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정치 국회·정당

속보

더보기

[최연혁 교수의 정치분석] ⑧웨스트민스터 의회담론과 설득의 질(중)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한사드 기록으로 본 영국의 내각제도와 양당제의 등장

나폴레옹 전쟁 이후의 역사를 기록한 한사드 제2시리즈(1820–1830)와 제3시리즈(1830–1891)는 영국의 역사적인 제도개혁과 제국 팽창이 치열하게 충돌하던 시대의 생생한 기록이다. 이 시기는 역사적 민주화 과정을 연구한 미국 정치학자인 새뮤얼 헌팅턴(Samuel P. Huntington)이 제1 민주화 파도의 시대(1830-1930)로 특징지은 근대 민주화의 여정과 궤를 같이한다.

1832년 선거제도 개혁 논쟁부터 1839년 제1차 아편전쟁 토론, 그리고 1857–1858년의 제2차 아편전쟁 논쟁을 차례로 고찰하면 당시 의회가 국내의 정치적 개혁 과제와 외부의 제국 외교 문제를 어떠한 방식으로 다루었는지 선명하게 드러난다.

영국 한사드(Hansard) [사진 = © UK Parliament (Open Parliament Licence)]

이 시대의 정치사적 요점은 크게 두 가지로 압축된다. 첫째는 의회 제도 내에서 근대적 정당들이 등장하며 선거제도라는 중요한 민주주의 제도가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둘째는 정책 토론의 성격이 인신공격이나 억지, 강압 같은 비논리적 설득에서 완전히 벗어나 자유, 평등, 정의, 주권, 노동권, 생존권 등과 같은 보편적 가치를 중심으로 재편되었다는 사실이다. 특히 조세와 민생을 둘러싼 경제 논쟁, 자유무역과 보호무역주의자들 사이의 무역 논쟁, 그리고 국익, 실리, 실용을 중시하는 제국주의 외교정책이 국내 정책과 대립하는 구도 속에서 확고히 정착되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히 정책의 향방을 결정하는 차원을 넘어 여당과 야당이 오늘날의 내각(Cabinet)과 그림자 내각(Shadow cabinet)이라는 대립 구도를 형성하며 정부 정책을 심도 있게 토론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영국 특유의 의회 모델을 완성시켰다. 영국이 민주주의의 산실이라고 불리는 이유가 바로 이같은 근대 제도의 태동이 치열한 의회논쟁과 정치적 토론과정에서 탄생했기 때문이다.

이는 1840년대 극심한 기아와 아사를 초래하며 미국으로 대규모 이민을 촉발했던 곡물법(Corn law) 폐지 논쟁 과정에서 새로운 정당들이 태동하고, 현대적 양당 체제가 구축된 점에서도 매우 중요한 역사적 변곡점의 시기이라 할 수 있다. 결국 이 시기의 Hansard 기록은 영국의 정치 지형이 근본적으로 재편되며 현재의 의회민주주의 기틀이 마련된 역사적 증거라 할 수 있다.

1832년 선거법 개정안(Reform Bill)을 두고 격론을 벌이는 영국 하원(House of Commons) [사진=위키미디어 공용]

1832년 선거개혁법 논쟁

1830년대 초 영국의 정치 지형은 산업혁명이 불러온 급격한 사회적 팽창과 중세적 유산인 특권적 대의 구조 사이의 불가피한 충돌 앞에 놓여 있었다. 당시 대의제의 모순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준 사례는 인구 대비 의석 배분의 심각한 불균형이었다.

약 14만 명의 인구가 거주하던 맨체스터나 버밍엄 같은 신흥 거대 산업 도시들은 의회 대표가 전무했던 반면, 유권자가 단 7명에 불과했던 올드 세이럼(Old Sarum)이나 마을 대부분이 바다에 잠겨 유권자가 32명뿐이었던 던리치(Dunwich) 같은 부패 선거구(Rotten Borough)는 각각 두 명의 의원을 배출하고 있었다. 이러한 구조적 결함으로 인해 당시 약 1,400만 명의 인구 중 투표권을 가진 시민은 40만 명에도 미치지 못했으며, 이는 의회의 정치적 정당성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시대적 과제로 부상했다.

당시 휘그(Whig) 계열의 얼 그레이(Earl Grey) 내각이 개혁의 깃발을 들었을 때, 로버트 필(Robert Peel) 경이 이끄는 토리(Tory) 보수파는 이를 전통적 질서에 대한 중대한 위협으로 간주하며 강력히 저항하기 시작했다. 1831년 3월 1일, 휘그당 소속인 존 러셀(John Russell) 경이 하원 회의장에서 개혁 법안을 처음으로 상정하며 본격적인 토론의 서막을 열었을 때, 회의장의 분위기는 그 어느 때보다 격앙되어 있었다.

존 러셀 경은 "의회가 진정으로 국민을 대표해야 하며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는 대표 구조의 개혁은 불가피하다고 역설했고, "하원은 더 이상 하원이 아니며 임명된 자들의 집합소일 뿐이다 (The House of Commons is no longer the House of Commons... it is a house of nominees)"라고 일갈했다. 그의 발언 중간중간에는 지지자들의 열렬한 "옳소!(Hear, hear!)"가 터져 나와 회의장의 열기를 더해 나갔다. 반면 보수파 의원들은 급격한 개혁이 군중 정치와 사회적 혼란을 초래할 것이라 경고했으며, 한사드 기록에 남은 "웃음(Laughter)"은 상대의 논리를 풍자하거나 과장된 주장에 대한 당시 의원들의 냉소적이고도 격렬한 반응을 그대로 보여준다.

토론이 과열되어 발언이 변질되거나 야유가 번질 때면, 당시 하원의장 찰스 매너스 서턴(Charles Manners-Sutton)은 단호하게 "질서!(Order!)"를 외치며 즉각적으로 개입했다. 의장의 이러한 강력한 제지는 의사진행이 언어적 폭력으로 변질되는 것을 막는 핵심 수단이었으며, 덕분에 한사드(Hansard) 기록에는 노골적인 욕설이나 모욕적 언어가 거의 남아 있지 않은 이유이기도 하다.

의장이 즉각적으로 부적절한 표현을 제지하거나 철회를 요구한 이 절차는 논쟁의 강도를 낮추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갈등을 논리적 설득 구조 안에 묶어두어 생산적인 토론을 가능하게 하는 디딤돌이 되었다.

선거제도 개혁을 두고 벌인 격렬한 대립의 정점은 1831년 3월 22일 하원 제2독회(Second reading) 투표에서 나타났다. 영국의 의회절차에서 제1독회는 법안의 제목을 낭독하고 인쇄를 허가하는 형식적 절차로 이때는 토론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지만, 제2독회는 법안의 구체적인 문구 수정보다는 법안이 왜 필요한지 혹은 법안이 국가의 근간을 흔드는지와 같은 거대 담론이 다뤄진다. 이 투표에서 가결되어야만 법안이 살아남아 다음 단계(위원회 상정)로 넘어갈 수 있다. 만약 부결되면 법안은 그 즉시 폐기되며, 정부로서는 정책적 실패를 의미하는 치명상을 입게 된다.

당시 투표 결과는 찬성 302표 대 반대 301표로, 단 1표 차이라는 영국 의회 역사상 유례없는 극적인 접전을 기록했다. 이 아슬아슬한 승리는 개혁에 대한 시대적 요구와 기득권의 저항이 얼마나 팽팽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라 할 수 있다. 비록 이 법안은 이후 상원의 반대와 국왕의 주저함으로 인해 좌초될 위기를 겪기도 했지만, 1표의 차이로 확인된 대의의 명분은 대중의 분노를 조직화하고 개혁의 동력을 유지하는 결정적인 근거가 되었다.

이는 새뮤얼 헌팅턴(Samuel P. Huntington)이 민주화의 제1파도로 명명한 시대를 대표하는 사례로 평가받으며, 의회가 스스로의 정당성을 재확인한 중대한 변곡점으로 역사에 기록되고 있다.

1846년 6월 26일 곡물법 폐지를 기념하는 포스터 [사진=Online Library of Liberty 홈페이지]

곡물법을 둘러싼 대립과 보수당의 탄생

이 시기 또 하나의 중요한 정책적 대결은 대규모 집회와 의회 내 정치세력들이 보호무역과 곡물법 폐지를 둘러싸고 충돌한 논쟁이다. 1820년대와 1830년대 영국의 곡물법 폐지를 둘러싼 논쟁은 단순한 관세율 조정을 넘어, 가난과 굶주림이라는 거리의 목소리를 의회라는 제도권으로 수렴하며 현대적 민주주의와 정당 체제의 구축을 재촉하는 기폭제가 되었다는 의의가 있다.

한사드 제2시리즈와 제3시리즈의 기록을 살펴보면, 의회는 단순한 찬반 대결의 장을 넘어 정책 중심의 토론 문화를 정착시키고 국익과 민생을 정의하는 새로운 기준을 마련한 역사적 공론장이었다.

1826년 5월 보수 토리 출신인 조지 캐닝(George Canning) 의원이 곡물법 논의를 위한 위원회 구성을 제안했을 때, 의회 내부에는 곡물법을 건드리는 것이 거리의 군중에 끌려다닌다는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했다. 레스브리지(T. Lethbridge) 경은 정부가 보세 곡물을 풀어 시장을 구제하려는 방안을 두고 이를 곡물법 체제 전체를 측면바람(side-wind)으로 쓸어버리려는 속임수라 의심하며 지주 계급의 이익을 대변하고 나섰다.

여기서 측면바람이란 항해 용어에서 유래한 단어로, 배의 진행 방향과 직각으로 부는 옆바람을 의미하는데, 토론의 맥락에서는 정공법이 아닌 우회적이고 편법적인 수단 혹은 교묘한 꼼수를 뜻하는 정치적 은유로 사용되고 있다.

레스브리지가 우려한 사이드 윈드의 진짜 의미는 곡물정책을 정당한 입법 절차와 정면 대결을 통해 폐지하는 것이 아니라, 보세곡물을 통한 구제정책과 같은 임시방편을 통해 은근슬쩍 기정사실화(fait accompli)하려는 정부의 기만적 전술에 대한 레토릭적 공격이었다. 즉 이때까지만 해도 당시의 초기 논쟁이 지주의 경제적 특권의 옹호, 계급적 정체성과 질서 유지라는 보수적 가치에 깊이 뿌리를 두고 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1827년과 1828년 한사드 기록들은 점차적으로 계급적 분노가 어떻게 서서히 변화되고 있었는지 보여준다. 1827년 존 브리지스(John Brydges) 경이 토지 이익에 대한 모욕에 분노를 표할 때 하원 회의장에서는 일제히 '질서!(Order!)'라는 구호가 울려 퍼졌다. 이 외침은 여기저기서 터져 나온 야유와 고성을 진정시키기 위한 일종의 정치적 사이드카라고 볼 수 있다.

당시 총리였던 로버트 필(Robert Peel)은 곡물법의 해악을 비판하면서도 정작 수정이 가능한 위원회 단계로 진입하기를 주저하는 의원들을 향해 "도대체 왜 위원회로 들어가지 않는가"라고 일갈하며, 절차를 통해 실질적인 정책 변화를 이끌어내는 현대적 의회 운영의 묘를 제시했다.

1832년 선거개혁법(Reform Act)이 통과된 이후, 한사드(Hansard) 제3시리즈는 의회가 누구를, 그리고 어떻게 대표해야 하는가에 대한 더욱 세밀하고 정교한 언어들을 기록하기 시작했다. 특히 1833년 5월 17일의 토론은 공론장의 경계와 의회의 특권이 충돌하는 지점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을 담고 있다.

당시 하원의장이었던 찰스 매너스 서턴(Charles Manners-Sutton) 재임 시절, 프랭클린 루이스(Frankland Lewis) 의원은 의사 진행을 방해하는 방청석을 비울 것을 제안했고, 이에 따라 "방청객들이 퇴장당했다(Strangers were excluded)"는 기록이 한사드에 남게 되었다. 의장은 이 사태를 단순히 장내 정리 차원이 아닌 의회의 권위와 연결하며, "만약 어떤 방청객이 (의사 진행 방해의) 죄가 있다면... 그것은 중대한 특권 침해였을 것이다(If any stranger had been guilty… it would have been a high breach of privilege…)"라고 명시하며 공론장의 질서를 세웠다.

이날 토론의 백미는 다니엘 오코넬(Daniel O'Connell) 의원의 발언 중에 터져 나온 야유와 그에 대한 대응이었다. 장내에서 "오, 오!(Oh, oh!)" 하는 야유가 쏟아지자, 오코넬은 이를 피하지 않고 "그런 외침에는 아무런 논거가 없다(There was no argument in those cries)"라고 응수했다. 이 기록은 의회 내의 감정적인 야유조차 논증의 한 과정으로 흡수되었음을 보여주며, 비논리적인 강압이나 소음보다는 정책적 근거와 논리적 설득을 중시하는 영국의 의회 토론 문화가 어떻게 뿌리내리고 있었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영국 웨스트민스터 [사진=Wikimedia Commons / Library of Congress (Public Domain)]

1830년대 중반에 이르러 논쟁의 축은 더욱 노골적으로 제조업 인구와 도시의 생존이라는 경제적 실용주의로 이동했다. 1834년의 의원들은 인구 증가와 제조업 확대 수치를 근거로 외국 밀 수입의 불가피성을 역설하며, 지주 이익이라는 폐쇄적 가치를 넘어 국가 전체의 생존이라는 보편적 가치로 토론의 프레임을 전환했다.

1837년 3월의 밤, 클레이(Clay)와 빌리어스(Villiers)가 주도한 반곡물법 청원 논쟁은 이러한 흐름의 정점이었다. 클레이는 자신이 의회의 관례를 지키며 인내해온 질서를 존중하는 정치인임을 강조하며 토론의 중심축으로 잡았고, 빌리어스는 산업과 상업의 이해관계를 자유의 요구로 재정의하며 보수 진영의 추상적인 공포를 구체적인 통계와 논리로 격파했다.

이러한 정치적 격변기 속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변화 중 하나는 바로 현대적 의미의 정당 체제가 태동했다는 점이다. 1834년 로버트 필은 탬워스 강령(Tamworth Manifesto)을 통해 과거 토리(Tory)당의 전통적 수구주의를 탈피하고, 변화하는 사회적 요구를 점진적으로 수용하는 보수당(Conservative Party)으로의 재편을 공식화했다. 이는 단순히 당명을 바꾼 것이 아니라, 정당이 구체적인 정책 정강을 내걸고 국민의 지지를 호소하는 현대적 정당 정치의 시작을 알리는 사건이었다.

1846년 1월 22일과 27일, 필 총리는 하원 회의장에서 1845년 11월에 아일랜드에 파견했던 과학위원의 보고서를 인용했다. 1845년 감자 마름병(Potato Blight)이 아일랜드 전역에서 발견되어 조사단을 파견한 것이었다. 조사단은 보고서에서 감자 작물의 1/2에서 5/8가량이 이미 썩었으며, 남은 작물도 안전하지 않다고 경고하고 있다.

필은 의회 연설에서 지방 치안 판사들과 주고받은 서신을 언급하며 실상을 알렸다. 필은 아일랜드에서 식량이 바닥났고, 민란이 일어날 조짐이 보인다는 절박한 서신들을 증거로 제시했다. 필은 자신의 지지 기반인 보수 진영의 거센 반발을 정면으로 마주하며 준엄하게 물었다.

Can you at this moment, when there is a prospect of a severe pressure upon the means of subsistence in Ireland – can you at this moment maintain the Corn Laws? (아일랜드의 생존 수단이 심각하게 압박받는 이 시점에, 여러분은 진정으로 곡물법을 유지할 수 있겠습니까?)
I will not... be responsible for the consequences of maintaining these laws, while I believe that their maintenance would be a cause of great suffering. (이 법을 유지하는 것이 거대한 고통의 원인이 될 것이라 믿는 상황에서, 나는 그 유지로 인해 초래될 결과에 대해 책임지지 않을 것입니다.)

필은 수천 명의 아일랜드 시민이 죽어가는 상황에서 지주의 이익을 논하는 것은 의회의 수치라고 선언했다.
필 총리가 제시한 기근의 위협을 정치적 유령(Peel's Bogey)이라 비난하는 야당의 공격에 필은 사망자 수치라는 사후 결과가 아니라, 미래의 재앙을 막아야 할 도덕적 의무임을 강조했다. 그는 사망자가 발생한 뒤에 대처하는 것은 정치가의 수치라며, 불확실한 통계 너머의 실존적 위협을 설득의 도구로 삼았다.

1846년 5월 15일 새벽, 하원 제3독회 표결 결과는 찬성 327표 대 반대 229표로, 로버트 필 총리는 98표라는 압도적 차이로 곡물법 폐지안을 통과시켰다. 그는 15년의 입법 전쟁에서 승리한 것이다. 1830년대부터 1845년까지 빌리어스(Villiers) 등 자유무역론자들이 냈던 수많은 곡물법 폐지안은 지주 계급의 압도적 다수 의석에 밀려 번번이 표결에서 참패했지만, 결국 승리할 수 있었다.

이는 오늘날 여당과 야당이 정책 대안을 두고 심도 있게 충돌하는 현대적 의회 정당 정치의 근간이 되었다. 영국의 의회민주주의가 가난, 기아, 아사, 미국 대량이민으로 이어지는 현실을 고도의 정책 논쟁으로 승화시켜 현대적 의회토론의 틀을 갖추게 되었는지를 가장 선명하게 보여주는 역사적 유산이다.

최연혁 스웨덴 린네대학교 교수 [사진=뉴스핌 DB]

*필자 최연혁 교수는 = 스웨덴 예테보리대의 정부의 질 연구소에서 부패 해소를 위한 정부의 역할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다. 스톡홀름 싱크탱크인 스칸디나비아 정책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매년 알메랄렌 정치박람회에서 스톡홀름 포럼을 개최해 선진정치의 조건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그 결과를 널리 설파해 왔다. 한국외대 스웨덴어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정치학 석사 학위를 받은 후 스웨덴으로 건너가 예테보리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고 런던정경대에서 박사후과정을 거쳤다. 이후 스웨덴 쇠데르턴대에서 18년간 정치학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버클리대 사회조사연구소 객원연구원, 하와이 동서연구소 초빙연구원, 남아공 스텔렌보쉬대와 에스토니아 타르투대, 폴란드 아담미키에비취대에서 객원교수로 일했다. 현재 스웨덴 린네대학 정치학 교수로 강의와 연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저서로 '우리가 만나야 할 미래' '좋은 국가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민주주의의가 왜 좋을까' '알메달렌, 축제의 정치를 만나다' '스웨덴 패러독스' 등이 있다.

kimsh@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삼전닉스' 흔든 구글 '터보퀀트'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구글이 공개한 새 기술 '터보퀀트(TurboQuant)가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KV(key-value) 캐시를 압축해 메모리 사용량을 최대 6분의 1 수준으로 줄이면서 비용과 속도를 동시에 개선한 것이 핵심이다. 다만 비용 하락이 AI 확산을 자극하는 '제번스 역설'이 작동할 경우, 고대역폭메모리(HBM)와 같은 고성능 메모리 수요는 오히려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AI 인포그래픽=서영욱 기자] ◆메모리 6분의 1로…속도까지 끌어올린 '터보퀸트'27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구글이 지난 24일(현지시간) 공개한 '터보퀀트'는 대규모언어모델(LLM)의 핵심 병목으로 꼽히는 메모리 사용량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기술로, 비용과 속도를 동시에 개선할 수 있는 해법으로 주목을 받는다. LLM은 문장을 생성할 때 이전 대화 내용을 'KV 캐시' 형태로 저장해 활용한다. KV 캐시는 모델이 이미 처리한 단어들의 정보를 임시로 저장해두는 일종의 '작업 메모리'로, 같은 계산을 반복하지 않고 다음 문장을 빠르게 생성하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대화가 길어질수록 이 캐시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며 GPU 메모리를 빠르게 소모한다. 그동안 업계는 연산 성능을 높이는 데 집중해왔지만, 실제 서비스 환경에서는 메모리 한계가 속도 저하와 비용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돼 왔다. 터보퀀트는 이 지점을 겨냥한 기술이다. 핵심은 데이터를 저장하는 방식을 바꿔 같은 정보를 훨씬 적은 용량으로 담아내는 데 있다. 기존에는 복잡한 수치 데이터를 그대로 저장했다면, 터보퀀트는 이를 '크기(magnitude)와 방향(direction)'으로 단순화해 표현한다. 구조 자체를 바꿔 압축 효율을 끌어올린 셈이다. 여기에 압축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오차를 최소한의 정보로 보정하는 방식이 더해졌다. 극히 적은 추가 데이터로 오류를 보정해 정확도를 유지하는 구조다. 이 덕분에 기존 압축 기술의 한계였던 성능 저하 문제를 피할 수 있었다. 구글에 따르면 터보퀀트를 적용하면 KV 캐시 메모리를 최대 6분의 1 수준으로 줄일 수 있다. 저장 용량도 기존 16~32비트에서 약 3비트 수준까지 낮아진다. 메모리 사용량이 줄어들면서 연산 속도도 함께 개선돼, 일부 환경에서는 최대 8배까지 처리 속도가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별도의 재학습 없이 기존 모델에 적용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메모리주 급락에도…"수요 감소는 과도한 우려"터보퀀트가 공개되자 글로벌 금융시장이 출렁였다. 메모리 사용 효율이 크게 개선될 경우 향후 반도체 수요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되면서 메모리 관련 종목이 일제히 하락했다. 미국 증시에서는 마이크론을 비롯한 메모리 업체 주가가 급락했고, 국내에서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동반 약세를 보였다. 다만 반도체업계에서는 이를 구조적 수요 감소로 해석하기에는 이르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터보퀀트가 메모리 사용량을 줄이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개별 AI 모델 단위의 효율 개선일 뿐 전체 수요 감소로 직결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오히려 비용 절감을 통해 AI 서비스 확산을 가속화할 경우 전체 메모리 수요는 증가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고대역폭메모리(HBM)와 같은 고성능 메모리는 단순 저장 용량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와 대역폭이 핵심 경쟁력인 만큼, 터보퀀트와 직접적인 대체 관계에 있지 않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메모리 효율화 흐름과는 별개로 고성능 메모리 수요는 성장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지난 18일 오전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7기 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이 HBM4, HBM4E 메모리를 보고 있다. [사진=뉴스핌DB] ◆효율 높일수록 수요 늘어…'제번스 역설' 재현할 수도효율이 높아질수록 오히려 수요가 늘어나는 '제번스의 역설'이다. 기술 발전으로 비용이 낮아지면 활용 범위가 확대되고, 결과적으로 전체 수요가 증가하는 현상이다. 이 같은 흐름은 과거 산업 사례에서도 확인된다. 1990년대 인터넷 확산 초기에는 이메일과 디지털 문서 도입으로 종이 사용량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지만, 실제로는 PC와 프린터 보급, 웹 문서 출력 증가가 맞물리며 오히려 종이 사용량이 급증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이를 효율 개선이 수요 감소로 이어지지 않고 오히려 전체 수요를 확대시키는 '리바운드 효과'의 대표 사례로 보고 있다. AI 역시 유사한 경로를 따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실제 최근 사례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나타났다. 저비용·고효율 AI 모델을 내세운 딥시크(DeepSeek) 공개 당시 반도체 업종 주가가 단기 급락했지만, 이후 AI 수요 확대 기대가 반영되며 빠르게 회복세를 보였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은 "터보퀀트로 메모리 사용 효율이 개선되더라도 수요 감소로 직결되기보다는 AI 활용 확대를 통한 수요 증가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어 "컨텍스트 윈도우 확대와 AI 에이전트 확산, 온디바이스 AI 성장 등이 맞물리면서 메모리 수요는 구조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syu@newspim.com 2026-03-27 16:54
사진
"OECD 수준" 담뱃값 1만원 유력 [서울=뉴스핌] 한기진 기자 = 정부가 담뱃값을 1만원 수준으로 올리는 방안을 추진하는 동시에 술에도 건강증진부담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흡연과 음주를 동시에 관리하는 '건강세' 확대 정책으로, 사실상 국민 생활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가격 규제가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보건복지부는 27일 국민건강증진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제6차 국민건강증진종합계획(2026~2030)을 확정했다. 이번 계획에는 담배 부담금 인상과 함께 주류에 대한 신규 부담금 도입 검토가 포함됐다. 건강 위해 품목 전반에 대한 가격 정책을 강화해 소비를 줄이고 기금 재원을 확대하겠다는 취지다. 서울 영등포 여의도 한 편의점에 진열된 담배. [사진= 이형석 기자] 담배 가격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 수준에 맞춰 인상하는 방향이다. 현재 4500원 수준인 담뱃값은 OECD 평균 약 9800원을 감안하면 1만원대까지 오를 가능성이 크다. 2015년 이후 10년 가까이 가격이 동결된 만큼, 정책 현실화 시 체감 인상폭은 상당할 전망이다. 정부는 가격 인상과 함께 표준 담뱃갑 도입, 가향 물질 금지, 전자담배 광고 제한 등 규제도 병행해 2030년까지 성인 흡연율을 남성 25%, 여성 4% 수준으로 낮출 계획이다. 여기에 음주 규제도 동시에 강화된다. 정부는 온라인 '술방' 등 음주를 조장하는 콘텐츠 환경을 개선하고, 청소년의 주류 접근 감시를 강화하기로 했다. 주류 광고 규제 역시 대상과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이 검토된다. 단순한 캠페인 수준을 넘어 가격·유통·노출 전반을 묶는 구조적 규제로 접근하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주류에 건강증진부담금을 새로 부과할 경우 담배에 이어 술까지 '건강세' 체계에 포함되는 구조가 된다. 현재 건강증진부담금은 담배(20개비당 841원)에만 적용되고 있어 제도 확장 시 세제 체계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가격 인상은 소비 감소 유도뿐 아니라 기금 확충이라는 재정적 목적도 동시에 갖는다. 정부는 이 같은 정책을 통해 2030년 건강수명 73.3세 목표를 유지하면서 소득 간 건강 격차를 7.6세 이하로 줄이겠다는 방침이다. 최근 건강수명이 다시 60대 후반으로 떨어지고, 기대수명과의 격차가 확대되는 등 지표가 악화된 점도 정책 추진 배경으로 작용했다. 다만 담뱃값 인상에 이어 주류 가격까지 오를 경우 서민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저소득층일수록 흡연·음주 비중이 높다는 점에서 역진성 논란이 재점화될 가능성이 크다. 업계에서는 소비 위축과 함께 유통시장 변화, 편의점·외식업계 매출 영향 등 파급효과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이번 정책은 건강 증진과 재정 확보라는 명분과 생활물가 상승 부담 사이에서 균형을 어떻게 맞출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hkj77@newspim.com 2026-03-27 23:43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