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조 ELS 과징금·지배구조 개편에 '대정부 투쟁'
금융산업 위기 및 관치금융 재현 우려에 집결
3차 제재심, 주총 앞두고 정부와의 갈등 확대
[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제28대 집행부가 이번 주 공식 출범한다. 윤석구 차기 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새 집행부는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과징금 부과와 금융사 지배구조 개편을 둘러싸고 금융당국과 정면 대치하며 출범 전부터 강경 노선을 분명히 하고 있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향후 '대정부 투쟁' 수위가 한층 높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노조는 오는 5일 오후 '2026년도 정기대의원대회'를 개최하고 윤석구 위원장을 비롯한 제28대 집행부의 공식 임기를 시작한다. 지난해 12월 당선된 28대 집행부의 임기는 2029년 2월까지 3년이다.

새 집행부는 하나은행 출신의 윤 위원장을 비롯해 양민호 수석부위원장(우리은행), 박평은 사무총장(NH농협은행) 등 주요 간부 대부분이 대형 시중은행 출신으로 구성됐다. 금융권에서는 이를 두고 '강성 집행부'라는 평가가 나온다.
28대 집행부는 전임 집행부로부터 인수를 받는 인수위원회 단계부터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왔다. 통상적인 사측과의 교섭을 넘어 금융당국을 직접 겨냥하며 대립각을 세운 점이 특징이다.
대표적인 현안은 2조원에 달하는 홍콩H지수 ELS 과징금과 금융당국이 추진 중인 금융사 지배구조 개편이다. 금융노조는 과징금 전면 재검토를 요구하며 연일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금융노조는 과징금 산정 기준이 실제 수익이 아닌 판매금액 전체를 기준으로 하고 있다는 점, 은행권이 이미 1조원 이상을 자율 배상했음에도 이를 반영하지 않았다는 점, 감독 당국의 책임은 배제한 채 은행에만 일방적인 책임을 묻고 있다는 점 등을 문제로 지적하고 있다.
금감원 규탄 집회는 물론 대통령실 정무비서관과의 면담 등 과징금 재검토를 위한 접촉면도 넓히고 있다. 금융노조 내부에서는 과징금이 원안대로 확정될 경우 은행 건전성 악화는 물론 금융산업 전반과 고용에까지 심각한 충격이 불가피하다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윤석구 위원장 당선인은 지난달 28일 열린 ELS 사태 해결 촉구 기자회견에서 "이번 과징금 산정은 법의 취지와 비례성 원칙을 과도하게 위반했다"며 "이 기준이 유지되면 금융산업 위축과 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원칙에 따른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금융노조는 금융당국의 금융사 지배구조 개편 움직임에 대해서도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회장 연임 제한, 이사회 구성 변경 등 당국 주도의 개편 시도를 금융개혁이 아닌 '관치금융'으로 규정하며 명확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ELS 과징금 문제와 함께 지배구조 개편이 금융노조가 대정부 투쟁 수위를 높이는 핵심 배경이라는 분석이다.
금융권에서는 28대 집행부가 공식 출범한 이후 금융노조의 대응이 더욱 조직적이고 구체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특히 ELS 과징금과 지배구조 개편 모두 4대 금융지주와 시중은행에 집중돼 있다는 점에서 대형 은행 조합원들의 반발이 거세다.
ELS 과징금은 KB국민은행 1조원을 포함해 신한·하나·농협 등 4대 은행에 약 1조9000억원이 집중된 상태다. 금융사 지배구조 개편 역시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를 겨냥하고 있다. 대형 시중은행 출신 인사들이 주축인 28대 집행부가 해당 사안에 적극 나설 수밖에 없는 구조다.
금감원은 지난달 29일 열린 ELS 과징금 2차 제재심의위원회에서도 결론을 내지 못하고 오는 12일 3차 제재심을 예고한 상태다. 금융사 반박에 금융노조 투쟁까지 더해지며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3차 제재심은 28대 집행부가 공식 출범한 이후라는 점에서 더 큰 반발이 예상된다.
여기에 금융당국이 오는 3월 주주총회에 맞춰 금융사 지배구조 개편안을 공개할 예정이라는 점에서 1분기중 정부와 금융노조간의 갈등이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ELS 과징금은 원안이 확정되면 엄청난 재무적 압박이다. 지배구조 개편도 외부에서 보면 과도한 개입으로 해석될 여지가 많다"며 "금융노조와 함께 정부 압박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peterbreak2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