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정문성은 2일 서울에서 인터뷰를 갖고 ENA 드라마 허수아비 속 이기환을 연기하며 느낀 고민을 털어놨다
- 이기환을 이해하지 않기로 하고 선한 얼굴 뒤 가책 없는 악인을 그리기 위해 해석과 계획을 최대한 배제했다고 말했다
- 실제 사건 모티브라 자료도 피하며 시청자에게 납득 불가한 인물로 비춰지길 바랐고, 연기는 행복했지만 캐릭터엔 애정이 없었다고 했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서울=뉴스핌] 최문선 기자 = 배우 정문성이 ENA 드라마 '허수아비' 속 이기환(이용우)을 연기하며 느꼈던 고민과 부담감을 털어놨다.
정문성은 지난 2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갖고 "'허수아비'는 처음부터 끝까지 다 챙겨봤다. 4부까지는 한 번에 몰아봤고, 이후에는 본방송으로 시청했다"며 "대본을 처음 봤을 때부터 너무 좋았다. 이야기도 재밌고, 작품이 하려는 이야기도 좋았다. 이기환이라는 캐릭터 역시 연기해보고 싶은 인물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장 분위기도 정말 좋았다. 좋은 내용을 가진 드라마가 잘 나왔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고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극 중 정문성은 겉으로는 선하고 성실한 이용우의 얼굴을 하고 있지만, 실상은 끔찍한 연쇄 살인을 저지른 이기환을 연기했다. 그는 "이번 작품에서 캐릭터를 이해하려고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정문성은 "저는 제가 납득이 돼야 연기하는 배우인데, 이 인물은 제 상식선 밖에 있는 사람이었다"며 "긴 고민 끝에 '내가 이해된 상태로 연기하면 안 되겠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보통은 악역을 연기할 때도 그 사람만의 이유나 자기방어를 찾게 되는데, 그것 역시 평범한 사람의 사고방식이라고 생각했다"며 "이기환은 가책을 느끼면서 자신을 설득한 사람이 아니라, 애초에 가책이 없는 사람이라고 봤다"고 말했다.
또한 "우리에겐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지만 이기환에게는 평범한 일 중 하나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본에 있는 상황과 대사 외에 제가 만든 해석이나 계획된 연기를 최대한 배제하려 했다"고 덧붙였다.

캐릭터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정문성은 "이용우가 철저히 좋은 사람처럼 보여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는 "기환이가 태주와 지원, 기범을 방패 삼고 그 뒤에 숨어 자유롭게 악행을 저지른다고 생각했다"며 "그래서 그들 앞에서는 누구보다 좋은 사람이어야 했다. 시청자들도 이용우를 정말 좋은 사람으로 믿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가장 어려웠던 장면으로는 철길 앞에서 동생 기범이 죽음을 맞이하는 장면을 꼽았다. 정문성은 "동생의 죽음을 마주한 장면인데, 이기환과 저 자신을 분리하는 게 쉽지 않았다"며 "아무 이유 없이 사람을 죽인다는 것이 제게는 너무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현장에서는 '너를 해치고 싶지는 않은데 그냥 모른 척하고 살아라'라는 감정으로 연기했다"며 "대본에는 차에서 내리면서 다리가 풀렸다고 적혀 있었는데, 그렇게 잔혹한 사람이 그런 모습을 보인다는 게 오히려 고민이 됐다"고 설명했다.
시청자 반응도 인상적이었다고 밝혔다. 정문성은 "보통 악역을 하면 '소름 끼친다', '무섭다' 같은 반응이 많은데 이번에는 설명도 없이 냅다 욕을 하시더라"며 웃었다.
그러면서도 "오히려 그게 맞다고 생각했다. 만약 허구의 인물이었다면 어느 정도 이해받거나 버림받지 않기 위해 노력했을 수도 있다"며 "하지만 이번 작품은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하고 있기 때문에 제가 연기를 잘못하면 누군가에게 또 다른 상처를 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최대한 납득할 수 없는 사람처럼 보이길 원했다. 우리가 알 수 없는 사람처럼 연기하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그는 이기환이라는 인물에게 애정이나 동정조차 느끼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정문성은 "혼나야 마땅한 인물이라고 생각했다"며 "작품을 위해 정말 열심히 연기했는데도 이 캐릭터를 안아줄 수 없다는 사실이 쓸쓸하고 허했다"고 말했다.
이번 작품에 출연을 결심한 이유도 밝혔다. 정문성은 "감독님이 제게 선한 이미지가 있다고 보신 것 같다"며 "평소 따뜻하고 알콩달콩한 드라마가 많은데 '허수아비'는 결이 달랐다"고 말했다.
이어 "대본을 읽다 보니 제가 그 허수아비라는 사실이 드러났고, 매회 프롤로그와 에필로그가 있다는 점도 흥미로웠다"며 "특히 태주와 1대1로 감정 싸움을 이어가는 구조가 배우로서 굉장히 매력적으로 다가왔다"고 설명했다.
촬영 과정 역시 쉽지 않았다. 정문성은 박해수와 함께 노년 시절 프롤로그·에필로그 장면을 단 이틀 만에 촬영했다고 밝혔다. "1회부터 12회까지의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를 이틀 동안 몰아서 찍었다"며 "거의 연극 한 편 분량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에는 노인 연기를 어디까지 해야 할지 고민했는데 감정이 닿는 순간부터는 너무 재밌었다"며 "시간이 부족해 몇몇 장면은 못 찍을 뻔했고, 촬영 후에는 며칠 동안 아플 정도로 힘들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도 "드라마를 하면서 이렇게 원 없이 연기해본 적이 있나 싶을 정도로 행복했다"며 "다시 할 수 있을지 모를 특별한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한 작품인 만큼 부담감도 컸다. 정문성은 "실존 인물을 연기하는 것과는 또 다른 무게감이 있었다"며 "실제 인물을 그대로 재현하거나 참고하고 싶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제가 연기해야 하는 것은 이기환과 이용우이지, 실제 그 인물이 아니라고 생각했다"며 "그 사람을 이해하게 될까 봐 관련 자료도 의도적으로 참고하지 않았다. 누군가는 실제 범인을 만나봤냐고 묻기도 했는데 제 기준에서는 상상도 못 할 이야기"라고 말했다.
또한 "'허수아비'는 단순히 범인을 추적하는 수사물이 아니었다"며 "범인을 밝혀내는 과정보다 그 안에서 우리가 무엇을 바라봐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작품이라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moonddo00@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