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내부 결속 및 재정비 우선 과제
[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한미약품그룹이 53년 만에 첫 외부 수장을 맞이하며 경영 체제 전환에 나설 전망이다. 대표 교체를 계기로 4자연합(신동국·송영숙·임주현·라데팡스)의 갈등이 표면적으로 봉합됐으나 한미약품과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재편을 계기로 경영 주도권 경쟁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미약품은 31일 오전 서울 송파구 한미타워에서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황상연 HB인베스트먼트 PE부문 대표를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주총 이후 열린 이사회에서 황 대표 선임을 확정했다.

이날 마지막으로 주총 의장직을 수행한 박재현 대표는 "오늘 주주총회는 한미약품의 전문경영인 체제를 더욱 공고히 하는 동시에 한미의 역량을 하나로 모아 주주가치를 한층 더 높여가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황 대표는 한미약품 창사 이래 첫 외부 출신 인사다.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 알리안츠글로벌인베스터스 최고투자책임자(CIO), 종근당홀딩스 대표이사를 지낸 바 있다. 금융·투자 분야 전문성과 함께 제약사 경험을 두루 갖춘 인물이다.
이날 주총에서는 한미약품 신규 이사선임 안건도 통과됐다. ▲김태윤 한양대학교 행정학과 교수(사외이사)가 재선임됐으며, ▲김나영 한미약품 신제품개발본부장(사내이사) ▲채이배 전 국회의원(사외이사) ▲한태준 겐트대 글로벌캠퍼스 총장(사외이사) 등이 신규 선임됐다.
이로써 한미약품 이사회는 기존 ▲임종훈 한양정밀화학 대표(사내이사) ▲최인영 한미약품 전무(사내이사)와 ▲이영구 변호사(사외이사)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기타비상무이사) ▲김재교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기타비상무이사) 등을 포함해 10인 체제를 이어간다.
앞서 열린 한미사이언스 정기주총에서는 김남규 라데팡스 대표가 이사회에 진입했다. 오너 일가의 경영권 분쟁 속에서 지분율을 높이며 주주가치 제고를 내세워 전향적 태도를 보였던 라데팡스가 경영 주체로 참여하면서 이사회의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주총을 계기로 한미약품 대표 교체와 이사회 구성 등이 4자연합의 서로 다른 이해관계를 반영하는 구조로 재편되면서 그룹 전반의 의사결정 체계는 복잡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미약품은 신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대표 체제를 갖춘 반면, 한미약품과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는 다양한 주주의 이해관계가 반영됐다.
특히 라데팡스의 역할이 향후 경영 주도권 향방을 좌우할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라데팡스는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 측과 이해관계를 같이해 왔지만, 엑시트를 위한 투자 수익 극대화를 고려할 경우 특정 진영에 치우치지 않을 여지가 있다. 라데팡스의 특수목적법인(SPC)인 킬링턴유한회사는 한미사이언스 지분 9.81%를 보유한 주요 주주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갈등의 불씨도 남아 있다. 모녀 측과 라데팡스가 신 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600억원 규모의 위약벌 청구 소송은 현재 진행 중으로, 표면적인 갈등 봉합과 별개로 긴장 관계는 불가피하다.
한편, 한미약품은 지난해 말 팔탄공장 임원 성추행 사건을 계기로 혼란에 휩싸였다. 이를 두고 박 대표와 신 회장은 경영권 개입을 둘러싼 갈등을 빚었고 박 대표는 대표직에서 물러나게 됐다. 황 신임 대표의 과제는 조직 내부를 결속시키고 경영 체제를 재정비가 될 전망이다.
sykim@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