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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일동 땅꺼짐, 사고 원인은 나왔지만…책임 규명은 여전히 '공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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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 단계에선 자연적 취약성 발견
시공·발주·관리에서는 인재 요소 확인했지만
대우건설 '부분 과실'만 지적
발주처·지자체 책임도 판단 유보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지난 3월 발생한 명일동 땅꺼짐 사고가 구조적 취약성과 관리 부실이 겹쳐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으나 정작 사고 책임 주체는 정확히 특정되지 않았다. 장기간의 조사가 책임 공백으로 마침표를 찍었다는 점에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 지하 불연속면 사실상 발견 어려워…지하수위 급락 등도 원인

3일 국토교통부 중앙지하사고조사위원회(이하 사조위)에 따르면 명일동 땅꺼짐 사고의 직접 원인은 지하에 존재하던 불연속면과 그로 인해 형성된 대규모 쐐기형 토체였다.

사고 지점 상부에는 세 개의 불연속면이 교차하는 구조적 취약 지반이 원래부터 존재했고, 이들이 만나는 지점에 형성된 쐐기형 토체가 터널 안쪽으로 미끄러지기 쉬운 형태였다는 설명이다. 박인준 사조위원장은 "설계·시공 단계에서 드러나지 않았던 자연적 구조이자 원래 지반이 가진 취약성"이라며 "시추조사 과정에서도 시료가 물에 의해 교란돼 불연속면 존재 여부를 식별하기 어려웠던 정황도 확인됐다.

직접 원인 위에 더해 사고를 유발한 간접 요인 세 가지도 제시됐다. 첫 번째는 세종–포천 고속도로 터널 공사로 인한 지하수위 급락이다. 2017년 공사 시작 당시 -3m 수준이었던 지하수위는 2022년 공사 종료 무렵 -18~26m까지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량 배수가 지속되며 지반이 유지하던 자연 지지력이 약화됐고, 이는 쐐기형 토체의 연약화를 촉진했다는 분석이다.

두 번째는 NATM 공법의 지보 성능 한계다. 지반이완을 최소화하기 위해 숏크리트(압축 공기를 이용해 콘크리트나 모르타르를 시공면에 뿜어 붙이는 공법)를 타설하고 록볼트(지반이 강도를 발휘하도록 도와주는 지보재)와 함께 복합지보구조를 형성하는 공법이다. 이 공법은 당초 산악지형 중심으로 개발돼 도심지 심층 토사층에서 대규모 쐐기형 토체를 지지하기에는 근본적 한계가 있다.

강관보강 그라우팅(터널 굴착면 주변 지반의 안정성 확보를 위해 미리 굴착할 터널 외곽에 소구경 강관을 여러 단으로 삽입하고 그라우트액을 주입하여 지반의 강성을 높이고 붕괴를 방지하는 공법)은 설계 기준에 따라 시공됐다. 그라우트액 주입량이 다른 구간보다 더 많았음에도 토체가 감당해야 할 하중을 버티기 어려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 위원장은 "지반 상태를 고려하면 2중을 넘어 3중 보강까지 필요할 정도로 불리한 조건이었다"고 말했다. 

노후 하수관의 장기 누수도 지목을 받았다. 사고 지점 인근 하수관로는 과거부터 누수가 지속적으로 발생해 왔으며, 누수된 오수가 불연속면과 토체 경계부를 반복적으로 교란해 지반을 약화시킨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지하 수위가 어느 수준 이하로 떨어지면 비정상이라고 볼 수 있다는 절대적 기준이 없는 상황이다.

김태병 국토부 기술안전정책관은 "NATM 공법 자체가 배수 기반 공법이어서, 공사 과정에서 지하수위가 하락하는 것은 어느 정도 필연적인 현상"이라고 말했다.

◆ 사조위 "자연·관리·공법이 복합된 사고… 단일 책임 규정 불가"

원인은 찾았지만 책임 주체는 명확히 특정되지 않았다. 사조위가 사고 직접 원인 자체는 지반이 가진 고유한 취약성에 있지만 이를 전적으로 자연재해로 보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동시에 내놓으면서다.

박 위원장은 "불연속면과 쐐기형 토체는 원래 지반이 가진 구조적 특성으로, 그 자체만 놓고 보면 자연적 요인에 가깝다"면서도 "이번 사고는 자연적 구조(불연속면) 위에 지하수위 급락, 하수관 누수, 공법의 한계가 동시에 작용한 복합 사고"라고 규정하며 단일 원인으로 단정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어 "고의·과실 여부, 행정적 책임은 서울시와 경찰이 판단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시공사인 대우건설의 책임을 묻기도 애매하다. 터널이 설계 기준에 맞게 굴착·보강되고 있었고, 이미 사고 지점을 약 20m 정도 안전하게 지나간 상태에서 지반이 붕괴했기 때문이다. 비개착 터널 공사에서 시추조사 기준은 100m마다 1회다. 대우건설은 보다 촘촘한 50m 간격으로 시추를 수행했으며 시추 결과에서도 사고 직전까지 특이한 징후는 발견되지 않았다.

박인준 명일동 땅꺼짐 사고 중앙지하사고조사위원회 위원장이 2일 사고 원인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정영희 기자]

대우건설의 과실은 ▲NATM 그라우팅 시공 방식이 시방서와 일치하지 않은 점 ▲굴진면 관찰 과정에서 측면 전개도 작성이 누락된 점 ▲사고 당일 이상 징후를 인지하고도 교통 통제를 즉시 시행하지 못한 점으로 좁혀졌다. 다만 이는 사고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 요소가 아니다.

대우건설 측은 시공 과정에서의 미비점에 대한 구체적 소명을 마친 상황이다. 현장에선 시방서에 강관 다단 그라우팅 공법(강관을 일정한 간격으로 설치하고 내부에 주입제를 다단계로 주입해 강관과 주변 지반을 일체화시는 방식)을 활용했다고 기재했으나, 조사 결과 강관 동시 주입 그라우팅 공법(강관 내외부의 패커를 이용해 주입재를 동시에 고압으로 주입하는 기술)을 적용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강관 다단 그라우팅 공법은 오래 전부터 실제 현장에서의 적용이 줄었고, 실제로는 보다 안전성이 높은 후자를 적용한다"며 "시방서에 다른 공법이 적힌 것은 작성 과정의 단순 착오로, 설계도서와 착공 도면 등 다른 문서에는 모두 동시 주입 방식으로 기재돼 있다"고 설명했다.

굴진 시 측면 전개도를 작성하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현실적인 한계를 강조했다. 굴진 직후 버력(흙, 암석 등 부스러진 물질)을 걷어낸 상태가 가장 불안정해 즉시 구조 보강과 쇼크리트 타설을 해야 하는데, 그 상황에서 측면 전개도를 작성하려고 불안정한 상태를 오래 방치하는 것이 더 위험하다는 판단을 내렸다는 주장이다. 

사고 당일 이상 징후 발견 후 즉시 교통을 통제하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사고 당일 막장 구간에서 물기 비침 등 비정상 신호를 확인하자마자 즉시 보고했고, 현장소장이 1~2분 내 근로자 전면 철수를 지시한 다음 4~5분 사이에 붕괴 사고가 발생했다"며 "통제를 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사고 진행 속도가 너무 빨라 현실적으로 불가능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도심지에서는 선진국들이 거의 사용하지 않는 NATM 방식을 채택한 서울시도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국토부 관계자는 "도심지에서 NATM을 계속 쓰는 이유는 결국 경제성 때문"이라며 "지하수를 빼지 않는 방식의 TBM(터널굴착기를 동원해 암반을 압쇄하거나 절삭해 굴착하는 기계식 굴착공법) 등의 공법이 안전성 측면에서 더 적합함에도, 상대적으로 공사비가 낮은 NATM이 관행적으로 선택돼 왔다"고 말했다.

하수관 장기 누수는 강동구청이 해결해야 할 문제다. 누수 하수관은 매립된 지 30년이 넘었으나 더 연한이 오래된 하수관부터 순차적으로 교체하고 있어 개보수 우선순위가 뒤로 밀려 있었다. 사조위는 "하수관 누수 방치 책임은 행정기관이 판단할 사안"이라며 정확한 책임 소재를 가리지는 않았다. 

사망자가 발생한 중대한 사고인 데다 8개월간의 조사 결과가 결국 책임 여부를 판단하기 곤란하다는 방향으로 귀결되면서 이 같은 공백에 대한 비판이 확대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서울시나 지자체가 더 안전한 공법이나 넓은 범위의 시설 교체가 필요하다는 점을 인지하면서도, 예산 제약 때문에 최적 조치를 하지 못하는 구조적 한계가 드러난 것"이라며 "원인이 복합적이라면 각 이해당사자가 서로 '우리 소관이 아니다'라는 말만 반복할 텐데, 이렇게 되면 앞으로 비슷한 공사를 하는 현장에서도 누가 어떤 기준으로 결정해야 하는지 아무도 답을 못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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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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