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정부와 서울시가 20일 용산공원 주택공급안을 논의했다
- 국토부는 훼손부지 활용을, 서울시는 전면 보존을 주장했다
- 특별법 개정은 보류됐고 차주 재논의하기로 했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주민 반발 확산…국민청원 동의 49% 채워
김윤덕·오세훈 끝내 접점 못 찾아
특별법 개정안 처리도 보류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서울 도심 한복판에 자리한 대규모 녹지 용산공원이 주택 공급을 둘러싼 갈등의 한복판에 섰다. 정부는 공원 기능이 훼손됐거나 기존 건축물이 들어선 일부 부지를 청년·신혼부부 주택 등에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반면 서울시는 국가공원인 용산공원의 본체 부지는 온전히 보존해야 한다며 주택 공급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 아이들 뛰노는 공원 한쪽엔 근조화환…여론도 두 갈래
지난 19일 오후 찾은 서울 용산구 용산공원. 넓게 펼쳐진 잔디밭 주변으로 유모차를 끄는 부모와 뛰어노는 아이들이 눈에 띄었다. 곳곳의 벤치와 그늘에서는 시민들이 쉬거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현재 일반에 개방된 용산어린이정원은 반환된 용산기지 가운데 약 30만㎡를 활용해 조성한 공간이다.
평화로운 공원의 한쪽에서는 사뭇 다른 풍경이 펼쳐졌다. 이날 오후 열리는 '용산공원 결의대회'를 앞두고 관계자들이 행사 포스터를 붙이고 있었다. 최근 정부가 이 일대를 주택 공급 후보지로 검토하면서 용산공원을 지켜야 한다는 움직임도 본격화하고 있었다.
공원 입구 주변에는 검은 리본을 두른 근조화환도 길게 늘어서 있었다. 정부의 용산공원 주택 공급 검토에 반발한 주민들이 세워둔 것이다. '콘크리트에 갇힌 아이들', '아이들의 놀 권리를 보장하라' 등의 문구가 적힌 화환 행렬은 평온한 공원 내부 풍경과는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용산공원은 주한미군 용산기지 이전을 계기로 국가공원 조성이 추진된 곳이다. 2007년에 제정된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이하 '특별법')에 따르면 미군기지 본체부지 전체를 용산공원으로 조성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반환된 부지 일부는 2023년부터 용산어린이정원으로 개방돼 시민들이 이용하고 있다.
그러나 서울 내 신규 주택 공급부지가 부족해지면서 정부가 용산공원까지 공급 후보지로 검토하기 시작해 논란이 커졌다. 국토부가 어린이정원뿐 아니라 용산공원 전체를 대상으로 주택 공급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을 내놓은 반면 서울시는 국가공원으로 남겨야 한다며 반대하고 있다.

시민들의 의견도 엇갈리고 있다. 공원을 찾은 한 시민은 "용산공원은 주택을 공급하기 위한 땅이 아니라 국민에게 돌려주기로 약속한 국가공원"이라며 "주택 공급을 명분으로 국민과의 약속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반대 목소리는 국회 청원으로까지 번졌다. 지난 14일 올라온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 개정 반대 및 용산공원 부지 주택공급 추진 중단에 관한 청원'에는 이날 오후 1시 30분 기준 2만4584명이 동의했다. 국회 본회의에 부의되기 위해 필요한 5만명의 49.2%에 해당하는 규모다.
반면 서울의 주택 부족을 고려하면 도심 한복판의 대규모 부지를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또 다른 시민은 "인근에 남산도 있고 녹지는 이미 충분하지 않으냐"며 "서울에 집 지을 땅이 부족한 만큼 공원 일부라도 활용해 주택 공급을 확대하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장 중개업소에서도 비슷한 분위기를 감지하고 있다. 인근에서 공인중개사무소를 운영하는 A씨는 "여기에 주택이 들어서면 입지가 워낙 좋아 집값이 크게 오를 것이라고 기대하는 사람도 있고, 겨우 남겨놓은 녹지를 집으로 만들어서 뭐 하느냐는 사람도 있다"며 "용산국제업무지구 1만가구에 이어 공원까지 공급부지로 언급되다 보니 최근에는 부정적인 반응이 더 많이 보인다"고 말했다.
◆ 국토부 "훼손된 곳만 활용"…서울시 "공원 지켜야"
정부와 서울시가 용산 주택 공급을 놓고 이견을 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1월 발표한 공급대책에는 용산국제업무지구 주택 물량을 기존 6000가구에서 1만가구로 확대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당시 서울시는 국제업무 기능과 교통·학교 등 기반시설 부담을 이유로 최대 8000가구 수준을 제시하며 맞섰다.
서울시는 공원 활용 가능성에 일찍이 선을 그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6일 "용산공원을 일부라도 그런 식으로 주택을 공급하는 용도로 쓸 수 없다. 동의할 수 없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공원 전체를 밀어 주택을 짓겠다는 것이 아니라 이미 훼손됐거나 기존 건축물이 있는 일부 부지를 활용할 여지는 있다"고 반박했다.
정부와 서울시가 주택 공급 방안을 놓고 이견을 이어가자 김 장관과 오 시장은 이날 직접 만나 입장 조율에 나섰다. 이 자리에서도 용산공원 활용을 둘러싼 견해차는 좁혀지지 않았다.

김 장관은 "용산공원이 보존돼야 한다는 대원칙에는 적극 공감한다"면서도 "훼손된 곳에 대해 제한적으로 청년·신혼부부에게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장교 숙소처럼 이미 주거시설로 사용됐던 공간부터 주택 용도로 사용하겠다는 것이다.
오 시장은 용산공원 내 주택 공급에 원칙적으로 반대하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그는 "용산공원 전체 부지에 대한 아파트 부지로의 전환은 어떤 경우에도 서울시는 동의할 수 없다"며 "용산공원 인근의 부지에 대해서는 융통성 있게 논의하고자 절충안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양측은 입장 차이를 다시 정리해 차주 재논의를 실시하기로 했다.
◆ 회동 결론 없이 다음 주로…특별법 개정도 일단 보류
논란 속에 국회에서 추진되던 특별법 개정안의 처리도 일단 미뤄졌다. 개정안은 반환이 끝난 일부 부지부터 단계적으로 공원을 조성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국회 문턱을 넘는다면 용산공원 일부 부지에 공공임대주택 단지를 만들겠다는 구상을 뒷받침할 수 있다.
지난 4월 3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를 통과했다. 5월 초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수정 가결돼 당초 20일 본회의에서 다뤄질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날 본회의 안건 상정이 보류됐다. 국토부와 서울시의 대화 결과를 반영하겠다는 취지다.
전문가들은 공급 물량 자체보다 사업을 실제 착공으로 옮기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신규 택지의 가장 큰 변수는 입지보다 토지 수용·보상과 주민 갈등을 얼마나 신속하게 해결하느냐"라며 "신규 택지 지정보다 보상에서 착공으로 전환되는 속도가 정책 실효성을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당장 서울 집값을 안정시키는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신규 택지는 발표 효과와 실제 입주 사이에 상당한 시차가 존재할 수밖에 없다"며 "단기 착공 모델을 적용하더라도 실제 입주물량으로 바뀌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한 만큼 중장기 시장 안정 카드로 보인다"고 말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