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VIP 만찬 도중 자리를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만찬 연설에 나선 하워드 루트닉 미국 상무장관이 유럽을 강하게 비판하자 유럽 관계자들이 불편을 드러낸 가운데 벌어진 일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이번 소동은 21일(현지시간) 다보스에서 열린 초청 만찬에서 발생했다. 루트닉 장관은 연설에서 유럽의 에너지 정책과 글로벌 경쟁력을 문제 삼는 발언을 했고, 이에 야유와 반발이 이어졌다. 현장에 있던 블랙록 최고경영자(CEO) 래리 핑크는 행사 주최자이자 WEF 임시 공동의장 자격으로 참석자들에게 진정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라가르드 총재는 연설 도중 자리를 떠난 참석자 가운데 한 명이었다고,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들이 전했다. 일부 외신은 라가르드 총재 외에도 여러 유럽 인사들이 불편한 기색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한 참석자는 당시 분위기를 "긴장됐다"고 표현했고, 또 다른 참석자는 "시끄럽고 자극적이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루트닉 장관은 재생에너지보다 석탄을 에너지원으로 중시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으며, 유럽을 깎아내리는 표현도 사용했다. 그는 앞서 FT 기고문에서 "우리는 현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다보스에 온 것이 아니라 이를 정면으로 맞서기 위해 왔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자본주의에는 새로운 보안관이 등장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야유를 보낸 인물 가운데에는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도 포함돼 있었다는 증언이 나왔다. 이에 대해 미 상무부는 "야유는 단 한 명이 했으며, 그 인물은 앨 고어였다"고 밝혔다.
이번 소동은 미·유럽 간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발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그린란드를 '획득'하지 못할 경우 일부 유럽 국가에 새로운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하며 논란을 키우고 있다. 유럽 당국자들은 이를 강하게 반발하며 대응 방안을 검토 중이다.
세계경제포럼은 이번 사안에 대해 즉각적인 논평을 내놓지 않았고, ECB 역시 별도의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올해 다보스 포럼의 공식 주제는 '대화의 정신(A spirit of dialogue)'이다.
koinwo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