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주담대 별도 관리" 엄포…은행권 감소세 지속 전망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새해들어 5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2조원 가량 빠져나갔다. 정부의 가계대출 억제 정책으로 신규 대출 취급에 제약이 커진 반면 시장금리 상승으로 부담을 느낀 차주들의 상환이 이어진 여파다.
여기에 코스피 지수가 5000선을 돌파하며 증시로 자금을 옮기려는 수요가 높아진 점도 영향을 미쳤다. 은행권에선 주담대 잔액 감소세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잔액은 지난 28일 기준 609조6990억원으로 지난해 12월 말 611조 6081억원 대비 1조9091억원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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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 연말에는 은행권의 가계대출 한도 소진으로 대출 잔액이 감소하는 경향이 있다. 일부 은행은 실제로 한도 소진을 이유로 12월 중 주택담보대출 신규 취급을 중단하기도 했다. 은행별로 부여받은 총량 목표를 맞추기 위해 연말에 가까울수록 월별 한도를 부여해 신규 취급 여부를 관리하고, 이를 넘어서면 한시적으로 대출 취급을 멈추는 식이다.
때문에 가계대출 총량 한도를 새로 부여받는 연초에는 연말에 억눌렸던 수요가 몰리면서 대출이 늘어나는 편이다. 그런데 올해는 첫 달부터 주담대 잔액이 2조원 가까이 감소해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규제로 신규 주담대 수요가 쪼그라든데다 최근 시장금리가 상승하면서 대출금 상환을 서두르는 차주가 늘어난 여파로 분석된다.
관련해 주담대 금리는 연일 오르고 있다. 한국은행이 집계한 금융기관 가중평균 금리 통계를 보면 12월 중 예금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는 4.23%로 전월 대비 0.06%p 올랐다. 지난해 10월 이후 석 달 연속 상승세다. 또한 5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5년 고정형(혼합형·주기형) 금리는 지난 28일 기준 연 3.97~6.7% 수준을 기록했다. 상단이 7%선을 위협하고 있는 셈이다.
추가 금리 상승도 예상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28일(현지시간) 그간 금리인하 행렬을 6개월 만에 멈추고 동결을 결정하면서 다음 달 한국은행의 금리 동결 가능성이 더 커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 수준 상향도 예고됐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지난 28일 월례간담회에서 "2월에 2026년도 가계부채 관리방안을 발표할 예정인데, 전 금융권 관리목표를 지난해보다 한층 강화된 목표치를 부여할 것"이라며 규제 강화를 시사했다.
특히 주담대에 대해 별도로 관리 목표치를 설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 위원장은 "지금까지 가계대출은 총량 목표만 봤는데, 앞으로는 주담대도 같이 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은행권에서는 한동안 주담대 감소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금리 상승으로 차주들의 부담이 심화된 데다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 추가 강화 예고로 신규 주담대 수요가 억눌릴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 또 코스피 지수가 5000선을, 코스닥 지수가 1000선을 돌파하는 등 증시활황으로 은행예금의 증시자금으로 이탈 현상도 이어지고 있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은 기존 대출에 대한 원리금 상환이 계속 발생하는 구조인 만큼, 신규 대출이 늘지 않으면 잔액이 자연스럽게 감소할 수밖에 없다"며 "금리 부담과 함께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 등 규제 영향으로 신규 주담대 취급이 늘어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중에서도 주담대를 별도로 관리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만큼, 향후 주담대 증가세는 더욱 제약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romeok@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