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공정거래위원회가 반복담합 근절방안을 내놨다. 10년 내 재담합 시 과징금을 최대 100% 가중하고 자진신고 감면을 축소하겠다고 했다.
- 담합은 경쟁을 무너뜨리고 소비자 부담을 키우며 국가재정에 부담을 주는 만큼 엄벌 조치는 타당하다.
- 다만 자진신고 유인을 약화시키면 담합 은폐가 늘어나고, 사업자 수가 적은 업종에서는 과점 체제가 더 굳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세종=뉴스핌] 김범주 기자 = 시장에서 동일 품목의 가격이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폭으로, 비슷한 논리로 오르내리는 장면을 종종 목격하게 된다. 소비자는 늘 의심하지만, 결국 업자들이 정한 가격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선택지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내놓은 '반복담합 근절방안'은 그런 의심 위에 세워진 대책이다. 10년 안에 담합을 한 번만 다시 저질러도 과징금을 최대 100% 가중하고, 자진신고 감면을 축소하며, 입찰참가 제한과 시장참여 제한까지 넓히겠다는 것이 골자다.

취지는 분명하다. 설탕, 밀가루, 인쇄용지처럼 반복적으로 담합이 적발된 품목에 대해 과징금을 무겁게 부과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장치도 함께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실제 인쇄용지 담합 사건에서는 6개 제지사에 총 3383억원의 과징금이 부과되기도 했다.
담합은 단순한 기업의 일탈이 아니다. 진입장벽을 높여 경쟁을 무너뜨리고, 소비자 부담을 키우며, 공공조달 비용을 밀어 올려 결국 국가재정에도 부담을 준다. '한 번 적발되고 과징금 내면 끝'이라는 오래된 셈법을 이번에는 뿌리 뽑겠다는 공정위의 결심은 타당하다.
공정위가 내부감시체계 구축, 가격 변동 보고, 임원 해임·직무정지 검토 등 이른바 '역대급' 대안을 꺼내든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문제는 모든 정책이 명분대로만 작동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문제를 줄이기 위해 도입한 제도가 오히려 다른 문제를 키우는 역설은 과거 여러 정책에서 수없이 목격돼 왔다.
반복 담합에 대한 엄벌 조치도 이런 역설을 비켜가기 어렵다. 담합 재범을 막겠다며 자진신고 유인을 지나치게 약화시키고 시장 퇴출 압박만 높인다면, 되레 '담합 은폐'와 '경쟁 위축'이라는 결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사업자 수가 많지 않은 업종이다. 이런 업종에서 한꺼번에 많은 업체가 제재를 받게 되면, 오히려 경쟁이 더 제한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남은 업체를 중심으로 과점 체제가 더 굳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근 굵직한 담합 사건들이 보여주듯 시장은 한번 왜곡되면 그 파장이 여러 업종으로 번져간다. 그렇다고 처벌 수위만 높인다고 해법이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적발 가능성이 낮고, 신규 진입이 막혀 있으며, 발주 구조가 닫혀 있고, 침묵의 이익이 배신의 보상보다 클 때 담합은 다시 고개를 든다.
결국 구조를 바꾸는 작업이 병행돼야 한다. 담합을 잡겠다고 경쟁의 판 자체를 흔드는 것은 '뿔을 바로잡겠다고 소를 다치게 하는 행위'와 다르지 않다. 담합 유인이 쌓이는 업종 구조를 정밀하게 들여다보고 손보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wideope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