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미있는 지지율 만들어내지 못하면 오히려 타격받을 수도"
[뉴스핌=함지현 기자] 민주통합당이 4·24 재보궐 선거에서 열세로 분류되는 부산 영도지역에 대선후보를 지냈던 문재인 의원을 투입해 '격전지'로 만들 뜻을 시사했다.
하지만 의미 있는 선거결과가 만들어지지 않으면 득보다 실이 많을 수 있으니 신중해야 한다는 견해가 나오고 있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의원 [사진=김학선 기자]> |
당초 영도는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의 선거총괄본부장까지 맡았던 김무성 후보의 출마가 일찌감치 점쳐지며 새누리당의 낙승이 예상됐다. 민주당이 지난 20일 김비오 지역위원장을 공천했지만 역부족일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민주당에서는 서울 노원병 지역을 무공천 했는데 새누리당의 우세지역으로 분류되는 충남 부여·청양과 영도까지 싱겁게 내 준다면 제1야당으로서의 존재감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을 받았다.
때문에 대선주자로 나섰던 중량감에 부산 지역구 의원이라는 점에 의미를 부여해 문 의원을 다시 정치 전면에 소환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런 중량감이 실제 투표의 유의미한 결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오히려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고개를 들고 있다.
문 의원이 전면에 나선다면 선거가 '박근혜 대 문재인', 혹은 '김무성 대 문재인'의 구도로 흐를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의미 있는 결과가 나오지 않을 경우 책임의 소재도 문 의원으로 흐를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최소한 6:4 정도의 지지율을 끌어올릴 수 있다면 문 의원의 가능성과 부산지역에서의 아성 등이 굳건히 되는 계기는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현재 영도 쪽 구도가 너무 좋지 않아 민주당의 누가 가서 지원하고 나선다고 해도 승리의 가능성이 희박한 상황"이라며 "만약 열심히 도왔음에도 의미 있는 지지율이 나오지 않는다면 (문 의원에게) 타격이 있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같은 분석은 이번 재보궐 선거를 대선 패배 이후 정치 일선에서 한발 물러서 있는 문 후보의 정치적 위상을 세워주기 위한 장이 아니냐는 시각과도 맞닿아 있다.
이 관계자는 "친노·주류측에서 대선 이후 움츠려있는 문 의원이 기지개를 켜도록 해주고 싶어 괜히 기대감을 부풀리는 쪽으로 갈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역시 문재인'이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의 성과가 나오지 않는다면, 의미를 크게 부여하면 할수록 책임지는 양이 더 많아질 수 있다"고 관측했다.
대통령 선거가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에서 문 의원이 다시 전면에 나서는 것 자체가 무리가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
명지대 김형준 교수는 28일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서 "우리 정치문화상 선거 결과에 대해서 전폭적으로 승복한다는 것들에 대한 요구사항들이 있기 때문에 새 정부가 바로 출범하자마자 전직 후보가 나와서 참여한 적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지난 1993년, 1998년, 그리고 2003년도 그렇고 이 세 번의 선거 출범 후에 재보궐 선거가 있었지만 전직 후보가 나와서 도운 적은 없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더 나아가서 문 의원은 민주당으로 봐서는 어느 정도 자산인데 이 선거에서 직접 투입돼 선거 운동을 하면서 만약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 경우에 올 수 있는 실이 득보다 훨씬 많다"며 "굉장히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충고했다.
문 의원측에서는 아직 당의 입장이 결정되지 않았고 공식적으로 요청을 받지 않은 상태기 때문에 당의 논의가 정리되는 대로 입장을 결정할 방침이다.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이지만 당의 공식 요청이 있다면 문 의원이 일단은 선거를 돕기 위해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하지만 그 수위가 어느 정도여야 할지를 놓고는 고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뉴스핌 Newspim] 함지현 기자 (jihyun031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