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뉴스핌] 박정우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이란과의 핵 협상 교착 상황에 강한 불만을 표시하며, 필요할 경우 군사적 조치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텍사스주 코퍼스 크리스티 방문에 앞서 백악관에서 취재진에 "이란의 태도에 만족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기를 바라지만, 그들은 아직 그 '결정적인 한마디(golden words)'를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란이 '완전한 핵 포기'에 대해 분명한 약속을 내놓지 않고 있다는 취지다.
이번 발언은 전날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미·이란 고위급 핵 협상이 별도 합의 없이 끝난 직후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발언은 회담 뒤 나온 미국 측 첫 공식 반응이다. 이번 회담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스티브 위트코프와 재러드 쿠슈너가 특사 자격으로 참석해 이란 측과 집중 협상을 벌였으나, 미국이 요구해 온 핵 프로그램 포기에 대해 이란이 명확한 답을 내놓지 않아 교착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양측은 다만 향후 추가 회담 재개 가능성은 열어둔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군사 옵션 사용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미국은 세계 최강의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군사력을 사용하고 싶지는 않지만, 때로는 그렇게 해야 할 때가 있다(sometimes you have to)"고 말했다. 다만 그는 이란을 상대로 한 잠재적 군사 행동에 대해서는 아직 최종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고도 밝혔다. 협상 압박 수위를 높이기 위해 실질적인 군사 옵션을 공개 거론한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 미국은 항모전단과 폭격기 등 주요 전력을 중동 인근에 증강 배치하며, 신속 군사 대응 태세를 갖추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로 인해 역내 긴장 수위도 눈에 띄게 높아진 상태다.
외교적 중재 노력도 병행되고 있다. 미국과 이란 사이에서 비공식 메신저 역할을 해온 오만은 바드르 알 부사이디 외무장관이 워싱턴을 방문해 JD 밴스 부통령 등 미 정부 고위 인사와 이란 핵 협상 경과 및 향후 중재 방안을 논의했다.
그러나 워싱턴 내부에서는 협상 전망을 둘러싼 비관론이 확산하고 있다. 현지 언론은 백악관과 국방부 소식통을 인용해 "현재 협상 결과에 대해 낙관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전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란을 굴복시키는 작업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체포했던 작전보다 훨씬 복잡한 과제가 될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한 소식통은 지난해 6월 미국이 이란 핵 시설을 대상으로 대규모 공습을 단행했을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작전을 승인했던 전례를 거론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현재 자신 앞에 놓인 모든 선택지를 매우 냉철하게 들여다보고 있다"고 긴박한 분위기를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텍사스 일정을 마친 뒤 플로리다주 마라라고 리조트로 이동해 주말 동안 참모들과 향후 대이란 전략을 집중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이란이 핵 프로그램과 관련해 보다 전향적인 태도 변화를 보이지 않을 경우, 미국이 경제 제재를 추가로 강화하는 것은 물론 제한적 군사 행동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dczoomi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