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관행" 통하지 않았다…대법 "소비자 예측 가능 여부는 별개"
1·2·3심 모두 분양 계약자 승…신탁사 자체 재산으로도 배상해야
[서울=뉴스핌] 김영은 기자 = 오피스텔 입주가 지연돼 계약을 해제한 수분양자가 계약금 반환과 위약금을 요구한 소송에서 대법원이 수분양자의 손을 들어줬다.
신탁사가 "계약서에 회사 책임은 신탁재산(신탁계약상 별도로 관리된 사업 자금) 범위로만 한정된다고 써놨다"며 배상을 거부했지만, 대법원은 해당 조항을 계약자에게 사전에 설명하지 않았다면 이를 근거로 책임을 피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1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수분양자 장모 씨가 신탁사를 상대로 낸 위약금 등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상고를 기각했다고 6일 밝혔다.
사건은 신탁사가 시행사를 대신해 사업을 운영하는 '관리형 토지신탁' 구조에서 발생했다. 장씨는 2018년 오피스텔을 분양받고 계약금을 지급했지만, 입주가 지연되자 2020년 계약 해제를 요구하며 계약금 반환과 위약금 지급을 청구했다.
이에 신탁사는 "분양계약상 책임이 있더라도 신탁재산 범위 내에서만 책임을 부담한다"는 취지의 특약을 근거로 배상 책임을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쟁점은 이 같은 '책임 제한 조항'이 약관법상 별도로 설명해야 하는 '중요한 내용'에 해당하는지 여부였다.
1심과 2심은 해당 특약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없었다고 보고, 신탁사가 이를 근거로 책임 범위를 축소시킬 수 없다고 판단했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재판부는 "신탁사는 원칙적으로 신탁사무로 발생한 채무에 대해 신탁재산뿐 아니라 고유재산(신탁사의 자체 자산)으로도 책임을 부담한다"며 "이 사건 특약은 이러한 책임 범위를 신탁재산 한도로 축소하는 내용으로, 수분양자의 계약 체결 여부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이어 "해당 조항은 약관법상 설명의무 대상인 중요한 내용에 해당한다"며 "사전에 설명이 이뤄지지 않았다면 계약 내용으로 주장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업계에서 널리 사용되는 조항이라 하더라도 소비자가 이를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지 여부는 별도로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yek105@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