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정부가 촉법소년 연령 하향을 추진하자 경찰은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 형사 입건돼도 상당수는 소년부로 돌아가 현장 변화가 적다고 지적했다
- 경찰은 연령보다 신속 격리 등 소년법 개정이 우선이라 봤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51%가 공범 낀 집단 비행…처벌보다 '환경 차단'이 핵심
영장 기다리다 범죄 무리에 방치돼…소년법 개정 필요
[편집자주] 형사미성년자(촉법소년) 연령을 유지할지 낮출지, 낮춘다면 몇 살까지 낮출지를 둘러싼 논란이 수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뉴스핌은 연령(年齡) 논쟁 너머를 들여다본다. 청소년들은 어떤 경로로 비행과 범죄에 빠지는지, 범죄 이후 어떤 삶을 살아가는지, 이들을 수사하고 보호·교화해 다시 사회로 돌려보내야 할 우리 사회의 준비는 충분한지 4편에 걸쳐 살펴본다.
[서울=뉴스핌] 나병주 기자 = 정부가 촉법소년 기준 연령 하향을 추진 중인 가운데 범죄 현장에서 촉법소년을 가장 먼저 마주하는 일선 경찰들 사이에서는 이 같은 조치가 근본적인 소년범죄 예방책이 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연령 하향보다는 '신속한 격리' 등 제도적 맹점을 보완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목소리다.

◆연령 하향해도 결국 소년부로 '유턴'…수사 실무는 그대로
15일 뉴스핌 취재를 종합하면 촉법소년은 형벌 법령을 위반해도 형사책임능력이 없어 처벌받지 않는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 소년을, 범죄소년은 형사처벌이 가능한 만 14세 이상 19세 미만 소년을 각각 가리킨다. 정부는 촉법소년의 상한 기준인 '만 14세'를 지금보다 낮춰 형사처벌 대상인 범죄소년의 범위를 넓히는 것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최전선에서 촉법소년을 가까이 지켜보는 현장 경찰들은 연령을 낮춰 형사 입건을 하더라도 사건 처리 구조상 실무적인 차이는 미미하다고 지적한다. 서울 일선 경찰서 전 여성청소년과장 A씨는 "촉법소년 연령이 낮아져 피의자가 되더라도 결국 대부분의 사건은 검찰에서 다시 소년부로 송치하기 때문에 실무상 차이는 없다"고 꼬집었다.
이런 '유턴' 구조는 우리나라 소년사법 체계 자체에서 비롯된다. 우리나라는 소년사건에 형벌을 부과하는 '형사절차'와 교육적 관점에서 유연하게 보호처분을 결정하는 '보호절차'로 구분하는 이원적 체계를 가지고 있다. 형사재판에 넘겨진 소년이라도 법원 판단에 따라 다시 소년부로 송치될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는 실제 통계로도 뒷받침된다. 법원의 사법연감에 따르면 2020~2024년 제1심 형사재판을 받은 19세 미만자 사건 1만3732건 중 38.9%(5339건)가 다시 가정법원 소년부로 송치됐다. 애써 형사재판에 넘겨도 절반 가까이가 결국 소년부로 되돌아가는 셈이다.
수사 초기 단계 현장에서의 체감도 크게 다르지 않다. 서울 일선 경찰서의 B 경찰관은 "수사할 때부터 피의자가 촉법소년이라는 걸 알고 하는 경우는 드물다"며 "촉법소년 연령이 내려간다고 해서 우리가 수사하는 사건 자체가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라고 귀띔했다. C 경찰관 역시 "촉법소년 연령이 하향돼 범죄소년 대상이 늘어난다고 하더라도 검찰로 송치하는 과정은 똑같아 현장에서 변하는 건 없다"고 말했다.
◆무의미한 처벌 확대보다 '신속 격리' 시급..."소년법 개정 필요"
10대들이 법을 악용한다는 대중의 인식 역시 '현장 체감'과 차이가 있다. A씨는 "촉법소년이 강력범죄를 범하는 이유는 '내가 촉법이라 처벌받지 않기 때문'이 아니다"라며 "사춘기 시절 청소년들이 또래 친구들을 중심으로 무리를 지어 다니면서 일탈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것이라 촉법 연령을 낮춰서 형사처벌을 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 재판 통계에서도 학교나 동네 선후배, 친구 등과 어울려 비행으로 이어지는 소년범죄의 집단성이 뚜렷하게 확인된다. 사법정보공개포털에 따르면 2020~2024년 사이 소년형사사건 제1심 판결문을 분석한 결과 소년 피고인 3582명 중 51.4%(1840명)가 공범과 함께 범행을 저질렀다. 또한 5인 이상이 무리 지어 집단으로 범행한 경우도 13.7%(490명)에 달했다.
수사 현장에서는 이처럼 소년범죄가 또래 무리와 얽혀 집단으로 이뤄지는 특성을 고려할 때 물리적 연령 기준을 깎아내리는 논쟁에 매몰될 것이 아니라 비행 집단으로부터 소년범을 즉각 떼어놓을 수 있도록 시스템부터 고쳐야 한다고 강조한다.
굳이 연령을 낮춰 형사처벌 대상을 확대하지 않더라도 현행 제도에 있는 보호처분만으로도 범죄를 부추기는 환경에서 소년범을 효과적으로 격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격리가 신속하게 이뤄지지 못하는 현행 사법 처리 구조에 있다. 현재는 경찰이 재범 위험이 큰 소년범을 붙잡아도 판사의 영장 없이는 소년분류심사원 등에 넘길 수 없어 바로 분리하기가 어렵다.
절차가 막혀 아이들이 범죄 무리에 방치되는 상황부터 고쳐야 한다는 지적이다. A씨는 "아직 판단이 미숙한 소년들은 격리시설에서의 보호처분이 범죄 예방에 효과적"이라며 "재범 우려가 높은 경우 판사의 긴급동행영장 없이 경찰의 판단으로 신속히 소년분류심사원에 입소가 가능하도록 소년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어 "만일 법 개정이 어렵다면 24시간 대응이 가능한 소년전담재판부를 만들어 즉각적인 격리가 이뤄지게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lahbj11@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