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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책임제' 다시 꺼낸 정부…과거 실패 되풀이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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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차관급 담당자 지정 '물가 책임제' 검토 중
물가 위기감 확산…체감물가·수입물가 모두 상승
李 "주요 민생 품목 수급 상황 면밀 점검하라" 지시
MB 정부 '물가관리 실명제' 운영…성과 無 평가 받아
전문가 "전임 정부도 다 실패…안정 효과 제한적일 것"

[세종=뉴스핌] 김기랑 기자 = 고환율 여파로 수입물가와 체감물가가 동시에 들썩이자 정부가 품목별 담당자를 지정해 가격과 수급을 관리하는 '물가 책임제'를 재가동하기로 했다. 물가 문제를 행정 관리 대상으로 직접 다루겠다는 판단이 반영된 조치지만, 과거 정부에서도 유사한 방식이 반복됐던 만큼 실효성을 둘러싼 의문이 함께 제기된다.

실제 이전 정부들 역시 물가 불안 국면마다 품목별 책임 관리 체계를 도입했지만, 가격 안정으로 이어진 사례는 많지 않았다. 담당자 지정과 집중 관리가 단기적인 압박 효과를 내는 데는 도움이 됐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가격 상승이 한꺼번에 반영되거나 관리 대상 품목의 가격이 오히려 더 빠르게 오르는 등 한계를 드러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 고환율·체감물가 압박에 커진 위기감…李 "민생 부담 커"

18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각 부처 차관을 '물가안정 책임관'으로 지정해 소관 품목의 가격과 수급을 점검·관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농·축산물과 가공식품은 농림축산식품부가, 수산물은 해양수산부가, 석유류는 산업통상부가 각각 담당하는 방식이다. 소비자 물가를 구성하는 458개 전 품목을 대상으로 삼는 방안까지 거론할 만큼 위기 인식이 강한 상태다.

정부가 물가 책임제를 재가동하려는 배경에는 최근 물가 흐름에 대한 위기감이 깔려 있다. 지난달 소비자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4% 상승해 두 달 연속 올해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자주 구매하는 품목 위주로 구성돼 체감물가에 가까운 생활물가지수는 2.9% 오르면서 1년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식품업계가 잇달아 가격 인상에 나서는 가운데 라면부터 맥주, 우유, 버거 등의 가격이 1일부터 동시에 인상된다. 올해 들어 가격을 올리거나 올리기로 한 식품·외식 업체는 40곳을 훌쩍 넘겼다. 업계는 원재료 가격 상승과 인건비 인상 등에 따른 불가피한 조치라는 입장이지만,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물가에는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1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2025.04.01 yooksa@newspim.com

특히 원/달러 환율 상승이 수입물가를 자극하고 있다. 지난 11월 수입물가 지수는 전달보다 2.6% 올라 지난해 4월 이후 1년 7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수입물가는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되는 만큼, 당분간 물가 상승 압력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국제유가가 하락했음에도 환율 영향으로 석유류 가격이 전년 대비 5% 넘게 오른 점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물가에 관한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 수위 역시 최근 들어 한층 높아졌다. 이 대통령은 지난 4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최근 체감물가가 높아지며 민생에 적지 않은 부담이 되고 있다"며 "관계부처들은 주요 민생 품목의 수급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고, 물가 안정을 위한 정책 수단을 선제적으로 동원해달라"고 주문했다. 그는 "물가 안정이 곧 민생 안정"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6월 수석보좌관회의에서는 "물가 때문에 국민들의 고통이 큰데, 유가 인상과 연동돼서 물가 불안이 다시 시작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언급한 바 있다. 당시에는 물가 흐름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는 수준이었다면, 이번에는 체감물가를 직접 언급하며 구체적인 대응을 지시하는 단계로 메시지가 한층 진화한 셈이다.

[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 뉴욕증시가 인공지능(AI) 관련주에 대한 회의론이 확산되며 하락 마감한 가운데, 18일 오전 코스피가 전장 종가보다 75.72 포인트(1.87%) 하락하며 3980.69로, 코스닥은 13.81포인트(1.52%) 하락한 897.26으로 장을 시작한 가운데,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장 대비 1.80원 하락한 1478.00원에 주간거래를 시작했다. 2025.12.18 yym58@newspim.com

◆ 과거 정부서도 반복된 '품목 관리'…성과보다 한계 부각

물가 불안이 커질 때마다 정부가 품목별 책임 관리에 나선 전례는 여러 차례 있었다. 이명박 정부는 '물가관리 책임실명제'를 운영했었고, 윤석열 정부도 '범부처 특별물가 안정체계'를 가동해 각 부처 차관을 물가안정 책임관으로 지정했던 바 있다.

이명박 정부는 2008년 물가 상승률이 4%대까지 치솟자 쌀·배추·돼지고기 등 생활 필수품 50개를 선정해 담당 공무원을 지정하는 방식의 물가 관리 체계를 가동했다. 농식품부 내에서도 실·국 단위로 품목을 나눠 관리했고, 공정거래위원회는 유통 과정의 담합 여부를 점검하는 역할을 맡았다. 현재 논의 중인 제도와 비교하면, 책임 주체의 직급이 차관급으로 높아졌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행정안전부와 경찰청, 소방청, 인사혁신처 업무보고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그러나 당시 정책은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관리 대상에 포함됐던 주요 품목들의 가격은 제도 시행 이후 오히려 전체 소비자 물가 상승률을 웃돌며 더 빠르게 올랐다. 가격 상승 압력을 행정적으로 억누르는 방식이 시장의 왜곡을 키웠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당시 업계는 원가 부담이 누적된 상황에서 가격 조정이 제한되자, 인상 시점을 미루다가 한꺼번에 반영하는 대응이 불가피했다는 입장이었다. 그 결과 단기적인 가격 안정 효과는 나타났을지 몰라도, 시간이 지나면서 오히려 가격 변동성이 커졌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윤석열 정부도 2023년 물가 불안 국면에서 범부처 차원의 물가 관리 체계를 가동하며 유사한 접근을 시도했지만, 구조적인 물가 흐름을 바꾸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는 평을 받았다. 당시에도 국제 원자재 가격과 환율 변동 등 대외 요인이 물가를 좌우하는 비중이 컸고, 부처별 관리와 점검만으로는 상승 압력을 상쇄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이어졌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가격 관리 신호가 반복될수록 기업들이 용량 축소나 원가 절감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지적한다. 소비자가 체감하기 어려운 방식으로 부담이 전가되는 '숨은 인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가격 인상에 대한 압박이 커질수록 비용 구조를 내부적으로 조정하는 쪽이 위험 부담이 적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이에 단기적으로는 가격 안정 효과가 유지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품질 저하나 실질 구매력 감소로 이어져 소비자 체감 부담을 키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 국내 주유소 휘발유와 경유의 주간 평균 가격이 7주 만에 하락 전환한 가운데 14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표시되어 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12월 둘째 주(12월 7일∼12월 11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는 지난주보다 ℓ당 0.7원 내린 1746.0원이었다. 경유 평균 판매 가격은 전주 대비 2.4원 하락한 1660.5원을 기록했다.2025.12.14. gdlee@newspim.com

일각에서는 이번 물가 책임제 재추진이 정책 효과보다 책임 구조에 방점이 찍힌 것 아니냐는 해석도 제기한다. 범정부 차원의 대응이라는 명분 아래, 동시에 각 부처에 부담을 나누는 성격이 함께 담겼다는 시각이다. 물가가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지표인 만큼, 단일 부처의 성과로 책임을 묻기 어려운 상황에서 관리 주체를 분산해 정책 실패의 부담을 나누려는 구조로 읽힐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 정책 성과에 대한 평가 기준이 모호해지면서, 실제 물가 안정 효과보다는 관리 체계 유지 자체가 목표가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과거 사례를 돌아보면 물가 책임제는 정부가 물가 상황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신호를 시장에 전달하는 역할은 했지만, 중장기적인 가격 안정으로 이어지는 데에는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물가가 환율, 국제 원자재 가격, 공급망 구조 등 외부 변수의 영향을 크게 받는 상황에서 품목별 행정 관리만으로는 상승 압력을 상쇄하기 어렵다는 구조적 한계가 반복적으로 드러났다는 것이다.

이에 외환시장 안정이나 원가 부담 완화 등 근본 요인에 대한 대응이 병행되지 않는다면, 이번 물가 책임제 역시 단기적인 관리 효과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책 의지와 관리 체계 강화만으로는 물가 흐름을 바꾸기 어렵다는 점이 과거 경험을 통해 확인됐다는 해석이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에서도 비슷한 제도를 운영했지만, 제대로 된 효과를 거두지 못했었다. 전임 정부들이 왜 실패했는지에 대한 반성이 (제도 추진 전에) 있어야 한다"며 "이번 정부의 물가 책임제는 규모 등이 늘어나면서 좀 더 적극적인 성격을 띠고 있지만, 물가 안정 효과는 극히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ra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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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레노, 벼랑에 선 한국축구 구할까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2026 북중미 월드컵 이후 '난파선'이 된 한국 축구가 로베르토 모레노(48·스페인)에게 반등의 첫 단추를 맡겼다. 대한축구협회는 1일 천안 코리아풋볼파크에서 2026년도 제7차 이사회를 열고 모레노 감독을 포함한 6명의 코칭스태프 선임을 승인했다. 계약기간은 오는 11월 27일까지다. 9월부터 11월까지 6차례 A매치를 지휘한다. 이후 평가를 거쳐 2027년 1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리는 아시안컵까지 지휘봉을 맡을 가능성도 열어뒀다. 이번 선임은 단순한 '임시 감독 카드'로 보기 어렵다. 한국 축구가 모레노에게 기대하는 것은 단순한 승리가 아니다. 대표팀 축구가 다시 정상적으로 작동한다는 신호탄을 쏘아 올려야한다.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2021-2022시즌 스페인 그라나다 CF 감독 재임 시절 로베르토 모레노. [사진=게티이미지]2026.09.01 psoq1337@newspim.com 모레노는 전술과 데이터 분석에 강점을 가진 지도자다. FC바르셀로나와 스페인 대표팀에서 루이스 엔리케 감독의 수석코치를 맡았다. 엔리케 사단의 핵심으로 스페인 대표팀과 세계 정상급 클럽의 전술 시스템을 경험했다. 선수 역할 설정과 상대 분석에도 능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짧은 기간 선수들을 파악하고 전술적 색깔을 입혀야 하는 임시 감독의 조건과 맞아떨어진다. 코칭스태프도 사실상 '모레노 사단'으로 꾸려졌다. 에두아르도 도캄포 수석코치를 비롯해 하신트 마그리냐, 빅토르 브라보 데 소토 코치가 합류한다. 하비에로 초카로 피지컬 코치와 니코 보쉬 골키퍼 코치까지 모두 스페인 출신이다. 다만 모레노의 감독 경력에는 분명한 약점도 있다. 수석코치로 쌓은 경력에 비해 독립적인 감독으로서의 성과는 미미하다. AS모나코에서는 6개월 만에 지휘봉을 내려놨다. 그라나다에서도 성적 부진으로 경질됐다. 러시아 소치에서는 2부리그 팀의 승격을 이끌었지만 다음 시즌 초반 7경기에서 1승에 그치며 경질됐다.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2021-2022시즌 스페인 그라나다 CF 감독 재임 시절 로베르토 모레노. [사진=게티이미지] 2026.09.01 psoq1337@newspim.com 따라서 모레노에게도 임시 한국 사령탑 자리는 중요한 승부처다. 한국에서 성과를 낸다면 하락세였던 감독 경력을 반전시킬 수 있다. 아시안컵까지 지휘봉을 이어갈 경우 국제무대에서 자신의 능력을 다시 증명할 기회도 얻는다. 한국 축구 역시 마찬가지다. 모레노의 성공은 곧 대표팀의 재출발을 의미한다. 전술이 정착되고 경기력이 개선되며 젊은 선수들의 경쟁력이 확인된다면 무너진 신뢰를 회복할 최소한의 기반을 만들 수 있다. 모레노에게 주어진 시간은 길지 않다. 6경기 동안 대표팀의 새로운 정체성을 보여줘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결과와 내용이다. 단순히 승수를 쌓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선수 선발의 기준을 세우고 포지션 경쟁을 유도해야 한다. 전술적 일관성을 확보해야 한다. 월드컵에서 드러난 문제를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 경기장에서 보여줘야 한다. psoq1337@newspim.com 2026-09-01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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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총 10배 증가' 팀 쿡 시대의 종언 이 기사는 8월 31일 오후 4시56분 '해외 주식 투자의 도우미' GAM(Global Asset Management)에 출고된 프리미엄 기사입니다. GAM에서 회원 가입을 하면 9000여 해외 종목의 프리미엄 기사를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핌] 김현영 기자 = 2026년 8월 31일은 팀 쿡이 애플(종목코드: AAPL) 최고경영자(CEO)로서 보내는 마지막 근무일이다. 2011년 스티브 잡스 사망 이후 15년간 애플을 이끌어온 그는 다음 날인 9월 1일부로 이사회 의장으로 물러나고, 오랜 기간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부문을 총괄해온 존 터너스 수석부사장이 새로운 수장 자리에 오른다. 취임 8일 만에 신제품 발표회라는 첫 시험대에 오르는 터너스의 데뷔 무대는 9월 9일로 예정돼 있으며, 이 자리에서 애플의 첫 폴더블 아이폰이 공개될 가능성이 유력하게 점쳐지면서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시총 10배 키운 팀 쿡, 그가 남긴 유산 쿡이 재임하는 동안 애플의 시가총액은 약 3,500억 달러에서 4조 6000억달러 이상으로 불어났다. 지난 7월에는 잠시 5조 달러 선을 넘기도 했다. 전설적인 창업자의 뒤를 이어받는다는 것 자체가 상당한 부담을 수반하는 과제임에도, 쿡은 재임 기간 주주가치를 10배 넘게 끌어올렸다. 시장에서는 지난 15년간 전 세계에서 주주가치를 견인한 CEO들 가운데서도 가장 성공적인 축에 속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사진=애플] 쿡의 가장 큰 공로로 꼽히는 것은 2007년 처음 출시된 아이폰 사업을 애플의 지속적인 성장을 견인하는 엔진으로 완전히 변모시켰다는 점이다. 아이폰은 2025년 애플 전체 매출 4,161억 달러 가운데 2,095억 달러를 차지하며 단일 사업 부문이 전체 매출의 약 50%를 책임졌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글로벌리서치의 왐시 모한 애널리스트는 아이폰 제품군을 다양한 가격대에 걸쳐 폭넓게 확장시키고, 이와 연동된 공급망의 복잡성을 관리해낸 것이 전적으로 쿡의 공로라고 평가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쿡은 애플뮤직플러스, 애플TV플러스, 애플피트니스플러스, 애플워치, 에어팟 등 아이폰과 연계된 폭넓은 제품·서비스 생태계를 구축했다. 그 결과 서비스 부문은 이제 애플의 두 번째로 큰 사업으로 자리 잡아 지난해 1,091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세 번째로 큰 부문인 웨어러블 기기 역시 356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만약 쿡이 아이폰 프랜차이즈를 서비스 부문으로까지 확장하지 못했다면, 오늘날과 같은 규모와 위상의 애플은 존재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평가가 뒤따른다. 2007년 아이폰을 공개한 故 스티브 잡스 [사진=블룸버그] 재임 기간 내내 비판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일각의 비판론자들은 아이폰의 뒤를 이을 만한 후속 제품이 부재하다는 점을 회사의 혁신 동력 약화를 보여주는 신호로 지적해왔다. 이에 대해 모한 애널리스트는 쿡이 물려받은 포트폴리오를 고려할 때 그가 각 사업 부문을 엄청나게 성장시켰으나, 아이폰이 워낙 크고 성공적이다 보니 다른 성과들을 가려버리는 측면이 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실제로 수년 만에 처음 선보인 신규 제품군이었던 비전 프로는 다소 아쉬운 성과에 그쳤지만, 애플은 이 헤드셋을 위해 개발한 일부 기술을 향후 출시할 스마트글라스에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들어서는 생성형 AI(인공지능) 도입이 더디다는 비판에 직면하며 차세대 개선판 시리(Siri)의 출시가 지연된 상태다. 그럼에도 AI 칩과 데이터센터에 수천억 달러를 쏟아붓고 있는 경쟁사들과 달리, 애플은 월가를 뒤흔들고 있는 AI발 밸류에이션 충격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편이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 완벽주의자 터너스는 누구인가 바통을 이어받는 존 터너스는 2001년 애플 제품 디자인팀의 일원으로 입사한 뒤 2013년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부문 부사장으로 승진했고, 2021년에는 수석부사장 자리에 올랐다. 펜실베이니아대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했으며 애플 입사 전에는 버추얼 리서치 시스템스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다. 지난 3월 맥북 네오 공개 행사 등 주요 제품 발표 무대에 여러 차례 등장하며 존재감을 넓혀왔지만, 최근 몇 년간 회사를 유심히 지켜본 이들이 아니고서는 여전히 대중에게는 낯선 인물이라는 평가가 많다. 애플 팀 쿡 최고경영자(CEO, 좌)와 차기 CEO로 취임 예정인 존 터너스 [사진=블룸버그] 터너스는 애플이 추구하는 완벽주의적 성향을 그대로 체현한 인물로도 알려져 있다. 그는 2024년 펜실베이니아대 공대 졸업식 축사에서, 자신이 맡았던 첫 애플 제품인 애플 시네마 디스플레이의 후면 나사 홈 개수를 두고 협력업체와 벌였던 실랑이를 소개한 바 있다. 협력업체가 제시한 나사는 홈이 35개였지만 터너스는 애플이 원하는 25개를 끝내 고수했다는 일화로, 사소해 보이는 부분까지 최선을 다하는 것이 제품을 대하는 자신의 원칙이라는 취지였다. 애플 측은 맥 라인업을 역대 최고 인기 제품군으로 끌어올리고 아이폰17 시리즈를 성공적으로 선보였으며 에어팟을 개선하는 데 터너스가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여러 제품에 사용되는 재활용 알루미늄 합금 개발을 주도했고, 애플워치 울트라3에 적용된 3D 프린팅 티타늄 소재 작업에도 관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아이폰 17 프로 [사진=블룸버그] 지난 4월 발표된 이번 경영권 승계는 애플이 기기 사업이라는 본업에 다시 힘을 싣겠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공급망과 영업, 재무에 밝았던 쿡과 달리 터너스는 하드웨어 엔지니어 출신이기 때문이다. 그가 외부 영입 인사가 아니라 회사 내부를 25년 가까이 깊이 이해하고 있는 인물이라는 점은 경영권 교체기에 흔히 발생하는 운영·전략적 실수의 위험을 낮춰주는 요인으로 꼽힌다. 다만 그만큼 더딘 전환기라는 변명은 통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터너스는 AI가 촉발한 기술업계의 대격변 한복판에서 애플을 이끌게 됐다. 아이폰을 뒤이을 차세대 성장동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과제도 안고 있다. 스마트글라스나 AI 핀 등 AI 기반 신제품에 사활을 건 경쟁사들이 늘어나는 가운데 애플 역시 소비자 전자업계에서의 지배력을 이어가려면 이 분야에서 자체적인 답을 내놓아야 하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투자자들은 정교한 가격 전략과 흠잡을 데 없는 실행력, 실질적인 파급력을 갖춘 제품 로드맵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 9월 9일 데뷔 무대, 관전 포인트는 '폴더블 아이폰' 터너스 신임 CEO에게 주어진 첫 시험대는 예상보다 훨씬 빨리 찾아온다. 애플은 9월 9일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파크 내 스티브 잡스 극장에서 신제품 발표 행사를 연다. 이미 "서프라이즈 앤드 샤인(Surprise and Shine)"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눈길을 끌 만한 제품 공개를 예고한 상태다. 애플은 구체적인 제품 라인업을 아직 밝히지 않았지만, 신형 아이폰과 업그레이드된 애플워치는 물론 스마트홈 시장을 겨냥한 여러 제품을 포함해 최대 8종에 달하는 기기가 공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애플이 8월 26일(현지시간) 내달 9일 행사 계획을 발표했다.[사진=애플 웹사이트] 가장 유력한 라인업은 아이폰18 프로와 아이폰18 프로맥스를 포함한 아이폰18 시리즈다. 더 낮은 발열과 긴 사용 시간을 구현할 것으로 기대되는 신형 2나노미터(nm) A20 프로 칩과 배터리 효율 개선·프라이버시 강화·혼잡한 데이터 네트워크 환경에서의 성능 향상을 가능케 할 C2 칩이 함께 탑재될 전망이다. 더 빠른 칩과 개선된 배터리, 카메라 성능이 적용되며 최소한 대형 모델에는 기계식 조리개가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아이폰 에어 2세대와 일반형 아이폰18은 이번 행사에서 빠질 것으로 보인다. 애플이 연중 판매를 고르게 분산하기 위해 이들 제품과 보급형 아이폰18e, 신형 맥, 아이패드의 출시를 내년 봄으로 미룰 것이라는 관측이다. 시장의 진짜 관심은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에 쏠려 있다. '아이폰 폴드' 혹은 '아이폰 울트라'로 불릴 가능성이 있는 이 제품이 현실화된다면, 아이폰X(아이폰 텐)과 3D 안면인식 도입 이후 최대 변화로 꼽힐 만한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터너스가 이 제품 개발을 직접 주도해왔으며, 그의 취임 시점 자체가 출시에 맞춰졌다는 해석도 나온다. 접었을 때는 여권 크기의 일반 스마트폰처럼 작동하다가 펼치면 책처럼 바깥쪽으로 열리며 태블릿 크기의 화면이 드러나는 구조로, 일반 스마트폰처럼 쓸 수 있는 5.3인치 외부 화면과 펼치면 나타나는 7.8인치 내부 화면 등 두 개의 화면을 갖출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유출 정보에 따르면 페이스 ID 대신 터치 ID를 탑재하고, 멀티태스킹에 최적화된 초박형 디자인으로 데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가격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여러 매체 보도와 시장조사업체 IDC의 나빌라 포팔 수석 리서치 디렉터에 따르면 예상 소비자가격은 2,000~2,500달러 수준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포팔 디렉터는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이 제품이 상당한 성공을 거둘 것으로 내다봤는데, 최상위층 소비자를 겨냥한 제품인 만큼 이들이 구매를 위해 줄을 설 것이라는 설명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 프리미엄 폴더블 기기가 판매가를 끌어올리는 동시에 애플에 새로운 마진 성장 동력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IDC는 애플이 출시 첫해에만 1,000만 대 이상을 출하하며 침체가 예상되던 폴더블 시장 전체를 구해낼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힘입어 올해 폴더블 부문이 12.6% 성장하고 내년에는 성장률이 18%로 가속화될 것으로 IDC는 전망했으며, 2027년까지 애플이 전 세계 폴더블폰 출하량의 40%, 1,700만 대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②편에서 계속됨 kimhyun01@newspim.com 2026-09-01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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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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