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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이슈] "그리스 구제는 ‘미봉책’"…불안감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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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넘어야 할 산 많이 남아…디폴트 배제못해

[뉴스핌=권지언 김사헌 기자] 손꼽아 기다려왔던 그리스 2차 구제금융 합의 소식이 전해졌지만 안도감은 잠시뿐 그리스 위기의 완전한 해결을 둘러싼 우려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제기되며 불안감을 조성하고 있다.

21일 글로벌 금융시장은 이 같은 투자자들의 판단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아시아 증시는 그리스발 호재에 무덤덤하더니 약세 폭을 오히려 늘렸다. 유럽 증시는 장중 7개월 최고치를 다시 넘어서더니 결국 약세로 전환했고, 미국 다우지수는 장중 4년 만에 1만 3000선을 돌파하더니 차익매물을 맞고 보합권으로 돌아섰다.

증시 전문가들은 그리스 구제 합의 호재보다는 완만한 경기 회복과 기업실적에 대한 열광이 아직 식지 않은 것이 높은 주가를 유지하게 만드는 배경이라는 판단을 내놓았다. 그렇지 않았더라면 이미 그리스 재료를 모두 가격에 반영한 증시는 큰 폭의 조정장세를 보였을 수 있고, 투자자들 역시 이를 기다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금 선물이 2% 랠리를 보인 것은 그리스 호재를 기반으로 한 '위험자산' 역할로 상승한 것인지, 아니면 여전히 그리스발 불안감에 따른 '안전자산' 특징을 보여준 것인지 판단이 분분했다.

그리스 불안감은 크게 2차 구제금융안이 실질적으로 효력을 발생할 때까지 넘어야 할 기술적 과정들이 남아 있다는 점과 장기적 관점에서 그리스 문제에 대한 근본적 해결책이 여전히 제시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에서 비롯되는 양상이다.

특히 구제금융 지원에도 불구, 그리스가 떠안게 될 막대한 부채 부담과 긴축 이행 여부, 저조한 성장세 및 그로 인한 시민들의 불만 고조, 정치적 불확실성 등이 그리스의 발목을 붙잡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 2차 구제금융, 넘어야 할 고개 많이 남아

21일(현지시간) 마라톤 회의 끝에 타결된 2차 구제금융안은 실질적 효력이 발생할 때까지 넘어야 할 산들이 많다.

우선 집행을 위해서는 유로존 회원국의회의 동의가 필요하다. 하지만 독일과 네덜란드 의회를 중심으로 회의적 시각이 팽배한 상황.

오는 2월 23-24일 핀란드 의회를 시작으로 27일에는 독일 의회가, 28일과 29일에는 네덜란드 의회가 그리스 구제금융안에 대한 검토 및 표결을 진행할 예정이다.

여기에 민간 채권단의 국채 교환은 찰스 달라라가 이끄는 국제금융협회(IIF)와 원칙적 합의를 본에 상황이지만 여전히 은행들의 서명 절차가 남아있어 실제 참여율은 확실치 않다.

그리스 2차 구제금융안 내용 자체에도 허점이 많다는 지적 역시 상당하다.

오는 2020년까지 그리스의 GDP 대비 부채 비율을 120.5%로 줄인다는 계획은 낙관적인 가정에 바탕을 두고 있으며, 그리스 경제를 침체의 늪에서 건져내기 위해서는 추가 조치들이 필요하다는 것.

이날 영국 텔리그래프지는 국채 손실 부담을 민간 채권단으로 한정하고, 유럽중앙은행(ECB)과 각국 중앙은행을 제외한 점은 같은 그리스 국채가 보유 기관이 어디냐에 따라 다른 대접을 받게 하는 결과를 초래해 국채시장 왜곡을 불러 일으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더불어 그리스 부채 구조조정 이후 그리스 은행들이 필요로 할 신규 자본은 어느 정도인지, 또 이 자본을 어디서 어떻게 조달할지에 관한 해결책 역시 제시되지 않은 점도 문제다.


◆ 디폴트 변수, 여전히 배제 못 해

이 같은 그리스 구제안의 기술적 문제를 제외하고도 해결해야 할 난제들이 상당해 일각에서는 그리스 디폴트 변수도 여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주장이 많다.

협상에 참여했던 안데르스 보리 스웨덴 재무장관은 “그리스 상황은 여전히 암울하다”면서 “이번 협상으로 달라진 게 있다면 유로존 문제를 그리스 문제로 국한시킨 점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날 주요 외신들은 씨티그룹에서 메릴린치, 코메르츠방크에 이르는 다양한 기관들의 이코미스트들의 견해를 소개하며 암울한 전망을 제시했다.

이들은 그리스 경기 침체가 5년째 접어든 점과 오는 4월 선거 변수, 사회 소요사태 등으로 그리스의 긴축 이행이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 전문가들이 내놓은 분석 역시도 최악의 경우 그리스 부채 비율이 2020년까지 120%로 줄기 보다는 160% 수준으로 반등할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씨티그룹의 기욤 미뉴엣 이코노미스트 역시 그리스가 이르면 오는 6월 적자감축 목표 달성에 실패해 올해 말까지 “완전히 조율된 디폴트”에 대비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경고했다.

다양한 전문가들이 그리스의 디폴트와 유로존 탈퇴 가능성을 여전히 높게 보는 가운데, 어떤 식으로 흘러가던 그리스는 여전히 문제의 중심에 있을 것으로 보인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의 외환전략가 아타나시오스 밤바키디스는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는 한편으로 보면 약한 고리가 사라진다는 점에서 유로존이 보다 강해지는 결과를 낳겠지만 또한 유로존이 통화통맹이 깨진다는 것은 여전히 중대한 위험이 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와 드라크마화의 도입은 급격한 평가절하와 뱅크런, 주체할 수 없는 인플레이션 사태 그리고 결국에는 심각한 사회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밤바키디스는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시나리오를 허용할 경우 다른 지역 국가 역시 개혁이 좌초되고 다시 조달 위험에 노출되면서 다시 유로존을 이탈하게 되는 상황이 반복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 증시, 큰 폭의 조정도 예상해야

따라서 트로이카 등은 성공 가능성이 희박하더라도 그리스에게 새로운 기회를 부여하고 함께 문제를 풀어간다는 입장이지만, 시장에서는 계속 그리스의 무질서한 디폴트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하는 상황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약세론자로 유명한 노무라증권의 밥 잔주아 채권분석가는 그리스 사태를 "이기주의적인 정치적 재난"이라고 묘사했다.

그는 중앙은행들이 시장에 개입하면서 금융시장을 상당 기간 부양할 수는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무시무시한 결과를 야기할 수 있다면서, "유로존 은행들을 구하기 위해 언제까지 문제를 뒤로 제쳐둘 수 있는지 모르겠으나, 유로존 경제가 계속 취약한 상황을 지속한다면 부채를 계속 감축할 수 있는 능력은 갈수록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잔주아는 미국 S&P50 지수가 일단 1500선까지 상승할 수는 있겠지만, 그 뒤로 최악의 경우에는 다시 800선, 나아가 700선까지도 급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시장분석업체 트림탭스의 찰스 비더만 대표도 "과거 경험으로 볼 때 그리스 구제금융과 긴축 조치가 증시에는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라면서 "이전에도 그리스 구제금융 시도가 주가 하락을 유발한 것처럼, 3개월 랠리를 구가한 지금 증시 여건에서도 투자자들은 차익실현에 나서려고 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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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권지언 김사헌 기자 (kwonji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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