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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보다 금, 온스당 5000달러 '골드 러시'가 말하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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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년간 금과 달러의 엇박자
수십년 저평가된 리스크 '가격표'
AI 모델이 말하는 금값 전망은

[서울=뉴스핌] 황숙혜 기자 = 온스당 5000달러를 뚫고 오른 금값을 숫자만 보면 또 하나의 신고가일 뿐이지만 달러 인덱스(DXY)와 차트를 겹쳐 보면 다른 그림이 보인다.

지난 1년 동안 금값이 70% 가까이 뛴 반면 달러 인덱스는 9% 넘게 밀렸다. 달러가 여전히 기축통화라는 명함을 들고 있지만 보수적인 자금을 필두로 달러보다 금을 신뢰하는 움직임이 두드러진다.

인공지능(AI) 도구로 수십 년 치 통화와 원자재, 위험자산 데이터를 겹쳐 보면 이번 골드 랠리는 단순한 안전자산 선호가 아니라 달러보다 금을 더 믿는 시대로의 구조적 전환이라는 사실이 확인된다.

지난 12개월 사이 금 현물 가격은 온스당 약 3000달러대에서 5000달러를 넘기며 70% 가량 급등했고, 1월 25~26일 사이에는 전자거래 기준으로 5090달러 안팎까지 치솟았다. 같은 기간 미국 달러 인덱스는 최근 97 선까지 하락해 2025년 1월 이후 약 9.2% 떨어졌다.

AI 기반 시계열 분석 알고리즘으로 2000년 이후 데이터를 돌려 보면, 연간 기준으로 금이 40% 이상 오르면서 달러 인덱스가 8% 이상 떨어진 조합은 2008년 금융위기 직후와 2020년 팬데믹 이후, 그리고 최근까지 단 세 번뿐이다. 세 차례 모두 공통점을 갖고 있다. 시장이 더 이상 중앙은행과 재무부가 '언젠가 모든 것을 정상으로 되돌릴 것'이라는 서사를 온전히 믿지 않는다는 점이다.

통화 쌍 차트도 같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트레이딩이코노믹스에 따르면 2025년 한 해 동안 유로/달러 환율은 런던 마감 기준 1.0400에서 1.1756으로 13% 넘게 상승했다는 집계가 나와 있다. AI 도구를 이용해 환율 데이터를 정규화해 보면, 달러는 유로나 파운드 같은 선진국 통화 대비로도 약해졌고, 엔화에 대해서만 겨우 보합 수준을 유지했다.

존재감 높이는 금과 흔들리는 달러 [AI 일러스트=황숙혜 기자]

2026년 들어서도 1월 23일 기준 유로/달러는 1.1828까지 올라 있고, 같은 날 USD/JPY는 155.67 수준으로 1년 전과 비교해 엔화가 소폭 강세를 보인 상태다. 달러가 전방위적으로 폭락한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달러 일극 체제'가 흔들릴 때 시장이 찾는 피난처가 이제 예금도, 국채도 아니라는 사실은 분명하다.

금 가격과 달러인덱스를 동시에 학습시킨 AI 모형은 최근 6개월간 두 자산의 상관계수가 –0.7 수준까지 떨어졌다고 계산해 낸다. 이는 '달러가 흔들릴수록 금이 오른다'는 오래된 직관이 다시 한 번 강하게 작동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번 골드 랠리를 만든 동력은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 훨씬 복합적이다. 첫 번째 층은 정치와 지정학이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기존 동맹 구조와 통상 질서를 뒤흔들 수 있다는 전망, 유럽과 미국 사이 새로운 관세 전쟁에 대한 우려, 중동과 동유럽에서 이어지는 군사적 긴장 등은 전통적인 안전자산 수요를 자극해 왔다.

골드바 [출처=블룸버그]

AI 뉴스 스크래핑 모델로 작년 하반기 이후 글로벌 언론의 '금(gold)'과 '안전자산(safe haven), '트럼프(Trump)', '전쟁(war)'이라는 키워드 동시 언급 빈도를 추적해 보면, 금 가격이 온스당 4000달러를 넘기기 직전부터 관련 키워드 상관도가 급격히 높아졌다. 정치 리스크가 숫자로 환산되기 시작하는 순간 금은 다시 '두려움의 가격'이 되었다.

두 번째 층은 통화정책과 실질금리, 그리고 부채다. 연준은 2024년 9월 이후 175bp의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했지만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실질금리는 0% 안팎에 머물고 있다. AI가 추정한 2023년 이후 미국·유로존·일본의 실질 단기 금리 분포를 보면, 전통적인 저축의 보상이 사실상 사라진 상태에서 채권과 현금은 더 이상 수익을 주는 안전자산이 아니다.

동시에 미국의 연방정부 부채는 GDP의 120%를 웃돌고, 유럽 주요국도 재정 규율을 여러 차례 완화했다. 이 조합은 과거 볼커 시대와는 정반대다. 당시에는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찍을 때 초고금리로 금을 눌러 버릴 중앙은행이 있었다. 지금은 금리를 공격적으로 올릴 뜻도, 올릴 여력도 제한된 중앙은행과 만성적인 재정 적자가 있는 정부가 있을 뿐이다.

AI 매크로 모델에 이 세 가지 변수, 즉 실질금리와 부채 비율, 금리 인상 여력을 동시에 넣어 돌리면 금과 국채의 기대 수익률 차이가 역사적으로 금에 유리한 영역으로 들어섰다는 결과가 나온다.

세 번째 층은 구조적인 수요의 변화다. 세계금협회(WGC)와 외신이 집계한 데이터에 따르면, 각국 중앙은행은 2025년까지 14개월 연속 금을 순매입하며 보유량을 순증시켰고 특히 중국과 러시아, 중동 산유국의 비중이 크게 늘었다.

금과 연계된 상장지수펀드(ETF)와 기타 상장지수상품에는 2025년에만 수백 톤에 해당하는 자금이 유입됐고 일부 상품의 보유량은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대형 투자은행 중에서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fA)가 "5000달러는 중간 기착지일 뿐"이라며 금 가격이 2026년 봄 6000달러까지 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다른 하우스들도 5500달러 안팎의 목표가를 제시하고 있다.

AI 기반 수급 모델은 중앙은행·ETF·실물 투자(주얼리·바·코인) 세 축이 모두 순매수라는 역사적으로 드문 3중 매수 구조가 형성됐다고 진단한다.

이 모든 흐름을 AI 도구로 통합해 보면, 단순한 가격 급등 이상의 메시지가 나온다. 첫째, 금과 달러의 상대적 신뢰도가 바뀌고 있다. 과거에는 "위기 → 달러 강세·금 강세 → 위기 해소 → 금 조정·달러 재강세"라는 패턴이 반복됐다.

반면 최근 1년간은 달러 인덱스가 연간 9.16% 하락하는 동안 금은 60% 이상 올랐고, 유로·파운드가 달러 대비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서도 금은 모든 통화 대비 일제히 고점에 도달했다. 이는 달러가 약해서 금이 오른다기보다는 달러와 다른 모든 명목 통화에 대한 회의가 금으로 모이고 있다는 쪽에 더 가깝다.

둘째, 이번 골드 랠리는 중앙은행과 정부에 대한 신뢰를 정면으로 겨냥한다. AI 텍스트 마이닝으로 주요 투자은행 리포트와 헤지펀드 서한, 각국 중앙은행 연설문을 분석해 보면 '정책 신뢰(policy credibility)', '부채 지속가능성(debt sustainability)', '통화 패권(currency dominance)' 같은 단어들이 금 가격과 높은 양(+)의 상관관계를 보이기 시작한 시점이 2023년이 아니라 2024년 중반 이후라는 결과가 나온다.

그때부터 시장은 인플레이션 숫자보다 누가 비용을 떠안을 것인가라는 질문에 더 큰 가중치를 두기 시작했고, 그 질문의 해답 중 하나로 금을 택했다는 얘기다. 요약하면, 이번 금값 상승은 물가 공포보다 제도 불신의 랠리에 가깝다.

셋째, 그렇다고 해서 금이 일방향으로 직선 상승할 것이라고 보는 것은 또 다른 위험이다. 기술적 관점에서 AI 알고리즘은 현재 금 가격이 장기 추세선에서 4표준편차 이상 위에 있다는 점을 경고한다.

과거 50년간 비슷한 이탈이 나타났던 시점에서는 평균적으로 6~12개월 내에 20~30% 수준의 조정이 뒤따랐다. 이미 일부 CTA와 퀀트 펀드들은 그 패턴을 근거로 단기 차익실현과 옵션 전략을 동시에 구사하고 있다.

그러나 설령 금값이 온스당 4000달러대로 내려오는 조정이 온다 해도, 1500~2000달러가 '비상사태 가격'으로 불리던 시대는 돌아오지 않을 공산이 크다. AI 기반 장기 균형 모형은 실질금리·부채·중앙은행 금 보유량을 감안할 때 향후 몇 년간 금의 새로운 중심축이 3000~3500달러대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추정한다.

달러보다 금을 믿는 시대라는 표현은 과장이 아니다. 그것은 달러가 곧 무너진다는 극단적 예언이 아니라 '달러와 국채가 예전만큼 무위험 자산으로 취급받지 않는다'는 냉정한 데이터의 요약이다.

온스당 5000달러라는 숫자는 금 자체의 위대함을 증명하는 것이 아니라 월가가 지난 수십 년간 너무 싸게 평가해 온 위험, 그리고 너무 쉽게 신뢰해 온 제도에 가격표가 새로 붙는 상황을 보여준다.

shhwa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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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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