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박수진 원장이 30일 AI 기반 축산물이력 관리 전환을 밝혔다
- 축산물이력정보는 연간 580만건 축적돼 수급·정책에 활용됐다
- 축평원은 오류 예측과 온라인 유통 점검으로 관리 사각지대를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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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귀표 촬영해 간편 신고…AI로 오류·누락 위험 예측
박수진 원장 "이력정보 분석·예측해 의사결정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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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한 마리가 농장을 떠나 식탁에 오르기까지 고기는 여러 부위로 나뉘고 포장도 달라진다. 소비자가 마주하는 것은 라벨 속 12자리 이력번호 하나지만, 그 뒤에는 사육·도축·가공·판매 정보를 끊김 없이 잇는 작업이 있다. 현장에서 발생한 작은 입력 오류나 확인 누락은 이력정보에 대한 신뢰를 흔들 수 있다. <뉴스핌>은 축산물 이력정보가 생산 현장에서 소비자의 식탁까지 어떻게 이어지는지, 제도의 신뢰를 지키기 위한 관리 과정과 남은 과제를 3편에 걸쳐 짚어본다. [이력으로 잇는 신뢰] 기획시리즈 3부작 |
[세종=뉴스핌] 김기랑 기자 = 축산물의 출생부터 사육·도축·유통·판매까지 정보를 기록하는 '축산물이력제'가 인공지능(AI)과 만나 진화를 준비하고 있다. 소비자가 축산물의 출처를 확인하고 문제 발생 시 유통 경로를 추적하는 기능에 더해, 축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수급 상황과 유통 흐름까지 살피는 방향이다.
박수진 축산물품질평가원 원장은 "AI 기반 이력관리로 전환했을 때 가장 크게 달라지는 점은, 신고 정보에 의존해 이력을 기록·조회하던 관리 체계가 문제를 사전에 탐지하고 실시간으로 관리하는 체계로 전환된다는 것"이라며 "향후 데이터의 정확도가 높아지고 이력정보의 활용 가치는 더욱 증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박 원장은 30일 뉴스핌과의 인터뷰에서 축산물이력제의 운영 성과와 이력정보의 정책·산업 활용 사례, AI를 접목한 이력관리체계 개선 방향 등에 관해 이같이 소개했다.

축산물이력제는 가축의 출생부터 사육·도축·포장·유통·판매에 이르기까지 단계별 정보를 기록·관리하는 제도다. 소비자는 축산물 포장지 등에 표시된 이력번호를 축산물 이력정보 앱이나 홈페이지에서 조회해 출처와 도축·유통 관련 정보 등을 확인할 수 있다.
가축 질병이나 축산물 위생 문제가 발생했을 때 이동·유통 경로를 추적해 신속하게 대응하고, 축산물의 생산과 유통 정보를 공개해 소비자의 알 권리를 보장한다는 취지다. 축평원은 이력관리시스템을 운영하며 단계별 정보 관리와 현장 점검 등을 수행하고 있다.
박 원장은 "이력관리시스템을 운영하며 '가축 질병 발생 시 신속한 추적·차단을 통한 국가 방역 기여'와 '국민의 알 권리 보장 및 안심 먹거리 환경 조성'이라는 두 가지 핵심 가치를 실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연간 이력정보 580만건 축적…한우 수급대책·민간 서비스 활용
축산물이력제는 지난 2004년 소 이력제 시범사업을 시작으로 대상 축종을 넓혀왔다. 2008년 소 이력제 본사업에 이어 2014년 돼지고기, 2020년 닭·오리·계란 순으로 제도가 확대됐다.
현재 소는 개체 단위로 출생과 이동, 도축 등을 관리한다. 돼지·닭·오리·계란은 농장 단위로 사육과 이동, 도축·포장처리 등에 관한 이력정보를 기록한다.
이같은 과정을 통해 축적되는 이력정보는 소가 연간 약 300만건, 돼지가 약 130만건, 닭·오리·계란이 약 150만건이다. 한 해 쌓이는 정보만 모두 약 580만건에 달한다.
박 원장은 이력정보가 실제 생산·유통 과정에서 발생하는 신고·실적 자료를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축적된다는 점을 강점으로 꼽았다. 조사 주기에 따라 축산업 전반의 현황을 파악하는 기존 통계를 보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월별·분기별 등 조사 주기가 있는 통계 조사와 달리, 이력정보는 데이터가 실시간으로 쌓이므로 활용도가 높고 관리 측면에서 강력한 보완 효과를 가진다"며 "특히 생산·도축·유통 등 단계별 정보와 연계해 축산물의 수급 상황 파악과 유통망 변화 예측에 활용 가치가 높다"고 언급했다.
축평원이 운영하는 축산유통정보 '다봄'의 수급 대시보드에도 이력정보가 활용된다. 소의 출생·도축 마릿수, 돼지의 도축 실적과 사육현황, 계란 선별포장처리 실적 등을 기초로 축종별 생산량과 사육 현황 등을 제공한다.
박 원장은 "이력정보를 통해 관계기관과 업계가 축산물 수급 상황을 신속하게 파악하고 필요한 대응 방향을 검토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력정보는 정부의 축산정책을 마련하는 기초자료로도 쓰인다. 박 원장은 대표적인 사례로 2024년 농림축산식품부의 '한우산업 발전대책'을 꼽았다.
축평원에 따르면 당시 대책 수립 과정에서 사육두수와 농장 수, 출생·도축·폐사두수 등 소 사육 정보가 한우의 선제적 수급안정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기초자료로 사용됐다. 송아지 생산 안정 사업에도 이력정보가 활용되고 있다. 양계 농가의 규모별 사육 마릿수 데이터는 가축 사육밀도 기준 등 정책 검토에도 쓰인다.
박 원장은 "이력정보는 정부가 축종별 사육 동향과 수급 상황을 파악해 축산 정책을 수립하고, 업계와 농가가 사육·출하 계획을 세우는 등 의사결정의 기초 자료로 활용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이력정보와 수급·가격정보를 연계해 현황 자료로 활용되는 것을 넘어, 축산유통의 변화를 선제적으로 파악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활용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축평원은 국가데이터처에도 분기별 소·돼지 농가정보와 사육현황정보 등을 제공하고 있다. 제공된 정보는 가축동향조사 기초자료와 유통통계 등 국가 통계자료에 활용된다는 설명이다.
민간의 이력정보 활용도 확대되고 있다. 축종별 마릿수와 농가 수 등 기본 데이터는 공공데이터 포털을 통해 공개하고, 농장별 사육개체 정보와 도축·등급판정 결과 등은 마이데이터 방식의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 연계를 통해 제공한다.
박 원장은 "현재 농장관리·번식·사양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민간업체를 비롯해 대학·연구기관 등 40여개 기업·기관에서 활용하고 있다"며 "개체·농장 관리 서비스와 축산물 품질 향상, 유전능력 평가, 스마트축산 모델 개발, 사료구매 대출 검증 등 다양한 민간 서비스에 활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축평원에 따르면 관련 데이터 활용을 위해 연계된 기업·기관은 지난해 34곳에서 올해 42곳으로 늘었다. 마이데이터 방식의 API 호출량은 연간 약 4000만건이다.
박 원장은 "앞으로 축산 관계기관·기업 등의 현장 수요를 지속적으로 파악해 개인정보와 영업정보 보호 등 관련 기준을 준수하면서 공공성과 활용성이 높은 데이터를 중심으로 공개·활용 범위를 전향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 소 귀표 촬영하면 신고 화면 안내…AI로 이력관리 정확성 높여
축평원은 올해 AI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이력정보의 정확성을 높이고 농가의 신고 편의를 개선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생산단계부터 온라인 유통까지 이력관리 사각지대를 줄이는 작업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지난 9월에는 AI를 활용한 간편 이력신고 기능을 도입했다. 농가가 스마트폰으로 소를 촬영하면 AI가 소의 귀표 부착 여부와 귀표에 적힌 개체식별번호를 인식해 적합한 신고 화면으로 안내하는 방식이다. 농가는 안내된 화면에서 신고 정보를 확인하고 필수사항을 입력해 접수하면 된다. 귀표가 없는 소는 출생신고 화면으로, 귀표가 부착된 소는 등록 상태에 따라 관련 신고 화면으로 안내한다.
박 원장은 "기존에는 이행주체인 농가가 이력번호를 직접 입력해 개체와 모개체 정보를 조회해야 했다"며 "반면 AI를 활용한 간편 이력신고는 개체의 이력번호를 자동으로 인식해 입력되므로 절차가 간소화됐다"고 설명했다.
축평원에 따르면 기존 전화·서면 신고는 농가와 위탁기관의 업무 숙련도, 현장 상황 등에 따라 최소 3분에서 10분 이상 소요됐다. 하지만 AI 신고 앱을 이용하면 스마트폰 이미지 인식을 통해 1분 이내에 신고를 마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박 원장은 "개선된 신고 앱은 귀표의 개체식별번호 수기 입력 절차가 없어 휴먼 에러가 줄고 정확도가 높아졌다"며 "이력데이터와 정보가 자동 표출되므로 절차가 간소화되고 사용자 편의성이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축평원은 개체식별번호의 자릿수가 맞지 않거나 등록되지 않은 귀표번호가 인식되면 오류 메시지를 표시하도록 했다. 이 경우 농가는 재촬영하거나 번호를 직접 입력할 수 있다. 신고 이후에도 내역을 조회하고, 잘못된 내용이 있으면 변경 신고를 통해 수정할 수 있다.
박 원장은 "지속적인 튜닝 과정을 통해 에러를 줄이고 있다"며 "앞으로 이용자 피드백과 함께 촬영된 현장 이미지 추가 학습 등을 통해 AI 인식 성능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디지털 기기 사용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 농가 등을 위해 기존 전화·서면 신고 방식도 유지한다. AI 간편 신고는 농가가 선택할 수 있으며, 축평원은 위탁기관과 협력해 현장 교육과 홍보를 진행하고 이용 매뉴얼과 영상도 제공하고 있다.
박 원장은 "AI를 활용한 간편 이력신고는 의무가 아니며, 이행주체의 현장 여건과 숙련도에 따라 편리한 신고 방식을 선택하시면 된다"고 말했다.
닭·오리 등 가금류를 대상으로는 계열화업체가 소속 농가의 사육현황을 전산 프로그램에서 통합 신고할 수 있도록 API 연계 신고체계도 구축했다.
기존에는 개별 농가가 각각 신고하거나 계열화업체 담당자가 소속 농가의 출하·이동 내역을 엑셀 파일로 취합해 업로드했다. 축평원은 지난 8~9월 사육현황 신고 시험을 거쳐 10월부터 대표 계열화업체 소속 400여농가의 사육현황을 API로 접수하고 있다.
박 원장은 "향후 타 계열화업체를 대상으로 설명회 등을 통해 'API 연계 신고' 참여 확대를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 이력관리 취약 의심 농장 예측…온라인 유통 점검도 확대
축평원은 AI를 활용해 사육단계의 이력정보에 오류나 누락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농장을 예측하는 체계도 개발하고 있다.
'이력관리 취약 의심농장'은 가축 질병의 발생 가능성이 높은 농장이 아니라, 이력정보 관리상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농장을 의미한다. 소의 출생·이동·폐사·변경 신고 정보를 바탕으로 일반적인 사육 형태와 차이가 있는지 살펴보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일정 규모 이상을 사육하는 농장에서 오랜 기간 이동이나 도축 신고가 없거나, 사육두수 대비 폐사 신고가 많은 경우 등을 점검 대상으로 선별할 수 있다. 다만 이런 징후만으로 곧바로 위반 여부가 확정되는 것은 아니며, 이후 조사와 확인을 거치게 된다.
현재 축평원은 이력정보 검증 기준을 바탕으로 관리가 필요한 농가를 찾아 자율정비를 유도하고, 이후 일제조사와 관계기관 합동단속을 진행하고 있다.
박 원장은 향후 도입할 AI 위험 예측에 대해 "기존 이력정보 검증 로직에 실제 위반 농가 내역 등 데이터를 추가로 학습시켜 운영할 예정"이라며 "실제 현장 조사 결과를 반영한 학습을 통해 예측 정확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AI 분석을 통해 기존에 발견하지 못한 의심·위반 패턴까지 반영할 예정"이라며 "이를 통해 실시간으로 위험도를 탐색하고, 알람을 통해 신속하게 조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유통단계에서는 오프라인 매장 중심으로 이뤄졌던 소 DNA 동일성 검사를 온라인 판매 축산물까지 확대하고 있다. 이력번호로 조회되는 정보와 실제 판매 축산물이 일치하는지 확인해 허위 표시 등을 점검하기 위한 조치다.
축평원이 온라인 판매 축산물을 직접 구매해 검사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됨에 따라 올해 6월부터 단속기관과 합동점검을 추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앞으로 점검 결과를 바탕으로 단속기관이 처분한 결과를 다시 공유받는 체계도 마련할 방침이다.
박 원장은 "앞으로도 축평원 점검 결과를 바탕으로 단속기관이 처분한 결과에 대한 환류 체계를 마련하는 등 이력제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추가 제도 개선 과제를 지속적으로 발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축평원은 중장기적으로 이력정보를 가격·질병·기상 등 외부 데이터와 연계해 축산물 공급망을 보다 정밀하게 분석하는 방향도 추진하고 있다. 사육부터 유통까지 축적된 정보를 바탕으로 유통 물량의 변화나 수급상 병목 지점을 살펴보고, 정부와 업계의 대응을 지원한다는 구상이다.
박 원장은 "축종·유통경로·유통단계별로 재고와 출하량 등의 데이터들이 실시간으로 정확하게 기록되고 축적되면, 이를 기반으로 수급 병목 지점들을 보다 쉽게 파악할 수 있다"며 "수급상 문제가 있는 지점을 정밀하게 타겟팅해서 효과적인 관리와 지원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력정보뿐만 아니라 가격정보 등 축산 유통에 영향을 주는 다양한 내외부 데이터를 연계·분석해 이를 기반으로 정책 고객이 효과적으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목표"라며 "이를 위해 최근 'AI 대전환(AX) 로드맵' 등을 수립하고 필요한 축산 데이터 연계 작업을 차질없이 추진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원장은 앞으로 축산물이력제가 소비자의 안심과 함께 농가·산업계의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뒷받침하는 기반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AI 기반 이력 관리는 이력정보를 단순히 '기록하고 조회하는 데이터'에서 '분석하고 예측해 문제를 미리 발견하고 의사결정을 보다 효과적으로 지원하는 데이터'로 전환하는 것"이라며 "국민에게는 안심하고 축산물을 구매할 수 있는 환경을, 농가와 산업계에는 데이터에 기반한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서비스를 지속 제공하겠다"고 전했다.

rang@newspim.com
※ 이 기사는 축산물품질평가원과 뉴스핌의 공동기획으로 제작됐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