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경찰이 10대 성폭행 사건에서 피해자의 웃음과 대화를 근거로 불송치했다.
- 전문가는 외관상 행동만으로 성적 동의와 판단능력을 단정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 부실 수사와 증거 배제가 피해자에게 반복적인 부담을 안긴다는 우려가 나왔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서울=뉴스핌] 백승은 기자 = '(피해자가 피의자와) 웃으면서 자연스럽게 대화하며 가게를 나갔다.'
경찰이 안산 주점 10대 성폭행 사건에 불송치를 결정하며 판단한 부분 중 하나다. 준강간 혐의를 받는 피의자가 제출한 폐쇄회로(CC)TV 영상에서 피해자가 보인 행동에 대해 경찰은 '웃었다'고 봤다. 유족들은 영상에서 피해자가 실제로 웃는 모습이 있었는지조차 모호하다고 주장한다.
설령 웃는 장면이 있었다고 해도 그것만으로 사건 당시 피해자가 성관계에 동의했다고 단정할 수 있을까. 이 사건 자문을 맡아온 박정현 경찰대학 치안대학원 범죄학과 경찰학 박사과정 연구자는 "준강간 혐의에서 중요한 쟁점 중 하나는 사건 당시 피해자가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였는지 여부"라며 "당시 신체 움직임과 의사소통 능력, 주변인의 관찰, 의료자료, 영상자료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외관상 움직이거나 대화했다는 사실만으로 정상적인 판단 능력이나 성적 자기결정 능력이 유지됐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이 사건은 공소청의 보완수사를 거쳐 재판에 넘겨졌다. 수사기관 초기 수사 미비점을 점검하고 필요한 수사를 보완할 수 있는 절차가 왜 중요한지 보여주는 사례다.
사건이 재판에 넘겨진다고 해서 피해자의 고통이 끝나는 것도 아니다. 수사 과정의 허점은 법정에서도 이어진다. 지난 7월 서울중앙지법 형사16단독 강성진 판사는 성폭력특별법 위반 혐의를 받는 피고인의 공소사실 일부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수사기관이 최초 범죄 혐의와 관련 없는 사안을 수사하면서 필요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지 않았고, 그 과정에서 확보한 증거를 위법수집증거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 사례처럼 범죄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확보한 증거라도 법이 정한 절차를 지키지 않았다면 재판에서 증거로 인정받지 못할 수 있다.

수사기관이 증거를 제대로 확보하고 분석하는 일은 어떤 경우에서든 필수적이다. 부실 수사로 핵심 증거가 빠지거나 위법수집증거로 판단된다면 피해자는 사건의 실체가 충분히 규명되지 못하는 결과까지 감당해야 한다.
범죄 피해자는 수사 단계에서 불송치 결정으로 한 차례 좌절하고, 어렵게 재판에 넘겨진 뒤에도 수사 부실로 증거가 배제될 수 있다는 부담을 안는다. 이번 형사사법체계 개편으로 검사의 보완수사 기능이 사라져 초기 수사의 오류를 바로잡기 어려워졌다. 범죄 피해자의 삼중고가 깊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웃으면서 대화했다'는 장면만으로 피해자의 당시 상태를 단정할 수 없다. 형사사법체계 개편 소용돌이 속에서 범죄 피해자가 수사와 재판에 이어 제도 변화의 부담까지 떠안지 않도록 피해자 보호를 위한 실질적인 안전장치를 세심하게 마련해야 한다.
100wins@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