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피해 회복 없고 죄질 불량"…과거 사건과 형평도 고려
[서울=뉴스핌] 김영은 기자 = 중국산 적외선 체온계를 분해해 국내에서 재조립한 뒤 국내산으로 속여 판매한 의료기기 업체 대표가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형사11단독 정성화 판사는 사기 혐의로 기소된 의료기기 업체 대표 A씨에게 최근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A씨는 2020년 4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체온계 수요가 늘며 가격이 오르자 범행을 계획했다. 중국산 적외선 체온계 완제품을 분해해서 수입한 뒤 국내에서 재조립한 후 국내산으로 둔갑해 팔기로 한 것.
A씨는 이 같은 수법으로 전자제품 판매사 B사와 1년 동안 체온계 100만개 판매할 권한을 주는 총판 계약을 체결했다. A씨에 속은 B사는 의료기기 도소매업체 C사와 체온계 2만개를 13억6000만원에 파는 계약을 맺었다. 이 과정에서 A씨는 B·C사에 직접 제품을 설명하며 포장박스에 표시된 국산 마크도 보여줬다.
C사는 13억6000만원 중 30%에 해당하는 4억8000만원을 먼저 송금했다. C사는 A씨 회사 명의 계좌로 2억원을 보냈고 나머지 2억8000만원은 B사 명의 계좌로 송금했다.
수사 결과 A씨가 재조립한 체온계는 법령에 따라 의료기기 허가나 인증을 받은 사실이 없었다. 특히 A씨는 같은 제품을 또 다른 국내 업체에 판매했다가 '국내 유통이 불가능한 제품'이라는 이유로 반품받은 전력도 있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30여 년간 의료 및 병원기기 제조·판매업 회사를 운영하면서 코로나 시국에 체온계를 급박하게 구하는 사람들이 있음을 기회로 본인 능력을 벗어나는 계약을 하고 대금을 지급받았다"며 "범행 경위와 내용, 편취 금액의 규모를 고려할 때 죄질이 불량하고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했으며 피해회복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엄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재판부는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 이전에는 벌금형을 넘는 형사처벌 전력은 없는 점, 판시 판결이 확정된 죄와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의 형평을 고려할 필요가 있는 점 등은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이라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앞서 A대표는 지난 2023년 11월 1일 인천지법 부천지원에서 이미 사기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고 이듬해 8월 1일 그 죄가 확정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