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개혁에 쏠린 개혁 축, 노동은 공백 상태 문제
"글로벌 기준에 미흡한 노동조건, 외국 자본 외면"
주52시간·최저임금제 문제 "노사정 대타협으로 풀어야"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이재명 정부는 자본시장개혁으로 코스피5000을 달성했다. 이젠 '노동개혁'을 시작할 때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고환율이 물가 등 우리 국민의 삶에 악영향을 주고 있는 상황에서 경제 원로인 김진표 전 국회의장은 문제의 근본 해결책을 '성장'이라고 하며 이를 위해 노사정대타협을 통해 노동개혁을 이뤄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 전 국회의장은 관료 시절 재정경제부에서 금융정책과 세제를 담당했고, 경제부총리와 교육부총리 등 장관급을 다섯 차례 역임했다. 이후 5선 국회의원을 지내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국회의장까지 맡아 입법부와 행정부 양쪽에서 경제 정책을 다뤄온 대표적 경제 원로로 꼽힌다.
김 전 의장은 서울 여의도 미원빌딩에서 열린 뉴스핌TV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부터 계속된 고환율 문제의 근본 원인을 미국에 비해 우리의 높은 통화율과 함께 잠재 성장률보다 밑도는 성장률로 꼽으며 "전반적인 경제 체질을 어떻게 개선할지가 문제인데 가장 중요한 것은 성장"이라고 강조했다. 성장의 방법으로는 "내국 소비 수준을 어떻게 건강하게 늘릴지와 함께 외국 자본을 어떻게 유치할지가 문제"라며 '노동개혁'을 화두로 제시했다.
"성장률 낮으니 환율 올라가, 중요한 것은 성장"
김 전 의장은 "환율은 그 나라의 통화량과 성장률에 따라 결정된다"라며 "한국과 미국의 원달러 환율이 최근 자꾸 높아지는 추세를 보였던 것은 미국에 비해 한국의 금리가 더 낮아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한국이 잠재 성장률보다 밑도는 낮은 성장을 기록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설명했다.
김 전 의장은 "성장률이 낮으니까 환율의 전체 수준이 올라가는것이고 사람들이 불안감을 느끼는 것"이라며 "정책 당국의 입장에서 보면 정체 체질을 개선해야 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성장"이라고 말했다.
성장률을 결정하는 것은 내수 진작과 외국 자본 유치라고 했다. 김 전 의장은 성장을 위해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며 "한국경제에 대해 외국 자본들은 '노동이 너무 글로벌 스탠다드에 안 맞는 것을 요구한다'고 하고 있다"고 화두를 던졌다.
"노동개혁, 이대로 두면 한국 제조업 공동화 우려"
김 전 의장은 "외국인 직접 투자를 중심으로 국내에 투자가 많이 늘어나게 만들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여건을 강화해야 한다"며 "우리나라에서 노동개혁은 외환위기 때 딱 한번 하고 역대 정부에서 한 적이 없다. 자본이 자유롭게 이동하는 현재 경제 여건에서 글로벌 기준에 맞지 않는 노동 조건을 제시하면 어떤 외국 자본이 들어오겠나"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김 전 의장은 "지금 투자가 위축되고 우리 성장률이 떨어지고 있다. 더욱이 위험하게 생각하는 것은 우리 경제를 대기업이 주도하는데 이재명 정부에서 노동개혁 이야기는 나오지 않고 자본개혁 이야기만 하고 있는 것"이라며 "자본개혁은 물론 옳은 정책을 성공적으로 잘 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이후 전체 3500억 달러를 미국에 투자해야 하는데 기업들 입장에서 노동 조건이 더 나빠진다면 아예 주력 투자를 미국으로 옮겨버릴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김 전 의장은 "이렇게 되면 한국 제조업 현장은 공동화 현상이 생겨, 한국 경제는 껍데기 밖에 안 남게 된다"며 "제일 중요한 것은 성장률을 높이는 것이고 이를 위해 외국 자본이 들어와야 한다.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게 자본개혁과 노동개혁을 균형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조의 로봇 도입 저지, 정치가 문제 해결해야"
김 전 의장은 CES 2026에서 화제가 된 로봇 아틀라스의 현대자동차 도입을 노조에서 저지하겠다고 해 논란이 된 것을 언급하며 "노조의 주장이 관철되면 자본 이탈 현상은 더 심해질 수 있다"라며 "이런 일들은 정치가 해결해야 한다"고 정치 역할론을 주장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이 문제를 외면하지 않고 국회에서 논의해야 한다"라며 "김대중 정부 당시 만들어졌던 노사정협의체가 당시 민주노총 탈퇴 이후 한번도 제대로 가동된 적이 없는데 이재명 정부에서 처음으로 민주노총이 논의구조에 들어오겠다고 약속했다. 이 좋은 기회에 노사정 대타협을 통해 도입해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일류 대기업 노조원들의 고용 조건과 임금 수준은 일본이나 미국보다 높다는 이야기가 많은데 하청, 재하청 기업들은 창피한 수준"이라며 ""이제는 원청 노조가 하청, 재하청의 근로 조건 개선에 노사정 대타협을 통해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주52시간제 경직…노동시간 저축제 도입해야"
노동계의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 주52시간 근로시간제와 최저임금제 문제도 정치가 해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52시간제의 대안으로는 독일과 룩셈부르크 등에서 도입하고 있는 '노동시간 저축제도'를 들었다.
그는 "주52시간 근로시간제는 대화와 타협을 통해 세부적으로 잘 관리 구조를 만들면 된다"라며 "삼성전자가 경쟁업체체의 신제품을 이길 수 있도록 일을 해야 한다면 시간과의 싸움이니 해당 파트의 인원은 3개월 간 최소 시간 더 일을 하고, 이를 본인이 원할 때 장기 여행이나 아이들 여름방학 때 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선진국의 관행"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52시간 규제를 만든 것이 정치권"이라며 "실제 그것이 경제에 미치고 있는 부작용도 정치가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만도 싱가포르도 최저임금 차등화, 우리도 현실 맞춰야"
최저임금 문제에 대해서도 그는 "전세계적으로 최저임금을 대부분의 나라는 업종별, 지역별로 차등화한다"라며 "임금은 생산성과 생계비와의 변수인데 전혀 다른 조건을 가진 업종과 지역에 대해 획일적으로 최저임금을 적용하다보니 외국인 근로자들에게도 ILO협약 때문에 똑같이 적용해 농산물 가격과 주택 건설비가 이런 불경기 속에서도 계속 올라가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일본도 그렇게 하지 않고 대만이나 싱가포르도 하지 않는데 왜 우리나라만 그렇게 해야 하나"라며 "이런 것도 정치권에서 현실에 맞게 업종별, 지역별로 차등화해주면 다른 나라처럼 실질적으로 차별화를 해나갈 수 있다. 노사정 대타협을 통해 이런 것을 풀어주면 자본 이탈을 막을 수 있고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는데 결정적인 환경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dedanhi@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