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쿠팡 개인정보 유출로 3370만 명 피해 우려가 커졌고 주민등록번호 변경 신청도 2000건 돌파가 예상됐다.
- 기업들은 자사몰 확대를 위해 고객 데이터를 대량 수집하면서도 보안 투자는 소홀해 반복적인 유출 사고를 낳고 있다.
- 소비자는 사실상 강제된 동의 구조에 피로감을 느끼는 가운데, 기업의 실질적 보안 강화와 강한 제재가 뒤따라야 신뢰가 회복될 것이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3,370만 명. 한국 인구의 3분의 2다. 쿠팡 한 곳에서 터진 유출 규모만 그렇다. 이름, 전화번호, 이메일은 물론 공동현관 비밀번호까지 빠져나갔다. 해커가 마음만 먹으면 당신의 집 앞까지 올 수 있다는 얘기다. 그 불안이 현실이 됐는지, 올해 주민등록번호 변경 신청은 제도 시행 이후 연간 첫 2,000건 돌파가 예상된다. 자신의 고유 번호를 바꿔야 한다는 공포. 그게 지금 대한민국 소비자들이 처한 현실이다.
편의점, 패션, 식품, 이커머스까지 너나할 것 없이 털리는 개인정보 속에서 살아남은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휴대폰 앱으로 손쉽게 연동해 가입하는 세상에서 그 편리함을 이용하지 않을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이 상황에서 기업의 자사몰 홍보 보도자료를 작성하고 있자면 그렇게 괴리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고객을 직접 확보하겠다며 회원가입과 멤버십, 구매 이력, 배송 정보를 모으는 데는 적극적이면서 이를 지킬 보안 투자는 뒷전이다.
자사몰 강화는 유통업계의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다. 플랫폼에 수수료를 헌납하는 대신 고객을 직접 붙잡겠다는 전략은 경영 논리상 이해가 간다. 문제는 그 '직접 관계'의 본질이 결국 데이터라는 점이다. 이름, 연락처, 주소, 결제 수단, 심지어 개인 일정까지. 기업들은 이 모든 것을 긁어모으면서 정작 금고 자물쇠는 허술하게 채워두고 있다.
유출 사고가 터질 때마다 기업의 대응은 판에 박혀 있다. "즉시 조치를 취했다", "추가 피해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고객 신뢰 회복에 최선을 다하겠다." 그러나 사과문이 내려가고 난 후 정작 보안 투자 확대를 약속하는 기업은 드물다. 마케팅 예산의 몇 분의 일만 보안에 써도 막을 수 있었던 사고들이 반복되는 이유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구조에 있다. 지키는 데 드는 비용은 당장 매출로 잡히지 않는다. 경영진 입장에서 보안은 뚫리기 전까지 보이지 않는 성과다. 과징금과 소송 비용을 합산해도 예방적 보안 투자보다 싸게 먹히는 구조가 유지되는 한, 기업의 행동은 바뀌지 않을 것이다.
소비자 역시 피로하다. 앱 설치 때마다 등장하는 수십 개의 동의 항목을 꼼꼼히 읽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동의하지 않으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습니다'라는 문구 앞에서 선택지는 사실상 없다. 자발적 동의라는 외양을 띠지만 실질은 강제에 가깝다.
자사몰을 키우겠다는 기업들에게 묻고 싶다. 고객과의 '직접 관계'를 원한다면, 그 관계를 지킬 책임도 직접 지겠다는 각오가 돼 있느냐고. 데이터를 모으는 속도만큼 보안을 강화하고, 유출 사고에 솜방망이 처벌이 아닌 실질적 제재가 뒤따를 때 비로소 고객은 앱 설치 버튼을 누르며 조금은 덜 찜찜할 수 있을 것이다.
mkyo@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