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역사상 가장 빠른 '미디어' "정답 교육 대신 질문·탐색 키워야"
박태웅 "정답 찾기 교육, AI 시대엔 한계...질문·탐색 역량이 핵심"
[서울=뉴스핌] 황혜영 기자 = 인공지능(AI) 시대 영향이 교육계까지 미치고 있는 가운데 자기주도적 학습을 할 수 있고 주체적으로 질문할 수 있는 사람을 키우지 못하는 교육은 범죄 행위나 다름없다는 전문가 지적이 나왔다.
박태웅 녹서포럼 의장 겸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공공 AX(AI 전환) 분과장은 6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 주최로 열린 'AI 전환 시대 국가교육 비전 포럼'에서 이같이 밝혔다.

박 의장은 "AI는 역사상 가장 빠른 속도로 전개되는 미디어"라며 "AI 다음에도 새로운 미디어가 나올 것이고 인류가 과연 이 속도를 견뎌낼 수 있을지가 인류 공동의 과제가 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GPT 5.4 등 최신 모델이 상당한 격차로 더 좋아졌다고 평가했다. 다만 "현재와 같은 학습 방법만으로는 AGI(범용인공지능)에 도달하기 어렵다"며 물리적 몸을 통해 세계를 경험하고 상호작용하는 '피지컬 AI'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AI가 일상 운영체제(OS)가 되는 미래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박 의장은 AI 안경 사례를 들며 "내가 보고 듣는 것이 모두 AI와 실시간으로 공유되는 환경에서는 성인이야 괜찮을지 몰라도 뇌를 성장시켜야 하는 아이들에게는 '사고를 빼앗기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국 교육의 구조적 취약성도 함께 비판했다. 박 의장은 "시험제도와 학교 교육이 단독자로서의 지능에만 과도하게 의존해왔다"며 "경청하고 논리적으로 토론하고 집단지성을 발휘하는 환경이 아닌 교육은 틀렸다"고 말했다.
운동·건강, 선행학습 등 기존 교육 관행도 도마에 올랐다. 박 의장은 "한국 교육에서는 '엉덩이로 공부한다'는 미신으로 아이들을 망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청소년의 운동 부족이 94% 수준이라는 국제기구 통계를 소개하며 "뇌도 신체이기 때문에 운동이 필수인데 고등학생의 안경 착용률, 선행학습으로 인한 독성 스트레스, 공포 마케팅 노출 등을 방치하는 것은 범죄에 가깝다"고 말했다.
AI 시대 교육 방향과 관련해 그는 "아이들이 정답을 잘 찾는 능력이 아니라 스스로 질문하고 탐색하고 검색해 자기만의 지식 세계를 구축하는 역량을 길러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서는 지식 전달 중심 수업을 줄이고 학생이 주도적으로 학습하고 탐색하는 구조로 바꿔야 한다고 언급했다.
입시·진로 문제와 관련해서는 사회 안전망 확충과 교육 목적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핵심 과제로 제시됐다. 박 의장은 "한국은 사회적 안전판이 가장 부실한 나라 중 하나"라며 "굶어 죽지 않기 위해 안정적 일자리에 매달리면서 공무원·의사 등 특정 직업으로 쏠리는 구조가 교육을 왜곡시켰다"고 꼬집었다.
그는 "대학 입시제도를 이리저리 바꾸는 것만으로는 '오징어 게임' 같은 경쟁 구조를 바꾸기 어렵다"며 "실패 후 다시 도전할 수 있는 '두 번째 기회'를 넓히고, 교육의 목적을 '독립된 어른으로 키워내는 것'으로 사회적 합의를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등교육과 AI 인재 양성과 관련해서는 보편적 AI 리터러시 강화와 핵심 인재 양성을 병행하되 대학의 자율성과 연구·교육 구조 혁신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박 의장은 "교사들은 이미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며 "국가가 세세하게 통제하기보다 교사의 자율성과 집단지성을 믿어야 AI 시대에 맞는 교육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학교 단위 GPU 바우처 지원 등 인프라 확충, AI를 모든 교과에서 활용하는 교육과정 연구, 학교급별 AI·디지털 리터러시 및 윤리 교육 강화 방안도 과제로 제시됐다.
국교위는 이번 포럼에서 제기된 논의를 토대로 AI 전환 시대에 부합하는 국가교육 비전과 내년 3월까지 마련할 중장기 국가교육발전계획 수립에 참고할 계획이다.
차정인 국교위원장은 "새로운 시대의 교육 과정 변화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며 "우리가 세우는 교육계획과 정책이 5년, 10년 뒤에도 지침과 규범이 되려면 지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AI 시대에 대한 통찰과 지혜를 얻을 수 있는 배움과 공유의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hyeng0@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