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서울 서촌 부동산 중개업소가 24일 임대료 급등으로 소상공인 퇴거를 지적했다.
- 대기업 자본과 외부 중개업자 유입으로 월세 100% 인상, 카페 갤러리 폐업했다.
- 전문가, 압축형 젠트리피케이션 진단하며 정책 개입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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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존·관리 필요한 도시자산 정책 개입 필요" 지적
[서울=뉴스핌] 조준경 기자 유재선 인턴기자 = "여기 원래 월세가 1500만원이었는데 재계약하면서 3000만원까지 올려 달라고 해서 결국 (가게 주인이) 나갔어요. 월세를 100% 올린 거죠."
서울 서촌 인근에 있는 한 부동산 중개업소 대표 A씨가 한 말이다. A씨는 서촌 대로변 빈 건물을 가리키며 "삼청동·가로수길에서 봤던 장면이 서촌에서도 시작됐다"고 말했다.
24일 뉴스핌 취재 결과 MZ세대 인생샷 명소로 떠오른 '패션 힙플레이스' 서촌에서는 임대료 급등에 따른 소상공인 퇴거, 이른바 젠트리피케이션이 본격화하고 있다.

◆ 대기업 자본에 외부 중개업자 가세...기존 상인들 "힘들다"
박노해 시인이 설립한 비영리단체 '나눔문화'가 14년간 운영해 온 '라 카페 갤러리'는 임대료 인상을 감당하지 못하고 지난 3월 29일 문을 닫았다. 나눔문화는 홈페이지를 통해 "임대료 인상으로 통의동 공간을 정리하고 옥인동으로 이전한다"고 밝혔다.
현장의 분위기도 빠르게 변하고 있다. 서촌의 한 카페 점주는 "핫(Hot) 해졌다"는 말이 무색할 만큼 현장의 공기는 무겁다고 전했다. 인근에서 오랜 시간 카페를 운영해온 B씨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서촌이 카페와 식당 위주의 동네였는데 요즘은 옷가게들이 들어오면서 임대료 수준 자체가 달라졌다"며 "장사가 특별히 더 잘 되는 것도 아닌데 월세만 먼저 패션 브랜드 수준으로 올라가고 있다"고 토로했다.
한 카페는 최근 재계약 과정에서 임대료가 이전보다 약 40% 가까이 인상됐다. 서촌 부동산 시장을 오래 지켜본 현지 중개업소 C대표 역시 "공실은 아직 많지 않지만 임대료 인상 폭만 보면 이미 젠트리피케이션이 시작됐다고 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C대표는 "대형 스포츠 브랜드나 글로벌 패션 브랜드가 들어오면 처음 몇 년은 이자 부담을 감당할 수 있을 만큼 높은 임대료를 낸다"며 "문제는 이들이 빠져나간 뒤로 서민·소상공인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으로 월세가 형성되면 그 다음 들어올 사람을 찾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서촌 상권 변화를 가속시키는 주요 요인은 외부 중개업자들의 공격적인 영업 때문이다. 강남과 용산구 한남동 일대에서 활동하던 대형 중개법인이 서촌까지 들어와 영업 중이다.
C대표는 "대형 중개 법인들이 서촌까지 들어와 '권리금 몇 억을 받아주겠다', '월세를 두 배로 올려도 세입자를 구해주겠다'며 편지를 돌리고 있다"며 "권리금 없이 입점했던 가게에 수억대 권리금을 제안하고 그 일부를 성과급으로 요구하는 사례도 실제 있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청한 서촌의 한 건물주는 젠트리피케이션의 책임을 단순히 '건물주 대 세입자' 구도로만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 건물주는 "강남·성수·홍대에서 봤듯이 새로 건물을 사서 레버리지를 일으킨 투자자들은 높은 금융비용을 메우기 위해 임대료를 크게 올릴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원래 이 동네에 살던 건물주들 가운데는 '세를 너무 올리면 동네가 망한다'며 적정선 유지를 고민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말했다.
이를 미뤄보면, 임대인은 임대인대로 불만이 생기고, 임차인은 임차인대로 불만이 있어 보인다.

◆ "가로수길 전철 더 빠르게 따라가는 중...정책 개입해야"
전문가는 서촌 젠트리피케이션은 과거 가로수길이나 성수동 사례와 유사하지만 방식과 진행 속도 측면에서 더 위험한 양상을 보인다고 경고했다. 세 지역 모두 로컬 상점 기반 상권에 외부 자본과 브랜드가 유입되며 임대료 상승과 기존 상인의 이탈이 발생하는 공통된 경로를 따른다.
가로수길은 자생적 형성 후 자본이 유입된 자연발생형 사례다. 성수동은 로컬 기반 정책 개입이 결합된 관리형 상권이다. 반면 서촌은 초기부터 외부 자본과 상업적 기대가 선행된 외부자본 주도형 재편 구조다.
로컬 전문가인 채지민 성신여자대학교 융합산업대학원 교수는 "서촌은 브랜드 유입과 임대료 상승, 업종 재편이 동시에 진행되는 압축형 젠트리피케이션이 나타나고 있다"며 "자생적 성장 과정 없이 상권이 단기간에 재구성되는 특징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채지민 교수는 "그 결과 상권의 다양성과 로컬성이 빠르게 약화하고 있다"며 "과거 성수동의 지속가능발전구역 지정이나 수원 행리단길의 지역상생구역 사례에서 확인되듯 일정 단계에 도달한 상권에 대해서는 정책적 개입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성수동 지속가능발전구역은 임대료 급등·프랜차이즈 유입을 막아 골목 상권과 지역 문화를 지키려는 '안티젠트리피케이션' 정책이다. 행리단길 지역상생구역은 임대료 상한·세제 지원 등으로 젠트리피케이션을 예방하며 건물주·상인이 함께 상권을 지속시키려는 제도다.
채 교수는 "지금이 바로 정책적 개입의 적기라고 판단된다"며 "서촌을 '보존과 관리가 필요한 도시 자산'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calebcao@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