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재 논란 속 도세호 전면 등장…안전 체계 재정비 과제
글로벌 전문가 영입했지만…해외 사업 기반은 제한적
'SPC' 간판 내려놓는 그룹…상미당홀딩스 체제 전환
산재·사법 리스크·실적 부진…신뢰 회복이 관건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삼립이 각자대표 체제를 도입하며 경영 리더십 재편에 나섰다. 반복된 산업재해 논란과 공장 화재 등 잇단 악재와 실적 부진 속에서 각 전문가 선임을 통해 생산·안전 관리와 글로벌 사업 전략에 동시에 힘을 준다는 방침이다.
10일 삼립에 따르면 회사는 전날 이사회를 열고 도세호 상미당홀딩스 대표와 정인호 전 농심켈로그 대표를 각자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두 사람은 오는 26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를 거쳐 공식 선임될 예정이다. 기존 단독 대표였던 김범수 대표는 임기 만료로 물러났고 각자대표로 선임될 예정이었던 경재형 수석부사장도 개인적인 사유로 사임하면서 대표 체제는 이같이 재편됐다.
새 경영진 체제에서 주목되는 점은 생산·안전 관리와 글로벌 사업 전략을 분리하는 '투톱 구조'라는 것이다. 각자대표 체제는 사업 영역을 나눠 책임 경영을 강화하고 의사결정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구조다.

◆ 생산·안전에 도세호, 글로벌에 정인호
도세호 대표 내정자는 제조 현장과 노사 협력 분야에서 경험을 쌓아온 인물로 평가된다. SPC그룹 지주사인 상미당홀딩스 대표를 맡아온 만큼 그룹 차원의 관리 경험도 갖추고 있다. 회사는 도 대표가 생산 체계를 재정비하고 현장 중심의 안전 문화를 정착시키는 역할을 맡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인사를 두고 비판적인 시각도 나온다. 도 대표가 그룹 경영을 맡고 있던 기간 SPC삼립 시화공장에서 잇따라 사고가 발생하면서 안전 관리 책임을 둘러싼 논란도 이어졌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도 대표가 다시 생산·안전 관리 책임을 맡게 되면서 책임 경영 원칙에 부합하는 인사인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업계에서는 반복된 산업재해와 공장 사고로 안전 관리의 중요성이 커진 만큼 실질적인 안전 경영 체계를 구축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인호 대표 내정자는 글로벌 식품기업 켈라노바(구 켈로그)의 한국 법인인 농심켈로그 대표를 지내며 홍콩·대만 지역까지 총괄했던 글로벌 경영 전문가다. 전략과 영업 분야를 두루 경험한 만큼 삼립의 해외 사업 확대와 글로벌 경영 체계 구축을 맡을 가능성이 크다.
삼립의 글로벌 사업 기반은 아직 제한적인 상황이다. 파리바게뜨 등 그룹 내 다른 브랜드와 달리 삼립 자체 브랜드의 해외 인지도가 높지 않은 만큼 글로벌 확장 전략의 실행력이 향후 경영 성과의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평가다.

◆ 'SPC 지우기'…상미당홀딩스 체제로 전환
최근 SPC그룹은 내부적으로 급격한 변화의 시기를 맞았다. 먼저 올해 초 지주사 체제를 강화하며 사명을 '상미당홀딩스'로 변경하고 주요 계열사 명칭에서도 'SPC'를 떼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반복된 산업재해와 사법 리스크 등으로 훼손된 기업 이미지를 재정비하는 움직임으로 해석한다.
'SPC' 브랜드는 2004년 허영인 회장이 글로벌 기업 도약을 목표로 도입한 통합 CI에서 시작됐다. 이후 파리바게뜨 등을 앞세워 해외 사업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그룹 정체성을 상징하는 이름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2016년에는 그룹 모태 기업인 삼립식품이 사명을 'SPC삼립'으로 변경하며 정체성을 강화했다.
SPC는 최근 원가 부담과 투자 확대가 겹치며 수익성도 악화된 상태다. SPC삼립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3조3705억원으로 전년 대비 1.7%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387억원으로 59.2% 급감했다.

이 때문에 안팎의 변화가 체질 개선의 출발점이 될지에 관심이 쏠린다. 생산 현장의 안전 리스크를 줄이고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는 동시에 글로벌 사업 확대를 통한 성장 전략을 어떻게 재정비할지가 향후 SPC삼립과 상미당홀딩스 실적 개선의 핵심 변수로 꼽힌다.
삼립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최근 경영 환경의 변화를 엄중히 인식하고 생산 현장과 경영 전반에 걸친 변화와 혁신을 추진하기 위한 것"이라며 " 안전과 글로벌 사업 강화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경쟁력을 강화하고, 미래 성장 기반을 더욱 공고히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mkyo@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