹의 핵심축으로 키웠다. 

최근에는 AI·디지털 혁신, 친환경 원천기술 확보 등 미래 성장동력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미국 주요 인사들과의 연쇄 회동을 통해 조선업 재건과 글로벌 협력 강화에도 나서고 있다.

◆ "일하고 싶은 회사" 만드는 리더십

정 회장은 '일하고 싶은 회사, 꿈을 펼칠 수 있는 회사'를 만들겠다는 비전을 내세우며 조직문화 혁신에도 적극적이다.

초등학교 입학 전 자녀를 둔 임직원에게 3년간 1인당 1800만원을 지원하고, 그룹 어린이집 '드림보트'를 운영하는 등 복지 확대에 앞장서고 있다. 

또 신입사원부터 팀장급까지 전 계층을 대상으로 타운홀 미팅을 정례화해 임직원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HD현대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치열해지는 글로벌 경쟁 속에서 새로운 리더십으로 새로운 시대를 열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며 "신구 경영진의 조화와 협력을 통해 기존 사업의 성장과 더불어 혁신적인 신사업 발굴에도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HD현대는 세계 최고 수준의 조선업 위상을 유지하며, 마스가(MASGA: 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 프로젝트의 성공과 함께 국가 경제 발전에도 기여하겠다"고 덧붙였다.

정기선 HD현대 회장. [사진=HD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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