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국내 수소기업들은 21일 정부 주도 인프라 구축을 촉구했다
- 기업들은 실증과 수요처 부족으로 사업화가 막힌다고 지적했다
- 반도체·AI를 초기 수요처로 삼아 단계적 확산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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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그레이·블루수소 활용…그린수소 점진 확대"
[서울=뉴스핌] 이찬우 기자 = 국내 수소 소재·부품·장비 기업들이 수소산업의 수요를 창출하려면 정부 주도의 대규모 공급 인프라 구축이 선행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기업이 기술을 개발해도 실증과 사업화, 수요처 확보로 이어지기 어려운 만큼 정부가 초기 시장 형성을 뒷받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국공학한림원과 국회수소경제포럼은 21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한국공학한림원 2026 수소경제 대토론회'를 개최했다.
행사에는 이종배·정태호 국회수소경제포럼 공동대표 의원과 이광재 국회예산결산특별위원장, 산업계·학계·연구기관 관계자 등 약 150명이 참석했다.

◆기술 있어도 실증·수요처 확보 난항…"정부가 초기 시장 열어야"
이번 토론회에서는 수소산업 공급망과 일자리의 핵심을 담당하는 중소·중견기업 관계자들이 기술개발과 실증, 시장 창출 과정에서 겪는 현장 애로를 공유하고 개선 방안을 제안했다.
특히 수소 생산부터 저장·운송, 발전, 모빌리티, 지역 실증사업까지 전 주기를 연결할 수 있는 인프라와 장기적인 정책 로드맵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기업이 기술개발과 투자를 이어갈 수 있도록 정책의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임만규 일진하이솔루스 대표이사는 "수소산업 육성과 수요 창출을 위해서는 정부 주도로 이용자 접근성이 높은 대규모 수소 공급 인프라가 선행되고 지속적으로 확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소 생산 방식도 시장 형성 초기에는 유연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청정수소만을 고집하기보다 그레이수소와 블루수소를 함께 활용해 공급 기반을 먼저 확보한 뒤 그린수소 비중을 단계적으로 높여야 한다는 설명이다.
임 대표는 "초기에는 그레이·블루수소를 포함해 유연하게 생산하되 태양광 유휴전력을 활용하는 등 다양한 방식을 통해 점진적으로 그린수소 생산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생산만으론 한계…반도체·AI가 초기 수요처
국내 생산만으로 향후 산업계가 요구하는 수소 물량을 충당하기 어려운 만큼 해외 수소 도입을 병행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철강과 반도체, AI 데이터센터 등에서 대규모 신규 수요가 발생할 가능성에 대비해 해외 공급처와 장기 계약을 준비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관영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청정수소 저장·활용 전략연구단장은 "국내와 해외를 하나의 공급 시장으로 보고 최적화해야 한다"며 "그린수소만 가능하고 국내 수소만 가능하다는 기준에서 벗어나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를 활용해 전 주기 생태계를 먼저 만들고 점차 청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초기 수요처로는 반도체와 AI 데이터센터, 피지컬 AI가 거론됐다. 반도체 산업단지에 공용 수소 배관을 구축하고 입주 기업의 수요를 묶어 장기 구매 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이다. 전력망 구축보다 건설 기간이 짧은 AI 데이터센터에는 천연가스 기반 연료전지를 우선 공급하고 이후 수소로 전환하는 방안이 제안됐다.
이 단장은 수소 지원 기준도 그린·블루 등 생산 방식의 구분보다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량을 중심으로 설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초기 가격 차이를 보전하고 장기 구매 계약을 제도화하면 이후에는 민간이 장기 투자를 이어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재생에너지의 장주기 저장 수단으로서 수소의 역할도 강조됐다. 배터리는 수 시간에서 수십 시간 단위의 저장에 적합하지만 계절별 발전량과 수요 차이를 조정하는 계간 저장에는 수소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6개 분과 정책과제 도출…10월 국회·정부 전달
이날 참석자들은 총론과 생산·공급망, 메가프로젝트, 저장·유통, 모빌리티·활용, 지방자치단체 등 6개 분과로 나뉘어 수소경제 전 주기의 현안을 논의했다.
생산·공급망 분과에서는 국내 생산과 해외 도입의 역할 분담, 수소 생산 세액공제 확대, 원전을 활용한 수소 생산 필요성 등이 다뤄졌다. 모빌리티·활용 분과에서는 상용차와 지게차 등 수소 모빌리티의 우선 시장 조성과 충전소 운영 경제성 확보 방안을 논의했다.
지자체 분과에서는 현재 지방자치단체가 참고할 수 있는 수소산업 계획이 2019년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수소도시와 실증사업을 실제로 추진할 수 있도록 현실을 반영한 새로운 로드맵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윤의준 한국공학한림원 회장은 "수소는 단순히 하나의 연료를 선택하는 문제가 아니라 어떤 에너지와 기술로 세계와 경쟁하고 다음 세대에 어떤 나라를 물려줄 것인가에 대한 국가적 선택"이라며 "생산과 공급망, 발전, 저장·계통, 모빌리티와 지자체가 하나의 생태계로 연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태호 국회수소경제포럼 공동대표 의원은 "기업이 투자를 결정할 수 있는 예측 가능한 정책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며 한정된 재정과 시간을 고려해 정책의 우선순위를 구체적으로 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chanw@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