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거제시가 14일 지방세 체납관리단을 출범했다.
- 체납관리단은 체납자 실태를 확인해 자진납부를 유도한다.
- 고의 체납은 엄정 징수하고 생계형 체납은 지원한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공직에 몸담아 20여년 세무업무를 해오면서 지방세 행정의 많은 변화를 지켜봤다. 세목과 제도가 복잡해지고 시민들의 행정에 대한 기대 수준도 높아졌다. 하지만 예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는 것이 하나 있다. 지방세는 시민의 삶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지역을 움직이는 소중한 재원이라는 사실이다.
도로를 정비하고 복지서비스를 제공하며, 아이들을 위한 환경을 만들고, 시민의 안전과 생활편의를 높이는 수많은 행정서비스에는 재원이 필요하다. 그 재원의 중요한 한 축이 시민들이 성실하게 납부한 지방세다.
그런 만큼 세금을 공정하게 부과하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일이 제대로 징수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시민은 납부기한을 지켜 성실하게 세금을 납부한다. 하지만 여러 사정으로 납부기한을 넘기는 경우가 발생하고 이렇게 쌓인 체납은 지방재정을 어렵게 할 뿐만 아니라 성실하게 세금을 납부하는 시민과의 형평성 문제로 이어진다.

오랜 기간 체납업무를 하면서 느끼는 것은 체납에도 저마다 다른 사정이 있다는 것이다.
납부할 능력이 있지만 납세의무를 회피하는 고의·상습 체납자가 있는 반면 갑작스러운 실직이나 사업 실패, 경제적 어려움으로 세금을 제때 납부하지 못하는 시민도 있다.
코로나19를 지나면서 지역의 생활경제는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경기침체와 소비 위축, 물가와 각종 비용의 상승은 영세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에게 더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하루하루 사업장을 유지하는 것조차 버거워 세금을 제때 내지 못하는 경우도 현장에서 어렵지 않게 접하게 된다.
반면 세금을 납부할 충분한 능력이 있음에도 납세의무에 대한 인식 부족이나 고의적인 회피로 체납을 반복하는 사례도 있다. 그래서 이제 체납행정은 단순히 '얼마를 체납했는가'만 볼 것이 아니라 '왜 체납하게 되었는가'를 함께 살펴야 한다.
체납징수 업무를 하다 보면 아무래도 고액체납자에게 행정력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한정된 세무인력으로 체납액을 효율적으로 징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랜 세무행정 경험을 통해 절실하게 느끼는 것이 있다. 바로 소액체납을 결코 가볍게 보아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한 사람의 체납액은 적더라도 대상자가 많아지면 전체 체납액은 결코 작지 않다. 더욱 중요한 것은 소액체납을 장기간 방치할 경우 체납이 반복되고 누적되어 결국 고액체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소액일 때 한 번 더 안내하고 납부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체납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오히려 더 큰 체납을 예방하는 길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모든 소액체납자를 세무공무원이 일일이 만나고 관리하기에는 어려움이 많다.
거제시의 행정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복지, 교통, 환경, 안전 등 시민들이 요구하는 행정서비스는 더욱 다양하고 세분화되고 있기에 이를 뒷받침해야 할 자체 세입을 확충하는 일은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체납관리 역시 마찬가지다. 관리해야 할 체납 건수와 행정업무는 증가하는 반면 세무인력은 한정돼 있다.
세무공무원들은 체납처분뿐 아니라 지방세 부과·징수, 압류와 공매, 민원상담 등 다양한 업무를 동시에 처리해야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상대적으로 금액이 적은 체납자 한 사람 한 사람의 생활실태까지 확인하고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데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
세심한 체납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충분한 행정력을 투입하기 어려웠던 것이 그동안의 아쉬움이었다. 그 빈틈을 채우기 위해 체납관리단이 출범한다. 이러한 고민에서 거제시 지방세입 체납관리단이 출발했다.
체납관리단은 단순히 세금을 받아내기 위한 조직이 아니다. 직접 현장을 찾아 체납자의 거주 여부와 생활실태를 확인하고, 납부 능력이 있는 체납자에게는 납세의무를 안내해 자진납부를 유도하는 역할을 한다.
기존 세무인력만으로는 세심하게 관리하기 어려웠던 소액체납자까지 살펴 소액체납이 장기·고액체납으로 이어지는 것을 사전에 예방하는 것도 중요한 역할이다.
동시에 현장에서 실제 생활이 어려운 생계형 체납자가 확인된다면 단순히 납부만 독려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체납자의 사정을 살피고 필요한 경우 관련 복지부서와 연계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도 체납관리단이 해야 할 일이다.
반대로 납부 능력이 있으면서도 고의적으로 세금을 납부하지 않는 체납자에 대해서는 보다 적극적인 징수활동을 펼쳐야 한다. 결국 체납관리단이 지향하는 방향은 분명하다.
납부 할 수 있는데 납부하지 않는 체납에는 엄정하게 납부하고 싶어도 당장 납부할 수 없는 시민에게는 세심하게 다가가는 것이다. 공정한 징수와 따뜻한 세정은 함께 가야 한다.
20여년 세무업무를 하면서 수많은 납세자를 만났다. 그 경험을 통해 세정행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공정함과 신뢰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
성실하게 세금을 납부하는 시민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지 않도록 체납액은 끝까지 관리해야 한다. 납부 능력이 있으면서 의도적으로 세금을 회피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
그러나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시민에게 행정이 또 하나의 부담이 되어서는 안 된다. 체납자의 이야기를 한 번 더 듣고, 생활형편을 한 번 더 살피는 행정도 필요하다.
징수와 배려는 서로 반대되는 개념이 아니다. 체납자의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해야 납부 능력이 있는 사람에게는 제대로 징수하고, 어려운 시민에게는 필요한 도움을 연결할 수 있다.
거제시 체납관리단의 출범은 이러한 세정행정으로 나아가기 위한 새로운 시도다. 처음 시작하는 만큼 시행착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현장을 직접 찾아 시민을 만나고 작은 체납 하나까지 세심하게 관리하다 보면 지방재정을 튼튼하게 하는 것은 물론 시민이 신뢰할 수 있는 세정행정에도 한 걸음 더 가까워질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작은 체납까지 세심하게 살피는 행정, 납세자 한 사람의 사정까지 들여다보는 행정. 그것이 거제시 체납관리단이 앞으로 만들어 가야 할 모습이다.
체납관리단의 힘찬 첫걸음이 성실하게 세금을 납부하는 시민에게는 신뢰가 되고, 어려움에 처한 시민에게는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작은 힘이 되기를 기대한다.
※ 외부 필진 기고는 본사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