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달러/루피 60선까지 상승 관측
[뉴스핌=주명호 기자] 인도 루피화 가치 하락이 심상치 않다. 달러화 강세와 인도의 취약한 경제 펀더멘탈에 대한 불안감이 맞물리면서 하락세가 점차 심화되고 있다.
루피화 가치는 연일 역대 최저치를 기록 중이다. 10일 달러/루피 환율은 58.15루피를 기록해 기존 최저치였던 작년 6월 57.3275 루피를 뛰어넘었다. 11일 3시 30분 기준 환율은 전일보다 1.37% 급등한 58.9450루피를 기록 중이다.
루피화 약세는 계속해서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조만간 달러/루피 환율이 최대 60루피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포렉스 어드바이저의 아브히쉬크 고엔카 대표는 "국채시장에서 더 이상 차익거래가 없다"며 최소 3개월 내에 60루피선에 들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도의 낮은 금리가 루피화 약세를 초래했다는 분석도 있다. CLSA의 라지브 마릭 연구원은 "인도 10년물 국채와 미국 10년물 국채 간 수익률 차가 5월 한 달새 1% 하락해 5%로 좁혀졌다"는 점을 지적했다. CLSA는 2014년 중반까지 60루피에 도달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렐리가레 캐피탈 마켓의 티탄카르 파트나이크 투자전락가는 "(환율 약세는) 한 국가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고 강조하며 "모든 신흥국의 화폐가치가 하락하게 될 것이며 글로벌 불확실성이 먼저 해소되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루피화 약세에 인도 수입기업들은 큰 타격을 받고 있다. 특히 석유회사들은 원유수입가격 상승을 크게 우려하는 분위기다. 현대 인도는 에너지 수요의 75%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인디안 오일의 P.K.고얄 재무담당관은 "인도 국영 석유판매사들은 달러/루피 환율이 1루피 하락할 때마다 900억 루피씩 손실이 생긴다"며 루피화 약세에 대한 우려를 드너냈다.
또 인도 현지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특단책으로 수입부품 규모를 줄여 환차손에 대응했다. 일례로 인도 최대 자동차 제조업체인 마루티 스즈키 인디아는 3월 말 현재 수입 부품 비중을 19% 수준까지 최근 수년 동안 26~27% 비중에 비해 크게 줄였다. 앞으로 2년 내에 그 비중을 12~13%까지 줄인다는 방침이다.
반면 루피화 평가절하는 인도 정보화기술(IT) 업체에게는 호재다. 인도는 글로벌 IT기업의 백오피스나 콜센터를 유치하는 경우가 많고 매출액의 절반 이상이 미국 달러화로 이루어진다. 따라서 환율 상승은 환차익으로 이어진다.
이를 반영하듯 뭄바이 거래소의 IT업종 지수는 지난 5월초 이후 7% 넘게 급등했다. 이 기간 대기업 30종목으로 이루어진 센섹스(Sensex)가 0.7% 상승률을 기록한 것과 대조적이다.
[뉴스핌 Newspim] 주명호 기자 (joomh@newspim.com)