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매출 늘었지만 비중은 정체…'10%대 벽' 지속
4세 박용학 전무 체제…해외 사업 성과 시험대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샘표식품이 주류 수출을 사업 목적에 추가하며 해외 사업 확대에 나섰다. 당장 술을 만들어 팔겠다는 계획은 아니지만, 발효 기술을 활용해 사업 영역을 넓히고 글로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국내에서는 실적이 개선되고 있지만, 해외 비중이 낮아 성장 한계에 대한 고민이 커지는 상황이다.

◆ 발효 기술 확장…주류로 사업 외연 넓힌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샘표식품은 이날 정기주주총회에서 정관 제2조 사업 목적을 변경하는 안건을 상정했다. 기존 '식품 제조·가공업' 중심에서 농·수·축산물, 건강기능식품, 유통·판매까지 포함하는 종합 식품 사업 구조로 범위를 넓히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이번 개정안에는 '주류 수출업'이 새롭게 포함됐다. 주류는 발효 과정을 거쳐 생산되는 만큼 샘표의 핵심 기술인 발효와 밀접한 분야다.
업계에서는 이를 향후 해외 시장 공략을 위한 준비 단계로 보고 있다. 샘표가 강점으로 삼아온 발효 기술을 기반으로 향후 식품뿐 아니라 주류 등 다양한 제품군으로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라는 해석이다.
샘표 관계자는 "발효 기술과 연관된 다양한 사업 가능성을 열어두기 위한 것"이라며 "아직 구체적인 사업 계획이 정해진 단계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 해외는 여전히 '과제'…4세 경영 시험대
샘표식품은 실적 측면에서 뚜렷한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소폭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47억 원으로 전년 대비 281.7% 증가했다. 내수 부진으로 경영 여건의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지만 프리미엄 제품 확대와 원가 안정이 맞물리며 수익성이 개선된 것으로 분석된다.
샘표는 기업 간장을 비롯해 고추장·된장 등 장류 사업을 기반으로 성장해왔다. 국내에서는 간장 시장 1위를 굳건히 다지고 있으며 최근에는 '폰타나', '티아시아' 등 소스 제품을 앞세워 제품군을 확대하며 사업 다각화도 성공적으로 진행 중이다.
다만 해외 사업이 문제다. 해외 매출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대 중반 수준에서 늘어나지 않고 있다. 미국과 중국 등 주요 해외 법인의 수익성도 개선되지 않으면서, 매출 확대가 곧바로 이익으로 이어지지 않는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

국내 식품업계에서 글로벌 시장은 곧 성장의 핵심 축으로 꼽힌다. 내수 시장의 성장 둔화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K푸드 확산 흐름을 선점해야 중장기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샘표의 글로벌 전략은 오너 4세인 박용학 전무가 총괄하고 있다. 박 전무는 생산설비 투자와 연구개발 확대, 외부 인재 영입 등을 통해 글로벌 사업 기반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맞춰 샘표도 생산 역량 확대에 나서고 있다. 제천 신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영동 공장 증설을 통해 고추장 기반 소스 등 K소스 생산을 늘릴 계획이다. 연구개발에도 적극 투자해 지난해 127억 원을 투입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K푸드 확산 흐름 속에서도 장류·조미식품은 라면이나 스낵보다 글로벌 확산 속도가 느린 편"이라며 "현지화 제품과 유통망을 동시에 확보하지 못하면 매출은 늘어도 수익성 개선까지 이어지기 어렵다"고 말했다.
올해 사업 목적 확대를 통해 종합 식품기업으로의 전환과 신사업 기반을 마련한 만큼, 샘표가 글로벌 시장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mkyo@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