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이현중이 7일 포틀랜드와 이그지빗 10 계약을 체결했다
- 포틀랜드 캠프 합류 뒤 정규 로스터 진입 경쟁에 나선다
- 투웨이 자리 없지만 3점슛과 수비로 반전 노린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서울=뉴스핌] 남정훈 기자 = 이현중이 다시 한번 미국프로농구(NBA)의 문을 두드린다. 하지만 포틀랜드와 계약했다는 사실만으로 'NBA 입성'이라고 표현하기에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이현중의 에이전시 에픽스포츠는 지난 7일 이현중이 포틀랜드와 2026-2027시즌을 앞두고 'Exhibit 10(이그지빗 10)'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이현중은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일정을 마친 뒤 포틀랜드 트레이닝캠프에 합류해 NBA 로스터 진입을 위한 본격적인 경쟁에 나선다.

계약 소식만 보면 꿈에 그리던 NBA에 한 발을 들인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그지빗 10의 구조를 살펴보면 이야기는 조금 달라진다. 이현중에게 주어진 것은 NBA 출전권이 아니라 NBA 구단 앞에서 자신을 증명할 수 있는 '기회'에 가깝다.
이그지빗 10은 NBA 노사협약(CBA)에 명시된 1년짜리 비보장 계약이다. 일반적인 정규 계약과 달리 연봉이 보장되지 않으며 구단은 정규시즌 개막 전에 선수를 방출할 수 있다. 대신 선수는 공식 트레이닝캠프와 프리시즌에 참가해 NBA 선수들과 경쟁할 수 있다.
NBA 구단은 동시에 최대 6명의 이그지빗 10 계약 선수를 보유할 수 있다. 또 구단은 정규시즌 개막 전 해당 계약을 투웨이 계약으로 전환할 수 있다. 정규 로스터에 살아남지 못하더라도 계약한 NBA 구단의 산하 G리그 팀에서 60일 이상 뛰면 별도의 보너스를 받을 수 있다. 이현중의 경우 포틀랜드에서 살아남지 못하면 산하 G리그 팀인 립시티 리믹스에서 다시 NBA를 노리는 그림이 가장 현실적이다.
여기서 흔히 혼동하는 계약이 '투웨이(Two-Way)'다. 이그지빗 10과 투웨이는 NBA와 G리그를 오갈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비슷해 보이지만 선수의 위치는 크게 다르다.

NBA 각 구단은 정규 계약 선수 15명과 별도로 최대 3명의 투웨이 선수를 보유할 수 있다. 투웨이 계약을 체결하면 이미 NBA와 G리그를 오가는 선수 신분을 확보한다. NBA 팀의 액티브 로스터에 최대 50경기까지 포함될 수 있고 실제 NBA 정규리그 경기 출전도 가능하다. 반면 이그지빗 10 선수에게는 이러한 권리가 없다. 트레이닝캠프에서 살아남아 정규 계약을 얻거나 투웨이로 전환되지 않는 이상 NBA 정규리그 코트를 밟을 수 없다.
이현중 측이 당초 목표를 투웨이 계약으로 잡았던 것도 이 때문이다. 김병욱 에픽스포츠 대표 역시 계약 발표 당시 "최종적으로 목표했던 투웨이 계약까지는 이어지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결국 이현중은 NBA에 입성한 것이 아니라 NBA 입성을 위한 다음 오디션 기회를 얻었다고 보는 편이 정확하다. 문제는 그 오디션의 경쟁률이다. 현재 포틀랜드의 투웨이 계약 세 자리는 이미 모두 주인이 있다. 존 톤제, 크리스 영블러드, 제이슨 켄트다.
톤제는 2025 NBA 드래프트 전체 53순위로 지명됐고 지난 시즌 G리그 29경기에서 평균 18.1점 4.5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지난 7월 포틀랜드와 투웨이 계약을 맺었다. 영블러드는 지난 시즌 오클라호마시티 산하 G리그 팀에서 평균 20.4점 6.0리바운드 3.3어시스트를 기록한 뒤 지난 3월 포틀랜드와 투웨이 계약을 체결했다.
이현중과 포지션이 겹치는 203㎝ 포워드 켄트도 만만치 않다. 지난 시즌 립시티에서 높은 3점슛 성공률을 보여주며 경쟁력을 인정받았고 결국 지난 3월 포틀랜드와 투웨이 계약을 따냈다.
여기에 이현중과 같은 이그지빗 10 계약을 맺은 198㎝의 윙 배리 더닝 주니어도 있다. 즉 이현중은 정규 로스터 선수뿐 아니라 이미 한 단계 앞서 있는 투웨이 선수들과 같은 출발선에 선 이그지빗 10 선수까지 넘어야 한다.
정규 로스터 상황도 녹록지 않다. 포틀랜드에는 이미 데니 아브디야와 투마니 카마라 등 주전급 장신 윙이 버티고 있다. 올여름에는 제라미 그랜트와 크리스 머레이를 멤피스로 보내고 자 모란트를 데려왔고, 제러미 소핸도 합류했다. 여기에 비트 크레이치 등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장신 자원까지 있다.
반대로 작은 틈은 있다. 현지에서 집계하는 포틀랜드의 현재 정규 로스터에는 한 자리가 남아 있다. 물론 그 한 자리를 이그지빗 10 선수에게 사용한다는 보장은 전혀 없다. 시즌 개막 전 다른 팀에서 방출되는 선수를 영입하거나 트레이드를 통해 채울 수도 있다.

투웨이 자리 역시 현재는 모두 찼지만 고정된 것은 아니다. NBA에서는 시즌 중에도 투웨이 계약자를 방출하고 다른 선수와 계약하는 일이 빈번하다.
실제로 포틀랜드에는 이런 방식으로 살아남은 사례가 있다. 제이슨 켄트는 립시티의 로컬 트라이아웃을 통해 G리그에 들어온 뒤 활약을 인정받아 투웨이 계약까지 올라갔다. 트렌던 왓포드는 언드래프트 선수로 포틀랜드와 투웨이 계약을 맺은 뒤 정규 계약까지 따냈다.
듀옵 리스의 사례는 이현중에게 더욱 의미가 있다. 리스는 2023년 이그지빗 9 계약으로 포틀랜드 캠프에 참가했다. 당시 포틀랜드의 투웨이 세 자리 역시 모두 차 있었지만 프리시즌에서 경쟁력을 보여주자 구단은 기존 투웨이 선수 이부 바지를 내보내고 리스에게 자리를 줬다.
따라서 지금 투웨이 자리가 없다는 사실이 이현중의 가능성이 '0'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다만 누군가를 밀어낼 정도로 확실한 무기를 보여줘야 한다.

그 무기는 역시 3점슛이다. 이현중은 지난 시즌 일본 B리그 나가사키 벨카에서 정규리그 57경기에 모두 선발 출전해 평균 17.4점 5.6리바운드 2.7어시스트를 기록했다. 가장 눈에 띄는 숫자는 3점슛 성공률이다. 경기당 6개가 넘는 3점슛을 시도하면서 무려 47.9%를 성공시켜 B1리그 전체 1위에 올랐다. 390개를 던져 187개를 성공시킨 만큼 적은 표본에서 나온 기록도 아니다.
올여름 NBA 서머리그에서도 가능성을 보여줬다. 샌안토니오 유니폼을 입고 유타를 상대로 벤치에서 출전해 22점 5리바운드를 기록했다. 특히 3점슛 7개 가운데 4개를 꽂았다.
NBA에서 이현중이 원하는 역할도 결국 여기에 있다. 포틀랜드에는 모란트, 아브디야, 스쿳 헨더슨 등 공을 가지고 공격을 전개할 선수들이 이미 충분하다. 이현중에게 필요한 것은 많은 공격 기회가 아니다. 200㎝의 신장을 활용해 수비에서 버티고, 공이 없을 때 끊임없이 움직이며, 자신에게 찾아오는 몇 번의 오픈 3점슛을 꽂아 넣는 것이다.
특히 수비는 마지막 퍼즐이다. 일본에서는 신장과 체격이 장점으로 작용했지만 NBA에서는 2~3번 포지션 선수들의 운동능력과 스피드가 차원이 다르다. 트레이닝캠프와 프리시즌에서 상대 윙을 얼마나 따라갈 수 있는지, 스위치 상황에서 얼마나 버틸 수 있는지가 슈팅 못지않게 중요하다.

길은 분명 좁다. 현재 투웨이 세 자리는 모두 찼고 정규 로스터에는 이미 NBA에서 검증된 선수들이 즐비하다. 이그지빗 10 계약자의 상당수가 결국 NBA 정규 로스터가 아닌 G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하는 것도 이 계약의 냉정한 현실이다.
그러나 이현중에게 미국 무대는 처음이 아니다. 데이비슨대를 거쳐 G리그 산타크루즈에서 뛰었고 호주와 일본을 거치면서 다시 NBA에 도전할 만한 선수로 성장했다. 특히 일본에서 완성도를 높인 외곽슛은 이전 NBA 도전 때와 비교해 가장 크게 달라진 무기다.
2004-2005시즌 하승진 이후 한국인 NBA 선수는 나오지 않았다. 이현중이 포틀랜드 정규 로스터에 살아남아 실제 NBA 정규리그 코트를 밟는다면 21년 만에 그 계보를 잇는다.
아직 'NBA 입성'이라는 표현을 붙이기에는 이르다. 이그지빗 10은 목적지가 아니라 NBA로 향하는 가장 좁은 입구 가운데 하나다.
이현중은 이제 그 입구 앞에 섰다. 계약서에 사인하는 것보다 어려운 경쟁은 지금부터 시작된다.
wcn0500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