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산업연은 10일 5극3특 해법을 제시했다
- 산업 배분보다 투자·R&D·인재 결합이 핵심이다
- 권역 성장거점과 초광역 협의체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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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망산업 늘어도 성장거점 여전히 취약
앵커기업 중심 초광역 산업생태계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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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스핌] 김하영 기자 = 5극3특 균형성장전략이 지역산업 위기의 해법이 되려면 산업을 지역에 배분하는 것이 아닌 기업투자·연구개발(R&D)·인재·정주 인프라를 묶은 초광역 성장엔진으로 설계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산업연구원은 10일 발표한 '5극3특 체제의 지역산업전략에 대한 제언' 보고서를 통해 기존 지역산업정책의 한계를 짚었다. 비수도권 주력산업 위기와 수도권 집중, 정책자원 분산이 맞물리면서 실질적 성장거점을 만들지 못했다는 진단이다.
산업연은 5극3특 전략이 실질적 균형성장전략이 되려면 산업을 지역에 배분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고 봤다. 앵커기업 투자와 배후산업공간, 권역 중심도시의 혁신기능을 함께 묶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특히 대학·연구기관, 인재양성, 규제·금융·재정 지원도 하나의 초광역 프로젝트로 결합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 지역산업정책 반복됐지만…주력산업 위기는 계속
정부는 그동안 균형발전을 위해 다양한 지역산업정책을 추진해 왔다. 시도별로 전략산업을 정하고,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특구를 지정하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지방투자 보조금과 기반시설 지원을 통해 지역마다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겠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정책 수단이 많았던 것에 비해 지역산업의 체질 변화는 제한적이었다. 조선·철강·석유화학 등 비수도권 주력 제조업은 구조적 위기를 반복했다. 글로벌 공급과잉과 중국과의 경쟁 심화가 동시에 작용하고, 수요 정체까지 겹치면서 지역의 기존 먹거리가 흔들렸다.

과거 조선업 위기 당시 전북 군산과 울산 동구, 경남 거제·통영·고성·창원 진해 등이 산업위기대응특별지역으로 지정됐다. 전남 목포·영암·해남도 같은 이유로 위기 지역에 포함됐다. 이후에는 포항·광양 철강, 여수·서산 석유화학 지역도 위기 지역으로 지정됐다.
이는 지역경제 문제가 단순히 경기 부진에 그치지 않는다는 근거다. 지역의 먹거리를 책임져 온 주력산업이 세계 시장 변화와 중국과의 경쟁에 직접적으로 노출돼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기존 지역정책은 기업투자와 연구개발, 인재 양성, 산업입지를 하나로 묶어 지역 안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드는 데까지 나아가지 못했다. 유망산업을 지정하고 예산을 나눠 지원하는 방식으로는 조선·철강·석유화학 같은 기존 주력산업의 구조적 위기에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핵심은 지역별로 유망산업을 지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산업을 기업투자와 일자리 창출, 연구개발로 이어지게 할 성장거점을 만드는 데 있다. 정부는 그간 지역마다 이차전지·바이오·미래차·재생에너지 등 유망산업을 지정해 왔다. 그러나 기업과 인재, 연구개발 기능이 실제로 모이는 효과는 약했다. 유망산업 목록은 늘었지만 기업의 투자를 통해 지역 내 혁신으로 이어지는 구조가 만들어지지 못한 셈이다.
◆ 수도권에 몰린 R&D·인재…지역산업 병목은 '연결 실패'
지역산업의 핵심 병목은 수도권 집중이다. 산업을 키우려면 공장뿐만 아니라 연구소와 본사 내 다양한 전문인력들이 함께 움직여야 한다. 그러나 이런 고부가가치 산업은 여전히 수도권에 몰려 있다.
산업연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기준 전체 연구개발비에서 기업체 연구개발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81.4%다. 기업 R&D는 산업혁신의 핵심 자원이다. 실제 제품을 개발하고, 공정을 개선하고, 시장 수요에 맞춰 기술을 사업화하는 기능은 기업 R&D에서 나온다. 이 기능이 수도권에 집중되면 비수도권은 산업혁신 기반을 갖추기 어렵다.

지방에 공장만 들어선다면 장기적으로 한계를 드러낼 수밖에 없다. 연구소와 본사, 기획·영업 기능이 수도권에 머물게 되면 지역에는 생산 기능만 남게 되기 때문이다. 이 경우 지역에 생기는 일자리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고, 기술혁신 효과도 지역에 충분히 반영되지 못한다.
청년 인재 유출도 같은 구조에서 발생한다. 지역 대학을 졸업해도 좋은 일자리와 연구개발 기능이 부족하면 청년은 수도권으로 이동한다. 주거·교통·교육·의료·문화시설 등 정주 인프라가 약하면 인재가 지역에 머물 유인도 약해진다. 기업 역시 인재를 안정적으로 구하기 어려운 지역에는 핵심 기능을 두기 부담스럽다.
결국 지역산업 위기의 본질은 기업투자, R&D, 인재, 생활 인프라가 한 권역 안에서 연결되지 못하는 데 있다. 지역에 공장만 있고 혁신 기능이 없다면 산업구조 전환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지산업이 계속 위기를 반복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 5극3특, 유망산업 선정 아닌 '초광역 성장엔진' 돼야
산업연은 5극3특 성장엔진을 유망산업 선정 작업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봤다. 지역별로 이차전지, 바이오, 미래차 등 전략산업을 정하는 것만으로는 실제 성장으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것이다. 기업 투자와 연구개발, 인재 양성, 산업입지를 하나로 묶어 권역 단위의 성장거점을 만드는 것이 핵심이라고 분석했다.
이를 위해서는 앵커기업 투자가 가장 중요하다. 앵커기업은 지역 산업생태계의 중심이 되는 대기업이나 핵심 기업을 말한다. 이 앵커기업이 신·증설이나 이전 투자를 하면 부품·소재·장비 기업이 따라붙고, 지역 대학과 연구기관의 공동 연구도 구체화될 수 있다. 지역 중견·중소기업도 단순 하청에 머무르지 않고 공급망 참여 기업으로 성장할 기회를 얻는다.

공간 배치도 지금과 달라져야 한다. 대규모 제조업 투자는 넓은 부지와 전력, 용수, 물류 인프라가 필요하다. 이 때문에 생산시설은 광역시 안보다 배후산단이나 임해·내륙 산업거점에 배치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반면 연구소와 본사, 기획·영업, 창업 지원, 고급인력 정주 기능은 권역 중심도시와 연결해야 한다. 생산은 배후공간이 맡고, 혁신과 의사결정 기능은 거점도시가 맡는 방식이다.
교통과 생활 인프라도 산업정책의 핵심 조건이 된다. 권역 안에서 60분 안팎으로 출퇴근할 수 있는 교통망이 갖춰져야 기업은 더 넓은 노동시장에서 인재를 구할 수 있다. 주거, 교육, 의료, 문화시설이 부족하면 청년과 전문인력은 지역에 머물기 어렵다. 결국 산업단지 조성만으로는 부족하고, 사람이 살고 일할 수 있는 생활권을 함께 만들어야 기업 투자도 지속될 수 있다.
이 구조가 작동하면 지역별 역할도 분명해진다. 거점도시는 연구개발과 본사 기능, 대학·창업 생태계를 담당한다. 배후지역은 생산시설과 공급망 기업을 유치한다. 지방정부는 산업입지, R&D, 인력 양성, 교통·정주 인프라를 하나의 프로젝트로 묶어 조정해야 한다. 그래야 투자자는 개별 산단 하나가 아니라 권역 전체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투자할 수 있다.
◆ 5극3특 성패, 지역별 배분보다 '권역 집중'에 달렸다
산업연은 5극3특 전략이 성공하려면 지역별로 사업을 배분하는 방식부터 벗어나야 한다고 분석했다. 성장엔진 정책은 권역 안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거점을 키우는 전략이다. 하지만 실제 추진 과정에서 각 지방자치단가 전략산업, 산단, 대학 지원사업, 특구, 예산을 배분하는 방식을 고수하면 정책 효과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 경우 초광역 성장엔진은 권역 전체의 산업생태계를 키우는 전략이 아니라 기존 지역사업을 이름만 바꿔 배분하는 정책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이를 막으려면 권역별 성장엔진 추진협의체가 실질적인 전략 본부 역할을 해야 한다. 지자체 의견을 모으는 협의기구에 머물러서는 효과를 내기 어렵다. 어느 지역에 앵커기업 투자를 유치할지, 생산시설은 어디에 둘지, 연구소와 본사 기능은 어느 거점도시와 연결할지까지 조정해야 한다. 대학과 연구기관이 맡을 R&D 과제, 인력 양성 프로그램, 교통망과 생활 인프라 확충 계획도 같은 틀 안에서 결정돼야 한다.
초광역 협약도 지자체별 사업 목록을 모아 놓는 수준에 그쳐서는 안 된다. 권역 전체가 어떤 산업을 키울지, 어느 거점을 중심으로 투자와 연구개발을 묶을지, 어떤 기업과 대학이 참여할지를 먼저 정해야 한다. 여기에 중앙정부의 규제 완화, 금융·세제 지원, 지방정부의 인허가·입지 지원 책임까지 함께 담아야 한다.
기업 지원 방식도 바뀌어야 한다. 보조금과 세제·금융 지원은 기업투자를 끌어오는 데 필요한 수단이다. 그러나 지원이 생산시설 유치에만 집중되면 지역에는 공장과 일부 고용만 남을 수 있다. 핵심 의사결정과 연구개발, 기획·영업 기능은 수도권에 남고 지방은 생산기지 역할에 머무르는 구조가 반복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따라서 기업 지원은 지역 기여 조건과 함께 설계돼야 한다. 지역 내 연구소나 기술센터 설치, 지역대학과의 공동연구, 지역인재 채용, 지역 중소기업의 공급망 참여가 함께 따라야 한다. 재직자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기존 지역 인력의 기술 전환도 지원해야 한다. 기업이 권역 안에서 기술과 인력을 활용하고, 지역기업이 앵커기업의 공급망에 들어갈 수 있어야 지역산업 구조가 바뀐다.
성과관리 기준도 달라져야 한다. 지금까지 지역산업정책은 사업비 집행률, 기업지원 건수, 교육 인원, 투자협약액 같은 단기 지표에 치우친 측면이 있었다. 하지만 이런 지표만으로는 지역산업의 체질이 바뀌었는지 확인하기 어렵다. 돈을 얼마나 썼는지보다 지역 안에 어떤 기능이 새로 생겼는지를 봐야 한다.
5극3특은 부가가치 창출과 고임금 일자리 확대가 핵심 지표가 돼야 한다. 이에 지역 R&D 투자액, 연구소·본사 기능 이전, 지역대학 졸업자의 권역 내 취업률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또한 앵커기업과 지역기업 간 거래액, 권역 내 통근·통학 연결성, 정주인구 변화도 중요한 성과 기준이 될 수 있다.
산업연의 분석은 5극3특이 지역사업 배분 정책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데 모인다. 5극3특은 수도권 일극체제에 대응하기 위해 권역 단위의 산업거점을 만드는 전략이다. 관건은 어떤 산업을 지정하느냐가 아니라 그 산업을 키울 기업투자와 연구개발, 인재, 생활 인프라를 실제로 연결할 수 있느냐다. 권역 전체를 하나의 산업생태계로 설계할 때 '5극3특 전략'은 단순한 구호를 넘어 비수도권 성장전략으로 작동할 수 있다.
■ 한 줄 요약
5극3특 전략의 본질은 어떤 산업을 지역에 배분하느냐가 아니라 기업투자와 연구개발, 인재, 생활 인프라를 하나의 권역 성장거점으로 묶을 수 있느냐에 있으며, 해법은 지역별 나눠갖기가 아니라 초광역 단위의 선택과 집중에 있다.
gkdud9387@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