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기술이전에 '에이비엘바이오·올릭스' 6배 ↑
[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2025년 코스닥 시장에서 가장 두드러진 흐름은 '로봇'과 '바이오'였다. 연초 대비 주가가 10배 이상 급등한 종목들이 잇따라 등장하며, 코스닥 상승률 상위권을 두 산업 관련 종목들이 대거 차지했다. 글로벌 기술 트렌드와 정책 기대, 그리고 실제 기업 성과가 맞물리며 중소형 성장주 중심의 강한 랠리가 펼쳐졌다는 평가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1월2일~12월 30일) 코스닥 시장에서 주가 등락률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 로봇과 바이오 관련 기업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상승률 1위는 원익홀딩스로, 연초 2550원에서 연말 4만8700원까지 오르며 1809%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어 씨어스테크놀로지(1137%), 로보티즈(1052%)가 각각 2·3위에 올랐고, 디앤디파마텍(654%), 올릭스(628%), 큐리언트(601%), 에이비엘바이오(568%) 등 바이오 기업들도 대거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시장에서는 이번 랠리를 단순한 테마성 급등이 아닌, 구조적 성장 기대가 반영된 결과로 보고 있다. 로봇 산업의 경우 글로벌 제조업 환경 변화와 인공지능(AI) 기술 발전이 맞물리며 성장 기반이 확대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휴머노이드 로봇과 물류·제조 자동화 투자가 본격화되면서 국내 로봇 기업들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졌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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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로봇 관련 종목들은 수치상으로도 가파른 상승 흐름을 보였다. '원익홀딩스'는 연초 2550원에서 연말 4만8700원까지 오르며 1809% 급등했다. 자회사 원익로보틱스가 글로벌 빅테크 기업 메타와 협력 관계를 구축하며 산업용 로봇 사업 확대 기대가 부각된 점이 주가 상승의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로보티즈'는 연초 2만원대 초반에서 연말 26만원까지 치솟으며 협동로봇·액추에이터 부문 성장 기대를 주가에 반영했다. '클로봇' 역시 연초 8910원에서 연말 6만3000원으로 올라 607% 상승하며 AI 기반 물류·서비스 로봇 수요 확대의 대표 수혜주로 부각됐다.
증권가에서는 로봇 산업을 둘러싼 환경 변화가 2025년 주가 흐름을 결정지은 핵심 요인으로 보고 있다. 양승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제조업 전반에서 인력난과 비용 부담이 구조적으로 심화되고 있고, 협동로봇과 지능형 로봇 도입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다"며 "국내 로봇 기업들은 부품 국산화와 기술 내재화를 바탕으로 중장기 성장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바이오 업종 역시 2025년 코스닥 랠리의 또 다른 축이었다. 특히 기술이전 성과가 실제 계약으로 이어지며 '기대주'가 아닌 '실적 가시화 단계'에 들어섰다는 점이 주가 급등의 배경으로 꼽힌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연초 2만원대 후반이던 주가가 연말 20만원까지 치솟으며 시가총액이 급격히 불어났다. 혈뇌장벽(BBB) 플랫폼 기술을 앞세운 글로벌 빅파마 기술수출 성과가 직접적인 주가 동력으로 작용했다. '올릭스' 역시 연초 1만9000원대에서 연말 14만원대까지 오르며 RNA 간섭(RNAi) 기반 치료제 기술 경쟁력을 시장에 각인시켰다.
정이수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바이오 기업의 전체 계약 중 70%가 플랫폼 기술 관련 계약으로, 섹터 내 플랫폼 가치 확장이 본격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올해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의 연간 기술 수출 규모는 약 17조400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며 "앞으로 플랫폼 기술을 보유한 바이오 기업에 대한 시장 프리미엄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같은 바이오 플랫폼 확산 흐름은 헬스케어 영역으로도 확장됐다. 주가 상승률 2위를 기록한 '씨어스테크놀로지(씨어스)'는 연초 1만510원에서 12월 30일 13만100원까지 오르며 1137% 급등했다. 모바일 심전도 분석 솔루션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이 의료 데이터 플랫폼으로 진화하면서, 보험 급여 적용 확대와 해외 시장 진출 기대가 동시에 부각된 점이 주가를 끌어올린 배경으로 평가된다.
'로봇'과 '바이오'가 동시에 부각된 배경에는 정책적 환경도 한몫했다. 정부가 AI·반도체·바이오·로봇을 핵심 전략 산업으로 지정하고 대규모 성장 펀드 조성을 공식화하면서, 중장기 자금 유입에 대한 기대가 주가에 선반영됐다는 분석이다. 특히 코스닥 시장은 대형주보다 성장 서사가 뚜렷한 중소형 기술주에 자금이 집중되는 특성이 강해, 정책 기대가 주가 변동성 확대라는 형태로 나타났다.
증권가에서는 정책 기대와 계절적 수급 요인이 맞물리며 코스닥 강세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태윤선 KB증권 연구원은 "통상 코스닥 시장은 1~2월에 강세를 보이는 경향이 있다"며 "그동안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로봇과 바이오 업종 가운데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을 중심으로 선별적인 접근이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nylee54@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