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국가유산청이 서울숲에 경주 최부자댁 후원을 모티프로 한 K-헤리티지정원을 공개했다.
- 경주 최씨는 300년간 12대에 걸쳐 부를 유지하며 나눔의 가훈을 실천한 가문이다.
- 정원은 10월 27일까지 서울숲에서 누구나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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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용석 선임기자 = 서울숲 한편에 낮은 담장과 화계, 협문과 누마루가 들어섰다. 화려하지 않고 오히려 수수하다. 그러나 그 수수함 안에 300년의 내력이 담겨 있다. 국가유산청이 '2026 서울국제정원박람회'에서 공개한 'K-헤리티지정원' 이야기다.

이 정원이 모티프로 삼은 공간은 경상북도 경주에 있는 국가민속문화유산 '경주 최부자댁'의 후원이다. 왜 하필 경주 최부자댁이었을까.
경주 최씨 부자 가문은 조선 중기부터 일제강점기에 이르기까지 약 300년간 12대에 걸쳐 경주에서 만석꾼의 재력을 유지했다. 한국사에서 이처럼 오랜 기간 부를 이어간 민간 가문은 드물다. 그러나 이 가문이 오늘날까지 회자되는 까닭은 재력 때문만이 아니다.
가문에는 대대로 '육훈'이 내려왔다. "재산은 만석 이상 모으지 마라.", "사방 백 리 안에 굶어 죽는 사람이 없게 하라.", "흉년에 남의 논밭을 사지 마라." 이는 부를 늘리는 법이 아니라 부를 나누는 법을 가르친 가훈이었다. 재물이 일정 수준을 넘으면 사회로 돌려보내는 것을 가문의 원칙으로 삼은 것이다.

마지막 후손 고 최준은 일제강점기 독립운동 자금을 지원하는 데 가산을 아낌없이 썼고, 광복 이후에는 남은 재산을 영남대학교 설립에 내놓기도 했다.
그 정신이 깃든 공간이 최부자댁 후원이다. 경주 최부자댁의 후원은 치장보다 절제, 과시보다 여백을 택했다. 국가유산청이 이 공간을 K-헤리티지정원의 원형으로 선택한 데는 그런 이유가 있다.
K-헤리티지정원은 국가유산청이 수년간 추진해 온 '전통 정원 모듈 개발 연구'의 결과가 처음으로 실제 공간에 적용된 사례이기도 하다.

공간 구성은 최부자댁 후원의 공간 구조를 충실히 따랐다. 야트막한 지형을 살려 화계(花階, 경사진 땅을 계단식으로 깎아 단을 만들고 꽃과 나무를 심은 전통 화단)를 쌓고, 담장과 협문(대문 옆이나 담장 사이에 낸 작은 쪽문으로 안채와 바깥채, 또는 정원과 마당을 이어주는 통로)으로 안과 밖을 나누었으며, 누마루(지면보다 높게 띄워 만든 개방형 마루로 사방이 트여 정원과 주변 경관을 조망할 수 있는 공간)를 올려 정원을 내려다볼 수 있는 시점을 마련했다.
정원에 심어진 나무들도 예사롭지 않다. 단종의 비 정순왕후의 능인 사릉의 전통수목양묘장에서 길러낸 우리 고유 수종들이다.
K-헤리티지정원은 오는 10월 27일까지 서울숲에서 누구나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다.
fineview@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