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재건축 시장 뚫고 흑자 전환할까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클라우드 기반 전자계약 솔루션 스타트업 모두싸인이 프롭테크 분야로 외연을 확장하며 2028년 기업공개(IPO)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정비사업 시장 진출의 토대가 마련되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으나, 대면 계약 중심의 굳건한 심리적 장벽과 정부 주도 시스템과의 인센티브 격차를 어떻게 해소하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1일 모두싸인은 한국프롭테크포럼 미디어허브에서 이 같이 밝혔다.
2024년 기준 글로벌 디지털 서명 시장은 약 7조3000억원 규모로 연평균 40% 이상의 가파른 성장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대표 기업 '도큐사인'은 부동산 계약을 첫 핵심 버티컬로 삼아 전 산업으로 진출했고 , 일본의 '클라우드사인'은 정부의 도장 퇴출 기조에 힘입어 공공 부문을 중심으로 급성장했다.
한국 역시 2024년을 기점으로 110년 만에 인감증명서 폐지가 선언된 한편 행정 문서 원본으로서 전자 문서 보관이 규정되는 등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진입할 법적 기반이 마련됐다. 2015년에 설립된 모두싸인은 클라우드(SaaS) 기반 전자서명 및 계약 관리 솔루션을 제공하는 스타트업이다. 현재 약 33만곳 이상의 기업·기관 고객과 1000만명 이상의 누적 이용자를 확보했다.
최근 미래 먹거리로 부동산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거금이 오가는 부동산 계약 시 발생하는 정보 비대칭, 훼손 및 분실 위험 등의 문제를 전자계약의 기술력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구상이다. 실제로 한국부동산원, 직방, 얼마집 등 주요 기관 및 플랫폼이 모두싸인의 기술을 임대차 계약 체결 등에 활용하고 있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시정비법') 개정으로 재개발·재건축 분야에 전자동의서와 온라인 총회가 도입되면서 새 지평이 열렸다. 다수 조합원의 동의서를 수기로 취합하던 기존과 달리 온라인 방식을 채택하면 총회 비용을 약 62% 절감할 수 있고, 소요 시간도 대폭 짧아진다.
현재 정비사업 전체 시장에서 모두싸인이 차지하는 실질적인 비중은 아직 크지 않다. 모두싸인 관계자는 "종합적인 정비사업에서 파이를 늘리겠다는 개념보다는 '전자 동의서' 수집이라는 영역 위주로 한정해 해석하며 점진적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연 확장을 가로막는 가장 큰 걸림돌은 기술적 한계가 아닌 이용자들의 '심리적 장벽'이다. 부동산 거래의 특성상 여전히 대면을 통한 확인과 종이 계약서를 선호하는 관행이 짙다. 플랫폼이 해킹당해 민감한 정보가 유출되거나 회사가 파산할 경우 계약서가 소실될지 모른다는 막연한 불안감, 비대면 계약의 법적 효력에 대한 의구심 등이 여전하다.
모두싸인 관계자는 "국제 표준인 ISO 27001 등 다양한 보안 인증을 획득하며 신뢰성을 입증한 바 있다"며 "향후 축적된 계약 데이터를 바탕으로 서명이 필요한 모든 산업의 디지털 전환을 이끌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민간 서비스로서 겪는 구조적 한계도 극복해야 할 과제다. 국토교통부가 운영하는 부동산 전자계약 시스템은 이용 시 주택담보대출 우대 금리 혜택 등을 제공하지만, 민간 플랫폼을 이용할 경우에는 이러한 혜택을 받을 수 없다. 일반 소비자와 공인중개사들이 자발적으로 민간 플랫폼을 1순위로 선택하게 만드는 데 결정적인 제약으로 작용한다.
현재 2028년을 목표로 기술특례상장이 아닌 일반 상장을 통한 IPO를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서는 재무 건전성 확보가 시급하다. 모두싸인의 지난해 매출은 약 150억원으로 전년(약 73억원) 대비 두 배 성장했다. 그러나 선제적인 AI 기술 개발과 인프라 확장에 상당한 투자를 단행한 탓에 현재 영업이익은 여전히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상장 목표 시점까지 남은 시간이 길지 않은 상황에서 아직 가시적인 진전이나 폭발적인 점유율 확대는 더 지켜봐야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모두싸인 관계자는 "공공 및 기존 플랫폼과의 적극적인 협력이 돌파구"라며 "정부가 제도를 열어주면 자사의 안전하고 민첩한 인프라로 현장의 빈틈을 채우는 상호보완적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