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반도체 수출 호조로 한국의 경상수지가 사상 최고를 기록했으나 원·달러 환율은 1500원을 넘는 고점권을 유지하고 있다.
- NH투자증권은 달러 순공급 추정 결과 현재 환율 수준이 실물지표 대비 다소 높다고 평가했다.
- 거주자 외화예금이 환율 상승과 함께 증가하는 이례적 양의 상관관계가 나타나며 구조적 변화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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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순공급 감안하면 '고평가' 시그널
쌓이는 거주자 외화예금, 원화 약세·디커플링 변수
[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반도체를 앞세운 수출 호조로 한국의 무역·경상수지가 사상 최고 수준을 경신하고 있지만 원·달러 환율은 1500원을 상회하는 고점권을 유지하며 실물지표와의 괴리가 심화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15일 보고서에 경상수지와 금융계정을 함께 반영해 달러 순공급을 추정한 결과 현재 달러 유동성 여건을 감안할 때 달러/원 1500원 이상 레벨은 '다소 높다'고 평가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와 달리 무역수지는 흑자 기조가 뚜렷하고, 반도체 가격·물량 개선과 에너지 가격 안정이 맞물리며 절대·상대 관점 모두에서 한국의 경상수지 체력이 크게 강화됐기 때문이다.
실제 3월 무역수지는 통계 작성 이래 최대치를 찍었고, 최근 1~2월 무역수지 역시 과거 5년 평균 대비 6배 수준으로 개선됐다.
그럼에도 환율이 고평가 영역에 머무는 배경을 찾기 위해 NH투자증권은 과거 환율-달러 유동성 디커플링 국면과 현재를 비교 분석했다.
2000년대 중반에는 조선 등 대형 수주산업의 환헤지를 위한 선물환 매도 급증이 금융기관의 단기외채 확대를 통해 달러를 국내로 대량 유입시키며 원화 강세를 부추겼다.
당시 달러 순공급은 감소했지만 환율은 900원 초반까지 떨어지는 전형적인 괴리가 나타났고, 이후 거시건전성 규제 강화로 단기외채 비중을 줄이면서 이런 패턴은 약화됐다.
현재는 총외채 중 단기외채 비중이 2007년 51%에서 22% 수준으로 낮아진 데다, 단기외채 안에서도 '대출(차입금)' 비중이 줄어 과거처럼 외부 차입이 환율을 강하게 좌우하는 국면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2015년 위안화 평가절하와 유가 급락 시기에는 달러 순공급이 양호했음에도 비거주자의 역외 NDF(차액결제선물환) 순매수가 급증하면서 강달러·원화 약세가 심화된 바 있다.
당시에는 위안화 절하 우려, 신흥국 경기 둔화, 글로벌 디플레이션 공포가 겹치며 역외에서 원·달러 상승에 베팅하는 포지션이 쏠렸고, 이는 현물 환율을 끌어올리는 방향으로 작용했다.
NH투자증권은 "경상·금융계정에 비거주자 NDF 수급까지 더하면 2015년 디커플링은 설명 가능하다"며 "하지만 최근 자료에서는 2015년 수준의 역외 NDF 순매수 확대가 관찰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번 사이클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수는 거주자 외화예금이다.
과거에는 환율이 오르면 차익 실현과 네고(수출대금 환전) 물량이 나오면서 외화예금이 줄어드는 패턴이 일반적이었지만, 최근에는 환율 상승과 함께 거주자 외화예금이 동반 증가하는 이례적인 양(+)의 상관관계가 나타나고 있다.
경상수지 흑자가 쌓이면 내국인의 해외투자 또는 외화예금 확대라는 두 경로로 분산되는데, 작년 4분기처럼 해외투자에 따른 달러 유출이 컸던 시기와 달리 최근에는 '잘 벌고도 내놓지 않는' 국면이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연기금·기관의 해외투자 대기자금, 해외 자회사 배당금과 투자자금 일시 예치 등이 거주자 외화예금으로 누적되면서, 과거 외부 차입에 의존하던 외화조달 구조가 '내부 조달' 중심으로 재편된 점도 구조적 변화로 꼽힌다.
이 때문에 달러 순공급 지표상으로는 원화 강세가 자연스러운 환경임에도, 실제 환율은 위기 국면에 가까운 레벨에 머무는 디커플링이 지속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NH투자증권은 거주자 외화예금이 잠재 매도 물량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며, 대외 불확실성이 완화되고 리스크 오프 심리가 진정될 경우 쌓여 있는 외화예금이 시장에 공급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점진적 하향 안정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구조적으로 과거와 같은 초저환율 구간을 기대하긴 어렵지만, 경상수지 호조와 안정적인 자금조달 여건, 억눌린 네고·매도 수요를 감안하면 현재의 고원 환율 구간이 영구적 뉴노멀로 고착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peterbreak2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