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전국공무원노조가 1일 5·18 폄훼 응원을 계기로 집단 대상 혐오표현 규제와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했다.
- 현행 모욕·명예훼손죄와 정보통신망법은 피해자 특정과 온라인 한정 등 한계로 광범위한 집단 혐오표현 제재에 공백이 존재한다.
- 차별금지법은 징벌적 손해배상과 집단소송으로 혐오표현을 억제하자는 취지지만 표현의 자유 위축과 종교기관 제재 가능성 등 부작용 논란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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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통망법 제재는 인터넷 공간으로 한정
대안으로 떠오른 차별금지법…표현의 자유 위축 우려도
[서울=뉴스핌] 조준경 기자 = 서울 배재고등학교 야구부의 5·18 민주화 운동을 폄훼하는 응원 논란 이후, 개인뿐 아니라 특정 집단을 향한 혐오와 모욕 표현도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현행 명예훼손죄와 모욕죄는 피해자가 특정돼야만 성립하기 때문에 집단을 대상으로 한 혐오 표현을 막기에 법적 보호가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은 지난 1일 낸 성명에서 "5월 스타벅스코리아에 이어 이번에는 야구 경기장이라는 공적 공간에서 특정 지역 비극을 조롱의 도구로 삼은 학생들 행태는 사회 인권 의식과 역사 의식이 얼마나 위태로운 지점에 서 있는지 여실히 보여준다"며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했다.

전공노는 이어 "타인의 존엄을 침해하고 특정 집단과 개인을 공격하는 행위는 사회 공동체를 병들게 하고 민주주의 근간을 무너뜨린다"며 "차별금지법은 특정 소수자만을 위한 법이 아니라 성별과 장애, 나이, 출신 지역, 고용 형태, 성적 지향 등 어떠한 이유로도 부당하게 차별받지 않을 권리를 보장하는 법"이라고 설명했다.
◆ 모욕·명예훼손죄 성립 요건 까다로워…정보통신망법 개정안도 한계
전공노가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는 이유는 현행 법으로는 혐오 표현을 억제하기가 어렵다는 데 있다. 현행 법상 혐오 표현은 형법상 모욕죄나 명예훼손죄로 제재할 수 있다.
다만 모욕죄와 명예훼손죄 성립 요건이 까다롭다. 피해자가 누구인지 명확히 특정돼야 제재할 수 있어서다. 이번 논란처럼 광주시민이나, 5·18 유공자 및 유족 등 특정 집단을 대상으로 한 포괄적인 혐오 발언인 경우 피해자 특정성이 인정되지 않아 처벌하기가 어려울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법조계에서는 스타벅스 '탱크데이' 논란에 모욕죄를 적용하기가 쉽지 않다고 본다.
허위조작정보 유통 시 최대 5배 손해배상 처분을 내리는 정보통신망법 개정안도 혐오 표현을 억누르는 데 한계가 있다. 지난 7일 시행된 이 법 개정안은 특정 개인이나 집단에 대한 폭력뿐 아니라 차별을 선동하는 정보도 불법으로 규정하고 처벌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다만 온라인 공간에서 유통되는 정보에 한해 효력을 발휘한다. 이번 야구장 사건처럼 오프라인 공간에서 발생하는 혐오 표현을 제재하기에는 명확한 한계가 있다.
◆ 차별 금지 어길 시 최대 5배 징벌적 손해배상…표현의 자유 침해도 살펴야
진보단체와 시민단체는 이같은 법적 공백을 메우기 위해 차별금지법을 통해 혐오 표현 억제 수단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22대 국회에서 손솔 진보당 국회의원이 지난 1월 차별금지법을 대표 발의했다.
차별금지법은 성별, 장애, 나이, 인종, 성적지향, 성별정체성 등에 대한 차별을 금지한다는 내용이다. 만약 이를 어길 시 통상적인 재산상 손해액 외에도 별도로 최대 5배 징벌적 손해배상금을 부과할 수 있다. 특히 차별로 인해 다수의 동일한 피해가 발생할 경우 그 차별 시정을 위해 집단소송을 할 수 있다.
차별금지법제정연대 법률위원회는 지난 6월 29일 낸 칼럼에서 "혐오표현이 방치되면 고용·교육 등 생활영역의 차별로, 나아가 혐오범죄와 집단학살로까지 고조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혐오표현을 규제하는 목적은 이 연쇄고리를 끊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차별금지법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표현의 자유와 충돌할 수 있어서다. 해외 주요국 역시 혐오 규제와 표현의 자유 보호라는 두 가치 대립 속에서 각기 다른 선택을 내렸다.
미국은 표현의 자유를 최우선으로 삼아 혐오표현 자체를 처벌하는 연방법 없이 민권법 등으로 영역 내 차별만 규율한다. 반면 영국은 형사법과 평등법을 통해 온·오프라인의 혐오표현에 강력히 개입한다. 일본은 규제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표현의 자유를 고려해 처벌 규정이 없는 선언적 형태의 '헤이트스피치 해소법'을 택했다.
이상현 숭실대학교 국제법무학과 교수는 "포괄적 차별금지법에 형사처벌 기능이 없더라도 추후 종교 기관 등에 과징금이나 징벌적 손해배상을 부과해 표현의 위축이나 온라인 검열 같은 효과를 낳을 수 있다"고 말했다.
calebcao@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