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기만, 시장 파괴 최악의 연설 지적
[서울=뉴스핌]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중국 논객 후시진(胡锡进) 전 환구시보 총편집인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란 전쟁 관련 연설에 대해 "전 세계를 속이고 시장을 파괴한 최악의 연설"이라며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후시진은 자신의 인터넷 사이트 칼럼을 통해 베이징 시간 2일 오전 발표된 트럼프의 19분간 연설이 전쟁 종식에 대한 일말의 기대를 품었던 글로벌 시장에 찬물을 끼얹었으며, 유가 폭등과 증시 폭락이라는 재앙적 결과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후시진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전쟁을 제1·2차 세계대전, 한국전쟁, 베트남전 등과 비교하며 "인류 역사상 유례없는 파괴적인 승리"라고 자화자찬한 점을 날카롭게 꼬집었다. 그는 "32일간 이어진 이 전쟁에서 미국이 완승을 거뒀다는 주장은 누구도 믿기 힘든 궤변"이라며, "1991년 걸프전이나 코소보 전쟁과 비교해도 현재의 이란 상황은 승리와는 거리가 멀다"고 비판했다.
특히 후시진은 "트럼프는 전쟁 목표조차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고 있고, 매일 말이 바뀌는 자가당착의 모순된 태도를 보이고 있다"라는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비판을 인용하며, 미국의 전략적 혼란이 초래하는 국제 사회의 피해를 지적했다.
트럼프의 이번 연설에 대해 후시진은 트럼프 대통령이 겉으로는 승리를 외치며 허세를 부리지만, 실질적으로는 기존의 강경했던 전쟁 목표들을 슬그머니 철회하고 있다는 분석을 제기했다.
이런 주장의 구체적인 근거로서 후시진은 트럼프 대통령이 연설에서 향후 2~3주 내에 전쟁을 끝내겠다고 공언했으나, 이는 지상전을 포기하고 제한적인 타격에 그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고 지적했다.

또한 전쟁 초기에 외쳤던 '정권 교체'와 '무조건 투항' 요구를 이제는 언급조차 하지 않고 있으며, 핵 능력 파괴만 강조할 뿐 이란의 생명선인 미사일 전력에 대해서는 명확한 상황을 밝히지 못하고 있다고 후시진은 주장했다.
후시진은 특히 호르무즈 해협 책임 전가는 많은 나라를 궁지에 몰아넣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석유 수입이 필요 없으니 해협 개방은 이해 당사국들이 직접 해결하라'며 사실상 발 빼기를 시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이 타격했다고 믿는 곳은 주요 기지의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는 이란 군 관계자의 발표를 소개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호언장담과 달리 이란의 저항은 여전히 완강하다고 전했다. 실제 연설 도중에도 이스라엘과 두바이 등에 이란의 타격이 이어졌으며, 바레인의 미 제5함대 기지에는 경보가 울렸다고 후시진은 덧붙였다.
후시진은 "트럼프가 허위 보증으로 시장을 안심시키려 하지만, 글로벌 금융 시장에서 그의 신뢰도는 이미 바닥을 쳤다"라는 예일대 교수의 분석을 인용하며, 대통령의 입이 더 이상 시장의 불확실성을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후시진은 이란 통신사의 비유를 빌려 "한 저격수가 목표물을 전혀 맞히지 못하자, 총알이 박힌 곳 주변에 선을 긋고 이게 원래 내 목표였다고 우기는 꼴"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연설은 패배를 승리로 둔갑시키려는 비겁한 정치적 술수라고 강조했다.
그는 전 세계인들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무엇을 하려는지 전혀 예측할 수 없고, 아마 트럼프 대통령 자신도 모르고 있을 수 있다며, 이번 사태가 지구촌 경제와 안보 구도에 심각한 후폭풍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서울= 최헌규 중국전문기자(전 베이징 특파원) chk@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