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경제 경제일반

속보

더보기

[기자수첩] '투명성'인가 '쇼'인가…업무보고 생중계의 '명암'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李 대통령, '국민 생중계' 방식 업무보고 진행
공항공사 '100달러 밀반출' 논란…"수법 유출"
정치권 "알박기 민낯 드러내" vs "망신 주기"
적절 공개 기준 필요…자극 장면 소비 말아야

[세종=뉴스핌] 김기랑 기자 = 최근 진행 중인 부처 업무보고에서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참석자다. 이재명 대통령이 생중계를 지시함에 따라, 대통령과 관료만 있던 회의실에 전 국민이 방청객으로 들어왔다. 카메라를 통해 정책 보고 과정이 그대로 공개되면서 업무보고는 더 이상 내부 절차가 아니라 보여지는 국정이 됐다. 밀실 보고를 걷어냈다는 평가와 함께, 국정이 장면 중심으로 소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동시에 제기되는 이유다.

이 대통령은 지난 11일 기획재정부와 국가데이터처 등을 필두로 업무보고를 받기 시작했다. 중앙부처와 위원회, 공공기관, 업무 연관성이 높은 유관기관 등이 순차적으로 업무보고 대상에 올랐다. 첫 보고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전 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업무보고를 받는다니까 스트레스를 받는 분들이 많다는 소문이 있다"고 말하며 공직자들에게 책임 있는 자세를 주문했다. 형식만 놓고 보면 메시지는 분명하다. 대통령에게만 설명하던 정책을 이제 국민에게도 함께 전하라는 것이다.

이 방식이 주는 효과도 분명하다. 각 부처와 기관 등이 어떤 정책을 어떤 논리로 설명했고, 무엇을 언제까지 하겠다고 약속했는지가 영상으로 고스란히 남는다. 업무보고가 끝난 뒤 "그런 말 한 적 없다"는 식의 책임 회피는 훨씬 어려워졌다. 정책의 주체와 발언이 기록으로 남는다는 점에서 투명성이라는 목표에는 분명히 가까워진 셈이다.

경제부 김기랑 기자

그러나 생중계의 빛은 곧바로 그림자를 만들었다. 대표적인 장면은 국토교통부와 인천국제공항공사 업무보고에서 나왔다. 이 대통령이 외화 밀반출 점검과 관련해 "100달러짜리를 책갈피처럼 끼워 나가면 안 걸린다는 게 사실이냐"고 묻자, 이학재 인천공항공사 사장은 즉답을 하지 못했다. 이후 이 사장은 페이스북에 "힐난을 당했다"는 글을 올려, 생중계를 통해 밀반출 수법이 오히려 널리 알려졌다는 우려를 공개적으로 제기했다.

또 이 대통령이 "100% 수하물 개장 검색"까지 언급하자, 이 사장은 "그렇게 하면 공항 운영이 마비된다"고 반박했다. 이후 야권에서는 "이 대통령이 달러 반출 수법을 알려준 셈"이라는 비판과 함께, 과거 이 대통령의 논란 사건을 거론하며 공격성 발언까지 쏟아졌다. 외환·보안이라는 고도의 전문 영역이 생중계 한 장면 속에서 보안 리스크와 정치 공방의 소재로 동시에 소비된 것이다.

이를 두고 정치권의 반응은 극명하게 갈렸다.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공공기관 업무보고를 두고 "알박기와 낙하산으로 얼룩진 일부 공공기관의 민낯이 드러났다"며 대통령의 공개 질책을 개혁의 신호로 해석했다. 반면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전 정부 인사라는 이유만으로 낙인을 찍어 공개적으로 괴롭히는 모습"이라며 생중계 방식 자체를 권력 과시의 무대로 규정했다. 같은 화면을 두고 여당은 '개혁'으로, 야당은 '망신주기'로 읽어낸 셈이다.

아이러니한 점은 이 생중계의 출발점이 정책이었다는 사실이다. 첫날 기재부 업무보고에서 이 대통령은 양극화 완화를 위한 재정 정책과 세제 개편, 통신비 인하, 물가 안정 방안 등을 하나하나 짚으며 속도감 있는 집행을 주문했다. 국세청과 관세청 업무보고에서는 칭찬과 압박을 오가며 세외수입 통합관리의 진척 상황을 따져 물었다. 내용만 놓고 보면 정책적 질문과 점검이 중심이었다.

그러나 며칠이 지나 포털의 연관 검색어와 SNS에 남은 것은 세제나 재정 운용이 아니라 '책갈피 달러', '인천공항공사 사장 면박', '알박기 민낯', '팥쥐 엄마 갑질' 같은 단어들이었다. 정책의 방향보다 누가 혼났는지, 누가 말문이 막혔는지, 이 대통령이 어떤 표현을 썼는지가 더 빠르게 확산됐다. 정책을 위해 연 생중계가 결과적으로는 장면을 소비하는 생중계로 변질될 위험이 드러난 것이다.

국민들 앞에 더 많이 보여주려는 시도를 단순히 '쇼'라고 치부할 수는 없다. 비공개 회의실 안에서만 돌아가던 결정 과정을 일정 부분 밖으로 끌어낸 것 자체가 분명한 변화이기도 하다. 문제는 그 무대 위에서 오가는 내용이 얼마나 정책에 가까운지, 그리고 그 과정이 행정과 보안 측면에서 안전한지다.

외환·안보·산업 기밀처럼 민감한 사안은 원칙적으로 비공개를 전제로 하고, 공개 가능한 범위를 사전에 정하는 기준이 필요하다. 동시에 생중계 이전에 핵심 자료와 쟁점을 국민에게 설명하고, 이후에는 정책의 후속 조치와 성과를 다시 점검하는 구조가 만들어져야 한다. 이런 기준과 구조가 없는 한 업무보고는 한번 소비되고 사라지는 장면으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결국 문제는 공개 여부가 아니라 공개의 기준이다. 무엇을 보여주고 무엇을 가릴지에 대한 원칙 없이 카메라만 켜 놓는다면, 투명성은 쉽게 장면과 흥행에 잠식된다. 올바른 기준을 바탕으로 남긴 생중계의 기록이 정책의 책임으로 이어질 때, 비로소 업무보고 공개는 의미를 갖게 된다. 반대로 생중계의 기록들이 자극적인 장면 소비로만 끝난다면, 이는 투명성이 아니라 또 다른 방식의 쇼가 될 뿐이다.

rang@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기내서 보조배터리 충전 전면 금지"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국내 항공사들이 항공기 객실 내 보조배터리 사용을 전면 금지했다. 최근 기내에서 보조배터리 발화와 연기 발생 사고가 잇따르자 안전 조치를 대폭 강화한 것이다. 2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티웨이항공은 오는 23일부터 비행 중 보조배터리로 휴대전화를 충전하거나 보조배터리 자체를 충전하는 행위를 금지한다. 서울 김포국제공항 국내선 출발층 에어부산 수속카운터 전광판에 보조 배터리 기내 선반 탑재 금지 안내문이 표시돼 있다. [사진=뉴스핌DB] 전자기기 충전이 필요할 경우 좌석 전원 포트를 이용하도록 안내했으며, 포트가 없는 기종은 탑승 전 충분히 충전할 것을 권고했다. 보조배터리 반입은 허용되지만 단자에 절연 테이프를 부착하거나 개별 파우치에 보관하는 등 합선 방지 조치를 해야 한다. 이로써 국내 여객 항공사 11곳 모두가 기내 보조배터리 사용을 제한하게 됐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진에어 등 대형사와 저비용항공사(LCC)들도 이미 금지 조치를 시행 중이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유사 사고가 이어지면서 글로벌 항공업계 전반으로 규제 강화 움직임이 확산되는 추세다. 항공업계는 운항 중 화재가 발생할 경우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선제적 대응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일부 항공기에는 충전 설비가 충분하지 않아 승객 불편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syu@newspim.com 2026-02-20 15:23
사진
"하메네이 제거 후가 더 문제"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대해 "열흘 안에 결정하겠다"고 시한을 제시하고, 초기 단계의 제한적 선제공격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 가운데, 이란 정권이 실제로 붕괴할 경우 이를 대체할 뚜렷한 세력이 없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1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부를 겨냥한 군사 옵션을 선택할 경우 가장 큰 변수는 '그 이후'라고 지적했다. 최고지도자를 제거하더라도 누가 권력을 승계할지, 어떤 체제가 들어설지 불확실하다는 것이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사진=로이터 뉴스핌] 전 이란 고위 관리 출신으로 현재 미국에서 활동하는 반체제 인사 모흐센 사제가라는 "하메네이와 최고 지휘관들을 제거한다면 문제는 그 다음"이라며 "이란이 실패 국가로 전락할 위험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 역시 최근 의회에서 복잡한 권력 이행 과정에서 미국이 협력할 상대를 찾아야 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WSJ는 1979년 이란 혁명 당시와 현재를 대비했다. 당시에는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라는 구심점 아래 국내외 세력이 결집했지만, 지금은 그에 상응하는 상징적 지도자가 부재하다는 것이다. 이란 내부에서는 지난 10여 년간 선거 부정 의혹, 여성 인권 문제, 경제 위기 등을 계기로 반정부 시위가 반복돼왔다. 최근에도 "하메네이에 죽음을"이라는 구호가 등장하는 등 반발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이들 시위는 명확한 지도부나 조직 체계를 갖추지 못한 채 산발적으로 전개되고 있다는 평가다. 해외 반체제 세력 역시 단일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시린 에바디는 하메네이 제거를 위한 표적 공격에 찬성 입장을 밝혔지만, 이란 내 정치 활동가들 사이에서는 군사 개입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가장 주목받는 해외 인사는 팔레비 왕정의 마지막 왕세자인 레자 팔레비다. 그는 세속 민주주의로의 전환을 주장하며 지도자로 나설 뜻을 밝혔지만, 부친 통치 시절의 정치적 탄압과 사회적 불평등을 기억하는 이란인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논란의 대상이다. 특히 쿠르드족과 아제르바이잔족 등 소수 민족 사회에서는 중앙집권적 통치에 대한 불신이 남아 있다. 좌파 성향의 이슬람계 반정부 단체 무자헤딘-에-할크(MEK)도 조직력을 갖추고 있지만, 해외 기반이 강하고 과거 이라크와 협력한 전력 등으로 국내 지지는 제한적이다. 일부 중동 및 유럽 당국자들은 하메네이 제거가 곧 체제 붕괴로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한다. 보수 성향 인사들이 권력을 승계하거나, 오히려 더 강경한 체제로 재편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란 의회 의장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등 강경 인물이 전면에 나설 경우 노선이 한층 강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반면 1980년대 소련의 페레스트로이카와 유사한 점진적 개혁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시각도 있다. 이슬람공화국 창시자의 손자인 세예드 알리 호메이니가 온건 성향 종교인들과 가까운 인물로 거론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제한적 타격을 시작으로 압박 수위를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는 상황에서, 정권 교체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경우 이란은 권력 공백과 내부 분열에 직면하거나, 반대로 더 강경한 체제로 재편될 가능성도 있다는 진단이다. wonjc6@newspim.com     2026-02-20 15:50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