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13일 AI·반도체 호황 초과세수 국민환원 구상을 밝혔다.
- 2025년 법인세는 84조6000억원으로 전년보다 22조1000억원 증가했다.
- 국민배당금 실행은 추경안 편성이나 기금 설치 등 재정법 절차를 거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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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세는 곧바로 배당금 될 수 없어…추경·세계잉여금·기금 핵심 경로
국민배당금 관건은 '법적 그릇'…국가재정법상 집행 절차 따져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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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스핌] 정성훈 경제부장 =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인공지능(AI)·반도체 호황에 따른 초과세수를 국민에게 환원하는 '국민배당금' 구상을 언급하면서 실제 실행 경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민배당금은 특정 기업의 이익을 직접 나눠주는 방식이라기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 실적 개선으로 늘어난 법인세가 국가 세입으로 들어온 뒤 이를 어떤 절차와 근거로 국민에게 환원할 수 있는지의 문제다.
핵심은 세 가지다. 첫째, 법인세는 일단 일반적인 국가 세입으로 들어간다. 둘째, 초과세수라고 해서 정부가 임의로 곧바로 나눠줄 수는 없다. 셋째, 국민배당금이 실제 정책이 되려면 추가경정예산안 편성, 세계잉여금 활용, 별도 기금 설치, 신규 법률 제정 등 국가재정법상 절차를 거쳐야 한다.
김 실장은 최근 페이스북을 통해 AI 인프라 공급망에서 한국의 전략적 위치가 구조적 호황을 만들고, 그것이 역대급 초과세수로 이어진다면 그 돈을 어떻게 쓸지는 고민해야 할 문제라고 밝혔다. 청년 창업 자산, 농어촌 기본소득, 예술인 지원, 노령연금 강화, AI 시대 전환교육 비용 등이 활용처로 거론됐다.

◆ 작년 법인세 84조6000억원…전년보다 22조1000억원 증가
국민배당금 구상이 나온 배경에는 최근 법인세 수입의 빠른 회복이 있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2025년 국세수입은 373조9000억원으로 2024년 336조5000억원보다 37조4000억원 증가했다. 추경예산 372조1000억원과 비교해도 1조8000억원 더 걷혔다.
이 가운데 법인세 증가 폭이 가장 컸다. 2025년 법인세 수입은 84조6000억원으로 2024년 62조5000억원보다 22조1000억원 증가했다. 증가율은 35.3%에 달했다. 특히 법인세 신고분은 60조9000억원으로 전년보다 21조5000억원 늘었다. 예정처는 세계경제 성장과 AI 반도체 수요 증가 등으로 전기·전자 업종의 영업실적이 크게 개선된 것이 법인세 증가의 주요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올해도 법인세 호황 전망은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2026년 국세수입 예산을 390조2000억원으로 편성했다. 이는 2025년 2차 추경예산 372조1000억원보다 18조2000억원 많은 규모다. 정부는 2025년 기업실적 호조세가 유지되면서 법인세가 2025년 추경예산보다 3조원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회예산정책처 전망은 정부보다 더 높다. 예정처는 2026년 국세수입을 396조1000억원으로 전망했다. 정부 예산안 390조2000억원보다 5조9000억원 많다. 예정처는 임금상승 등으로 소득세가 증가하고, 내수 회복에 따른 부가가치세 증가, 2025년 법인실적 개선에 따른 법인세 증가가 올해 국세수입 증가에 기여할 것으로 봤다.
정부가 올해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하면서 법인세 초과세수를 대규모로 반영한 것도 같은 흐름이다. 정부는 26조2000억원 규모 추경 재원 중 25조2000억원을 초과세수로 조달하기로 했고, 이 가운데 법인세 수입은 반도체 경기 개선에 따른 기업실적 증가를 반영해 당초보다 14조8000억원 늘어날 것으로 봤다.

◆ 국민배당금, 법적으로 불가능한가…"불가능하지 않지만 자동 집행은 안 돼"
국민배당금은 현행 재정 체계상 불가능한 구상은 아니다. 다만 '법인세가 더 걷혔으니 국민에게 바로 나눠준다'는 식으로 집행할 수는 없다.
'국가재정법 제17조'는 한 회계연도의 모든 수입을 세입으로 하고 모든 지출을 세출로 한다는 예산총계주의 원칙을 두고 있다. 다시 말해 삼성전자·SK하이닉스 실적 개선으로 법인세가 더 걷히더라도 해당 세금이 자동으로 '반도체 배당금'이라는 이름표를 달고 별도 관리되는 것은 아니다. 일단 국세수입으로 편입되고, 이후 예산 편성·국회 심의·의결 절차를 거쳐 지출된다.
따라서 국민배당금의 실제 실행 경로는 크게 세 가지로 볼 수 있다.
첫째는 추가경정예산안에 국민배당금 성격의 세출사업을 넣는 방식이다. 올해처럼 초과세수가 비교적 확실할 경우 정부는 세입경정을 통해 국세수입 전망을 높이고, 이를 추경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이 경우 국민배당금은 일회성 또는 한시성 현금성 지원사업으로 설계될 가능성이 높다.
둘째는 결산 이후 세계잉여금을 활용하는 방식이다. 다만 세계잉여금도 마음대로 쓸 수 없다. 국가재정법 제90조는 세계잉여금 사용 순서를 정하고 있다. 지방교부세·지방교육재정교부금 정산, 공적자금상환기금 출연, 국가채무 상환 등을 거친 뒤 남는 재원을 추경 편성에 사용할 수 있다.
셋째는 별도 기금 또는 특별회계를 만드는 방식이다. AI·반도체 호황에 따른 초과세수를 장기적으로 적립하고, 이를 청년 자산 형성, AI 전환교육, 지역소득 보전 등에 쓰려면 별도 법률 또는 기금 설치 근거가 필요하다. 이 경우 단순한 일회성 배당금이 아니라 'AI 전환기금' 또는 '미래산업 국민환원기금' 성격으로 제도화될 수 있다.

◆ 가장 현실적인 경로는 '추경 세출사업'…상설화하려면 기금·법률 필요
현재 시점에서 가장 현실적인 경로는 추경 세출사업이다. 이미 정부는 올해 추경에서 초과세수 25조2000억원을 반영했고, 법인세만 14조8000억원 더 걷힐 것으로 전망했다. 이 구조를 활용하면 국민배당금도 추경안에 별도 사업으로 편성할 수 있다.
예를 들어 'AI 전환 국민역량 지원금', '청년 미래자산 계좌',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 'AI 전환교육 바우처' 등의 이름으로 세출사업을 만들 수 있다. 이 경우 예산 항목은 국민배당금이라는 정치적 표현보다는 민생지원, 교육훈련, 지역소득 보전, 취약계층 지원 등 구체적 사업명으로 편성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추경에 담기려면 국가재정법 제89조상 추경 편성 요건과 맞아야 한다. 국가재정법은 전쟁이나 대규모 재해, 경기침체, 대량실업, 남북관계 변화, 경제협력 같은 대내외 여건의 중대한 변화, 법령에 따른 국가 지급 지출 발생·증가 등을 추경 사유로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국민배당금이 추경 사업이 되려면 단순히 '세금이 더 걷혔다'는 이유만으로는 부족하다. AI 전환에 따른 노동시장 충격, 산업구조 변화, 지역 격차, 청년 자산 형성, 농어촌 소득 보전 등 구체적 정책 목적과 연결해야 한다.
상설 제도로 만들려면 절차는 더 복잡하다. 초과세수 일부를 매년 적립하거나 운용수익을 국민에게 환원하려면 별도 기금 설치가 필요하다. 이 경우 기금 설치 법률에 재원, 용도, 운용방식, 국회 보고, 성과평가, 재정건전성 장치 등을 담아야 한다.

◆ 세금의 '출처'보다 중요한 것은 '배분 원칙'
국민배당금 논의에서 중요한 지점은 세금의 출처가 아니라 배분 원칙이다. 법인세는 특정 기업의 기여로 늘어날 수 있지만, 국고에 들어온 뒤에는 국가 전체 재정의 일부가 된다. 국가재정법 체계에서는 특정 세목의 증가분을 곧바로 특정 집단에 배당하는 방식보다, 예산 편성 과정을 통해 정책 목적과 수혜 대상을 정하는 방식이 원칙이다.
이 때문에 국민배당금이 실제 정책이 되려면 이름보다 설계가 중요하다. 전 국민에게 현금을 지급할 것인지, 청년·농어촌·고령층·예술인 등 특정 계층에 집중할 것인지, 일회성 지원으로 끝낼 것인지, 기금으로 적립해 지속 가능한 구조를 만들 것인지가 핵심이다.
올해 법인세 호황은 국민배당금 논의를 현실의 재정 이슈로 끌어올렸다. 지난해 법인세는 84조6000억원으로 전년보다 22조1000억원 늘었고, 올해 추경 과정에서도 법인세 초과세수 14조8000억원이 반영됐다. 반도체 호황이 기업 실적을 넘어 국가 재정 여력으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다만 그 재정 여력이 국민배당금으로 이어지려면 반드시 예산 절차를 통과해야 한다. 추경 세출사업으로 갈지, 세계잉여금 활용으로 갈지, 별도 기금 설치로 갈지에 따라 법적 근거와 집행 방식은 달라진다.
결국 국민배당금의 실현 가능성은 '돈이 있느냐'보다 '어떤 법적 그릇에 담을 것이냐'에 달려 있다. 반도체 초과세수를 단기 민생지원으로 쓸지, AI 시대 전환비용을 줄이는 미래투자로 쓸지, 아니면 국가채무 상환과 병행할지는 향후 정부 재정 운용의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 한 줄 요약
반도체 호황이 만든 초과세수는 곧바로 '국민배당금'이 되는 것이 아니라, 국가재정법상 예산·추경·세계잉여금·기금이라는 법적 그릇을 거쳐야 국민에게 돌아갈 수 있다.
jsh@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