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억 피해, 캄보디아서 사기 활동
조직적 범행 수법, 수사 확대 예정
[부산=뉴스핌] 남동현 기자 = SNS를 통해 모집한 대포통장을 해외 사기조직에 넘긴 일당 48명을 경찰에 붙잡혔다. 이번 수사로 해외 거점과 연계된 대포통장 유통 구조가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부산경찰청은 텔레그램 등 SNS를 통해 대포통장 명의자를 모집한 후 캄보디아 내 형제단지·태자단지 등에서 활동하는 사기 범죄조직에 합류하게 하여 4개월간 56억원 상당을 편취한 유통책 A씨 등 27명을 붙잡아 이중 18명을 구속했다고 12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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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이 압수한 사업자 등록증 및 법인계좌 통장 [사진=부산경찰청] 2025.11.12 |
이들은 지난 2월부터 5월까지 텔레그램 등 SNS를 통해 개인 계좌 1000~1200만원, 코인 계좌 2000만원, 법인 계좌 2500만원 등 수수료를 지급한다고 광고해 대포통장 명의자를 모집했다.
모집책은 명의자와 만나 휴대폰을 세팅한 뒤 긴급여권으로 캄보디아로 출국시켰다. 캄보디아 범죄조직원이 공항에서 마중 나와 명의자를 숙소로 안내하고, 세팅된 휴대폰과 OTP카드 등을 인수해 즉시 코인·주식투자, 로맨스스캠, 보이스피싱 등 사기 범행에 이용했다.
캄보디아 내 사기 범죄조직은 수사기관 추적을 피하기 위해 현금 대신 테더코인(USDT)을 구매해 개인 코인 지갑으로 송금했다. 계좌 명의자들은 귀국 후 취업 사기, 납치, 감금 등 허위 신고를 했으나,
경찰은 현지 조직원 지시로 허위신고를 한 사실을 확인했다. 실제 적극적으로 기망행위를 한 명의자 2명은 위계에의한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추가 입건했다.
경찰은 또 SNS를 통해 고수익 아르바이트 구인 글을 올려 명의자를 모집한 후, 파인애플 공장에서 6개월간 일하면 1억원을 지급하겠다고 속여 유령법인을 설립해 법인계좌를 유통한 일당 21명을 붙잡아 이중 8명을 구속했다.
이들은 지난 4월부터 7월까지 피해자 68명으로부터 14억 2000만원 상당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서울·부산·대전·충남 등 전국 각지에 조직원을 두고 15개 유령법인을 설립해 법인통장을 개설한 후, 4개 법인통장을 캄보디아 프놈펜과 시아누크빌에서 활동하는 현지 범죄조직에 수천만원을 받고 유통했다.
국내 총책 A씨는 조직원들에게 신체 문신을 강요하고, 손가락을 잘라 보이라며 압박했으며, 굴신 인사(90도)를 하도록 행동강령을 만들고 이를 어길 시 상급자가 하급자를 야구방망이 등으로 폭행하는 등 신흥 조직폭력 형태의 체계가 있었다.
이번 수사를 통해 국내·외에서 대포통장을 모집해 해외 사기 범죄조직과 연계해 피해자들을 속이거나 피해금을 세탁하는 범행 수법이 확인됐다.
급전이 필요한 20대 초중반 사회 초년생들이 금융계좌 제공 대가로 1,000만원 상당의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광고를 보고 범행에 직접 가담했고, 더 많은 수수료를 받기 위해 추가 계좌를 모집해 캄보디아 범죄조직에 가입하는 등 적극적으로 범행에 가담했다.
경찰 관계자는 "해외 범죄조직에 대포통장 제공 등 가담 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시민들의 적극적인 신고를 당부드린다"면서 "향후 투자사기, 로맨스 스캠 등 사기 범죄조직에 대한 수사를 확대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ndh4000@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