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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장항준 감독 "꼭 가족들과 다시 보고싶은 영화란 말, 가장 기분 좋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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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영화 '왕과 사는 남자'의 장항준 감독이 승자의 기록인 역사의 이면을 들춘다. 단종과 그 마지막을 지킨 촌부의 이야기로 새로운 상상력을 펼쳐낸다.

장항준 감독은 23일 '왕과 사는 남자' 개봉 인터뷰에서 시사회 이후 쏟아진 관객들의 반응에 설레는 심경을 털어놨다. 매일 아침 자신의 이름을 포털 사이트 검색창에 검색해본다는 그는 "너무 기분이 좋다"면서 웃었다.

"좋은 반응들이 나와서 기분이 좋고 다행이에요. 저뿐만 아니고 우리 배우, 스태프들 모든 사람이 아침에 일어나면 검색을 해요. 아직 뚜껑이 안 열렸으니 즐거운 시간, 좀 설레는 시간이죠. 시사회에서 울고 웃고 하면서 많이 울고 갔다. '개봉하면 꼭 우리 가족들과 티켓 끊어서 또 볼 생각이다' 하는 반응들이 참 좋았어요. 밖에서 맛있는 거 먹어도 가족들과 먹고 싶잖아요. 그런 느낌을 받고 가신 것 같아 좋았습니다."

영화 '왕과 사는 남자'의 장항준 감독. [사진=(주)쇼박스]

'왕과 사는 남자'는 어린 나이에 비극을 맞은 왕, 단종의 마지막을 다루지만 수양대군이 등장하지 않는다. 장항준 감독은 그 이유를 천천히 설명하며 "원래 진짜 악의 축은 안보이는 게 더 무서운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은 한명회가 그 기능을 다 하고 있어요. 수양은 실제로도 전면에 나선 적이 없거든요. 나서는 것 자체가 본인의 정치적 입지나 이미지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긴 한데. 영화에서도 한명회가 수양의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어찌 보면 수양이 왕이 되는 데 가장 결정적인 역할을 한 사람이 한명회잖아요. 수양은 아예 처음부터 고려의 대상이 아니었습니다. 잠깐 까메오로 누가 나온다고 생각을 했을때도 거기서 몰입이 깨지는 건 싫거든요."

극중 엄흥도(유해진)는 깊은 산골마을에서 배를 곯고 사는 마을 사람들과 사냥을 하다, 유배지에 온 양반 덕에 부흥한 마을을 보게 된다. 이후 유배온 양반을 유치하겠다는 욕망을 품고, 결국 노산군(박지훈)이 청령포로 오게된다. 이후 두 사람은 목숨을 걸 정도로 깊은 관계를 쌓아가게 된다.

"극 안에서는 어떤 인물이든 성장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홍위도, 엄흥도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주요 인물들을 우리가 보고 감정을 따라가기 때문에 후에 완전히 비합리적인 선택, 희생을 하기 위해선 우리와 닮은, 세속적인 인물이 필요했어요. 모두에게 익숙한 세속적인 면, 그 속이 뻔히 들여다 보이는 좀 귀여운 면들이 있어서 웃음짓고 공감을 얻고 동질감을 느끼죠. 흥도의 시선으로 관객들이 홍위를 바라볼 수 있게 해야 하니까요."

영화 '왕과 사는 남자'의 장항준 감독. [사진=(주)쇼박스]

두 사람의 관계는 그야말로 이 영화를 끌고가는 중심이 된다. 원망, 실망, 동정, 연민, 우정, 충(忠), 정(情) 같은 것이 점진적으로, 또 뒤섞인 채로 둘 사이에 쌓여나간다. 장 감독은 한 가지로 설명할 수 없는 둘 사이의 관계와 감정이 살아야만 이 영화도 성공을 향해갈 수 있다고 봤다.

"그게 안 살면 이 영화는 실패하는 거라고 생각했어요. 말씀하신 그 감정, 정이라고 할 수 있을지 충이라고 할 수 있을지, 의(義)라고 할 수 있을지. 그런 것들이 살지 않으면 이 영화가 큰 기능을 하기 힘들다고 봤어요. 또 서로가 서로한테 배우는 거라고 생각을 했어요. 흥도는 홍위를 보면서 배우고 홍위는 진짜 백성들의 삶을 본 거죠. 홍위는 조선의 왕들 중에 궁궐에서 태어난 몇 안되는 왕이거든요. 궁궐에선 알지 못했을 이 소년 왕이 유배지에서 진짜 백성들의 삶을 보고 그들의 소망, 무엇을 즐기고 어떤 것을 원하는지를 알게 되죠."

흥도는 홍위를 챙기고 모시지만 왕으로서 섬긴다. 홍위는 흥도의 속물같은 속내를 알지만, 그가 원하는 것을 기꺼이 내어준다. 민초들은 사는 게 어려워도 왕에겐 좋은 음식을 대접하려 애쓴다. '왕과 사는 남자'에서 단종은 유약하게만 그려지지 않는다. 장 감독은 "단종이 심성이 나약했다는 기록은 어디에도 없다"면서 왕다운 면모를 보여주고 싶었던 이유를 밝혔다. 

"단종이 어떤 사람인지 모르지만 수많은 사람들이 희생한 대가인 저 사람이 그 자질을 갖고 있는 사람이었음 했어요. 힘 없이 나약한 인물은 아니었으면. 실제 역사에도 오히려 능력이 총명했고, 학문적인 습득도 빨랐고, 사리 분별이 명확하고, 활쏘기를 잘해서 세종대왕이 상당히 총애했던 손자였다. 문종도 진짜 끔찍하게 아끼던 아들이었다는 기록이 남아있죠. 나약함은 후대에 만들어진 거예요. 정치적 희생양, 정치적 결과와 이미지의 산물일 뿐이죠. 홍위가 처음에 유배길에 가면서 슬프고 살고 싶지 않은 표정을 하고 있는데, 그때도 '나는 이제 어떡하지'가 아니에요. 나를 따르고 좋아하고 아끼던 사람들이 나 때문에 다 죽었어요. 그 표정이죠. 이기적인 나만의 표정이 아닌 거예요. 유배지에서도 그런 위험이 다가오니까 살리고 싶어진 것이고, 그 안에 흥도도 있었던 거죠. 그런 부분이 중요했어요."

영화 '왕과 사는 남자'의 장항준 감독. [사진=(주)쇼박스]

걸출한 배우 유해진은 물론이고 '왕사남' 시사 이후에 관람객들 사이 박지훈의 연기 칭찬이 쏟아졌다. 장항준 감독은 "단종의 나이대가 애매했다. 박지훈 씨를 만나봤는데 요즘 20대 같지 않았다"면서 예상 외로 침착한 그의 스타일을 얘기했다. 

"단종이 유배온 게 17살 때이고 찍을 때 박지훈 씨가 27세였어요. 17살이 되게 애매한 나이예요. 어른도 아니고 애도 아니고. 애가 하자니 너무 우리가 아는 17살은 고등학생인데. 박지훈 씨가 굉장히 동안이고 피부도 좋았어요. 같이 일하면서 연기적이야 말할 것도 없고 되게 좀 이 나이대 남자배우 같지 않다. 굉장히 침착하고 생각이 막 들뜨거나 이런 게 없어요. 기분이 좋은지 우울한지 배가 부른지 웃긴지 모르겠는 거예요. 되게 진중하고 예 알겠습니다. 이런 정도여서 지금보다 더 스타가 돼도 변하지 않겠구나. 진폭이 큰 사람들은 잘 변하잖아요. 좀 단단한 20대 같은 그런 게 느껴졌어요. 쉽게 흔들리지 않는 것이 인간적으로도 좀 장점이라고 생각했어요. 유해진 씨도 그런 부분이 가장 마음에 들었을 거예요. '어머 선배님 뭐 드셨어요?' 이런 스타일 딱 싫어하거든요."

마지막 장면은 배우 유해진이 직접 제안해 넣은 장면이다. 원래 시나리오엔 없었음을 장 감독도 확인해줬다. 그는 "분장 전에 찍은 사진 한 장에서 시작됐다"면서 독특한 회상 장면을 넣게 된 과정을 얘기했다. 그 장면을 보면서 흥도도, 관객들도 단종은 아직 어린 애였지, 하는 먹먹한 감정에 빠져들게 되고 비극의 운명을 맞지 않았다면 어땠을지 한번 더 생각에 잠기게 된다.

"분장팀이 우연히 물가에서 찍은 사진을 유해진 씨가 봤어요. 저도 봤고 '묘하네' 생각했는데 너무 마음이 미어진다고 하더라고요. 우리가 찍어 보면 어떨까. 그때만 해도 어디 넣을지도 생각 안했어요. 그건 과거의 어느 장면일 수도 있고 판타지일 수도 있어서 좋았어요. 무엇보다 그걸 보면서 '그렇지, 애였지. 물 장난 치는 소년이었지' 하는 감정이 들죠. 유해진 씨의 제안이 아니었으면은 아마 안 찍었을 것 같아요. 과거 회상 신에 웃는 얼굴을 찍는 건 좀 뻔하잖아요. 그런 신은 찍었어도 넣지 않았을 것 같아요. 영화를 통해 흥도의 시선으로 바라본 흥위를 보여주는 동시에, 지켜주지 못한 정의, 실현되지 못한 정의에 대한 태도를 보여주려 했어요. 다 문 밖에 있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해요. 사실 가장 중요한 게 사실을 잊지 않는다 의미이기도 하겠죠."

jyya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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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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